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화산섬, 란사로테로

스페인의 섬 이야기

by 여행하는 기획자
그 림같은 환상의 섬, 란사로테


나 혼자 처음으로 스페인에 여행갔을 때 캐리어가 오지 않았고 그 때 한국어를 할 수 있는 한 언니가 일면식도 없는 나를 도와주게 되었었어. 나를 모르는 사람이 분명 귀찮을텐데 캐리어를 찾기 위해 항공사에 스페인어로 대신 연락을 해주고 언젠가 캐리어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다독여주는 모습에 나는 너무너무 고마운거야. 사람은 그냥 죽으란 법은 없구나, 타지에 어떻게 이렇거도 친절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한국에서 가끔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때 귀찮다는 이유로 모른척 지나가기 일수였는데 그 언니는 어떻게 이렇게 도와줄 수 있을까. '다니엘라'라는 이름을 가진 언니와 그렇게 인연이 되서 그 후로 스페인에 갈때마다 언니와 연락을 하게 되었어. 물론 언니도 한국에 올때마다 내게 연락을 하게 되었지. 아, 이렇게 타국에 친구가 있다는 점은 참 놀라울만큼 재미있는 경험같아.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


란사로테는 다니엘라 언니가 알려준 장소야. 스페인에서 수십년간 거주했던 언니가 입에 침을 튀기면서 내게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해준 장소였지. 아마 다른 사람이 추천을 해줬으면 한 귀로 흘려 들었을 것을 나를 성심성의껏 도와준 언니라서, 그 언니의 평소 생각이 어떤지 겪어보았으니까 더 와닿았던 것 같아. 그 장소의 아름다움보다 실은 다니엘라 언니의 마음에 이끌려 관심을 갖게 되었어. 장소는 어떤 의미를 담느냐에 따라 추억이 되고 아픔이 되는데 내게 '란사로테'는 처음부터 감사한 장소였어. 내게 친절한 사람이 제안을 해준 공간이었으니말야.


스페인의 휴양지, 란사로테



낯설지만 호기심이 생기는 그 곳, 란사로테는 스페인에 속해있지만 실은 아프리카와 더 가까운 장소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과 비행기로 1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떨어져있어서 궁금했어. 스페인이면서 아프리카와 가까운 지역에 있는 장소는 어떤 모습을 띄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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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의 저가항공인 '부엘링 항공'을 타고 갔어. 부엘링 항공은 기내식 서비스를 하지 않는대신 비행기안에서 배가 고픈 사람들에 한해서 음료나 간단한 스낵류를 사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4년 전이었던가, 부엘링 항공을 처음 이용했을 땐 그저 참 신기하기만 했는데, 여전히 저가의 항공 서비스는 유지하면서 필요한 사람에 한해 음료와 스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더라구. 결혼식을 끝내고 바로 탑승을 한 까닭에 피곤하기도 하고 옆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의 후루룩 쩝쩝 라면 냄새가 참 맛있게 느껴지는게 나도 얼른 컵라면 하나를 시켜 먹으면서 후루룩 컵라면 국물을 들이키는 사이 벌써 '란사로테'에 도착했다는 방송을 하기 시작했어.


'란사로테'섬에 내렸을때 동네 고속터미널에 온 것 같았어. 바르셀로나의 활기찬 사람들의 대화 소리보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함박 웃음을 띄며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이 더 눈에 띄었던 것 같아. 뭐랄까 오색불빛이 찬란하게 비춰진 화려한 네온사인대신 그저 유유하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자주 눈에 띄었던 것 같아. 무엇보다 내가 놀랬던 것은, 사실 공항에서의 조용한 풍경이 아니라 공항 바깥의 풍경이었어.


과연 전설의 화산섬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공항을 나가보니 광활하게 까만 흙빛의 자연이 펼쳐져 있더라구. 제주도의 오름처럼 올록볼록 섬이 툭 튀어나와 있고 도로는 닦여 있지만 도로가 아닌 곳은 여전히 거친 돌멩이가 그대로 노출된게 마치 텔레비젼에 나오는 화성의 한 장면을 내가 걸어다니는 것 같아. 마치 양파 껍질을 한올 한올 벗기면 뽀얀 양파속살이 나오듯 스페인의 뽀얀 속살을 보는 것 같아. 인간의 손길이 덜 묻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생활하기는 불편하지만 왜일까 내 마음은 참 보기만해도 편해지네. 그렇게 란사로테와 마주하게 되었고, 일주일간의 란사로테 탐험은 시작하게 되었어.





* 흩어지는 순간은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 책 <맛있는 스페인에 가자>에서 발췌하였습니다.

*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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