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안 하고, 어디를 간다고?

첫 번째 청개구리 같은 선택

by 해냄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를 앞둔 시점이었다.

그렇다. 이 시기는 토익을 비롯한 각종 자격증 취득, 그럴싸한 대외 활동, 자기소개서 작성 연습, 목표하는 기업이 같은 사람끼리 삼삼오오 모여 준비하는 면접 스터디 등 하루를 한 달처럼 쓰기에도 부족한 치열한 시기이다. 그런데 그 속에서 나는 평화로웠다. 왜? 나는 다른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는 ‘취업은 언젠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결혼 선배가 결혼 적령기 후배에게 ‘어차피 할 결혼,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천천히 해도 돼’라고 위로하듯 ‘언젠가 할 취업이니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면서도 때론 참 무모하다.


해외에서 석사 공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이 우려하시는 시선은 ‘장학 제도 선발’로 차단했다. 그간 나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여러 차례 장학금을 탄 이력이 있기에 마냥 놀러 가는 것이 아니라는 신뢰를 드려 왔다. 그리고 장학 제도에 선발되어 학비 1원 들이지 않고 해외에서 석사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부모님도 논리적 반박이 불가능했을 듯싶다.


그렇게 대학 졸업 직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유학길에 올랐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이 아닌, 설렘 조금 두려움 가득이었다. 꽤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편이었지만 과연 내가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졸업장 취득에 실패하면 한 순간 허송세월을 보낸 나이만 먹은 취준생으로 전락할 거니까. 기필코 졸업장을 취득해야만 한다! 그렇게 오만 생각을 하며 떠났다.


이것이 나의 인생에 첫 번째 청개구리 같은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