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 그 힘든 여정에 관하여 -(1)

by 서하루

나는 사실 청소 노동자로 일하면서 동시에 미술 교사로 일하며 투잡을 뛰고 있다. 10시부터 2시까지는 청소일을 하고, 대략 3시부터 7시까지는 방문 미술 교사로 일한다. 그날의 퇴실 개수와 수업 개수(보통 수업 한 회당 45분)에 따라 날마다 근무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충 평균을 내면 ‘보통’ 직장인처럼 하루 8시간 , 주 5일 근무를 하게 된다. 어려운 점은 두 일 사이에 점심시간이 없고 이동 시간이 부족해서 늘 허둥댄다는 점이다. 하지만 장점도 많다. 두 일 모두 이전에 다녔던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처럼 하이어라키가 있는 조직이 아니기에 상사나 조직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이 특히 베스트 장점이다. 청소일은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을 비교하자면 그 비율이 9:1에 가깝다.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도, 금연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흡연하고 나간 방의 퀴퀴한 냄새도, 부러 변기에 수건을 넣고 떠난 누군가의 심술도 이전에 내가 받아온 직장 스트레스에 비길 수 없다. 오히려 나는 청소일을 하면서, 그로 인해 내 육체를 고단하게 만들면서, 이렇게 땀 흘려 버는 돈을 보면서 그간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한편 미술 교사로 일할 때는 청소보다 약 12숟갈의 감정 노동이 동반된다. 30개월 이하 유아와 30분 동안 스케치북을 앞에 두고 씨름할 때면 가끔 이 일은 미술 교육이 아니라 보육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더해 내가 손에 낀 반지나 놓고 간 미술 도구(풍선 바람 주입기, 그림책, 팔레트 등을 놓고 오기도 한다)에 트집을 잡는 부모님을 응대하거나, 아이를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또는 지나치게 방치하는 부모님을 보면 스트레스가 실시간으로 추가된다.


그런데 청소일을 시작한 뒤로 무엇보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부분은 미술 교사 노동의 급여가 되고 말았다.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할 때, 내가 확인한 채용 공고에 기재된 ”예상 급여“는 180~220만 원이었다. 늘 남들보다 책임감을 더 부려가며 일하는 나는 당연히 최소 급여는 웃도는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도 급여가 100만 원을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이가 휴가를 가거나 내가 아파서 수업을 2~3회 빠지는 달이면 고작 70만 원이 되는 월급을 받는 달도 생겼다. 도대체 예상급여는 어떻게 책정된 거지?!! 내가 헛걸 본 걸까?? 요즘 유난히 상담 신청이 없다는 대표님의 변명을 들으며 결국 나는 결심했다. 투잡을 원잡으로 줄이자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없는 청소일! 월급도 더 많은 청소일! 하루 칼로리 소비량을 채워주는 청소일! 이 얼마나 행복한 노동인가 말이다!


4인실을 쓰며 이 정도 쓰레기를 배출한 건 ‘애교’에 가깝다. 게다가 쓰레기를 모아두고 가셨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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