오늘도 어김없이 9시 25분에 집을 나섰다. 이 시간에 출발하면 지하철 상황에 따라 스테이까지 9:50~55분 사이에 도착할 수 있다. 객실 퇴실 시간은 11시다. 10시에 출근했지만 조기 퇴실하는 방이 없으면 공용공간을 먼저 청소하거나, 객실 청소 준비물을 챙기면서 각 방의 퇴실을 기다린다. 10시 20분이지만 아직 퇴실한 방이 없다. 수건을 개고, 일회용 수세미를 접고, 바쓰용품을 미리 채워놓으며 기다린다. 10시 30분이지만 오늘 함께 일하는 상윤님이 출근했다는 셀피 메시지(*1화 참조)가 오지 않는다. 10시 50분에 드디어 301호가 퇴실했다는 불이 켜진다. 미리 챙겨둔 청소 도구와 비치 물품을 카트에 실어 301호로 이동했다. 아주 천천히 카트를 밀고 나가며 나는 머리에 떠오른 질문을 정리 중이었다. 이제 청소 노동 2주 차에 접어든 내가 방 4개를 혼자 청소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아직 한 번도 청소해 보지 않은 303호 비품 위치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상윤님이 왜 오지 않는지 카톡으로 물어봐야 할까? 상윤님이 오지 않는데 매니저님이나 대표님은 왜 아무 말이 없을까?
일단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빈 방을 치우는 일이므로 301호 쓰레기를 먼저 청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내 신경은 온통 핸드폰에 쏠려있다. 1분마다 핸드폰을 들어 상윤님이 출근하셨는지 확인한다. 카톡방을 7번 확인할 때까지 출근 셀피가 도착하지 않는다. 서서히 체념하며 팟캐스트를 최대 볼륨으로 크게 틀어놓고 화장실 청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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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소하는 스테이는 가장 작은 방인 각 층 4호실을 제외하면 모든 객실에 화장실이 2개씩 있다. 화장실 하나를 청소하는데 나는 15분을 설정했다. 초반 쓰레기 청소 30분, 화장실 2개 청소 30분, 베딩 20분, 바닥청소 20분에 기타 정리 20분을 더하면 약 2시간 안에 큰 방 하나를 혼자 치울 수 있다. (물론 엑스트라 베딩을 사용했는지, 쓰레기를 얼마큼 남기고 갔고, 얼마나 화장실을 더럽게 썼는지에 따라 편차가 있다.) 그러니 오늘 방이 4개이므로 상윤님과 내가 각각 2시간씩 2개의 방을 청소해야 4시간 안에 청소를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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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분, 누군가 소리를 지르며 나를 부른다. “수진니이임!! 안 들리시나 봐요??! “ 상윤님이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크게 틀어놓은 팟캐스트 음성과 물청소를 하느라 한껏 수압을 높인 샤워기 소리 덕분에 상윤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상윤님이 <다행히> 지각을 했구나, 이제 안심하자.’라고 생각한 순간… 그가 1시간을 지각함으로써 나머지 방을 3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하나 쉽지 않은 청소일이었다. 서두르자! 속력을 내자! 방 하나를 1시 간 안에 해치운다는 목표를 잡으면 2시엔 퇴근할 수 있다! 다급하게 생각을 끝내고 나는 전속력으로 청소를 시작했다. 그리고 2시간 뒤, 스타벅스 커피에 케이크까지 들고 다시 나타난 상윤님을 마주했다. 그때 시간은 벌서 1:15분을 향해 가고 있었고 아직 방 하나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어지는 상윤님의 간곡한 목소리. “제발 천천히 일하세요~” 여유 넘치는 그의 모습과 목소리를 들으며 아침보다 더 큰 혼란이 머리를 지배한다. 대체 그대는 왜 이렇게 여유로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