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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Oct 27. 2024

10월 27일 나의 30대

아직 나이 들지 못한 나의 생각들.

10, 20, 30, 40 앞자리가 달라지는 숫자들은 새로움과 시작의 의미를 갖는다. 10대 때는 20대가 되면, 달라지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20대는 30대일 때, 30대는 또 40대일 때 뭔가 새로운 게 있을 거라고 믿는다.


아직 40대가 되어보진 못해서, 20대와 30대의 차이점밖에 모르는 나는, "20대의 나와 30대의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나이와 체력, 가지고 있는 재력은 달라졌다. 외적으로 보이는 것들은 많이 변화됐다. 하지만, 내적인 부분은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용기가 부족하고, 여전히 도전을 어려워하며, 여전히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힘들어한다.


왜일까?


내면의 성장은 시간에 흐름으로 발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체력은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고, 나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많아진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직장인의 경우- 연차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벌이도 좋아진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들은 분명 나아지거나, 좋아지거나, 나빠진 것들이 있다. 

하지만, 내적성장은 시간이 해결해주지 못한다. 


생각이라는 건, 내가 그 틀을 깨거나 벗어나고자 하지 않으면 늘 같은 자리에 머물기 때문이다. 내가 그간 적어놓은 글만 봐도 그렇다. 늘 비슷한 이야기, 늘 슬픔에 관한 이야기, 회사에 관한 이야기의 관점이 같은 건 내 생각의 수준이 아직도 그 정도이기 때문이다. 


30대가 되면 자연스럽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고, 재력이 좋아지면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생각의 나이는 20대라, 더 시간이 흐르면 나중엔 그렇게 살 수 있겠지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이 똑같은 생각의 나이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요즘엔 책을 펴서 보는 것조차 힘이 든다. 그래서 책을 읽지 않는다. 대신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누군가 씹어서 뱉어놓은 생각들을 본다. 하나같이 다들, 책 읽기를 강조한다. 책이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는다고 말이다.


내 생각의 나이가 멈춘 건, 책을 읽는 행위를 멈춰서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책을 읽으며 얻는 통찰과 교훈이,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그게 삶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줬을 때, 그때 사고의 체계가 달라진다고 느낀다. 아직까지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아마,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은, 책을 통해 생각에 나이가 들어서이지 않을까. 


이글의 끝을 책을 읽어봐야겠다로 맺고 싶지 않다. 다만, 내 생각이 나이가 들 수 있게 사고의 체계를 바꾸는 경험을 찾아가 보고자 한다. 언젠가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라는 걸 뿌듯하게 느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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