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픽션 일기 2
아침부터 늦었다.
씻고 화장에 옷을 갈아입으니,
이미 너에게 재촉 문자가 와있다.
바쁘다.
마음은 바쁜데 너에게 조금이라도 이쁘게 보이고 싶어 거울 앞을 떠날 수가 없다.
허겁지겁
집 앞 엘리베이터를 내려, 버스정류장을 향해 뛴다.
'어디냐' 묻는 네 카톡에
'미안 나 좀 늦어' 라며 급한 답장을 하나 보내고,
다시 뛰려고 고개를 든다.
"멍청아, 누가 뛰래 그냥 천천히 같이 걸어가자"
너무 당연하게 내 앞에 서있는 네 모습에 당황스럽다가, 좋았다가, 설렜다가,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대충 빗어내리고, 괜히 옷깃을 툭툭 털며 대답한다.
"뭐야, 언제부터 와있었어?"
버스정류장까지 천천히 걸어가는 길,
어쩐지 그날의 햇볕은 너와 날 위해 비추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