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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ric Jul 03. 2016

그리워 그리는 그녀


이른 새벽 몸을 실은 지하철,

목적지까지 두 정거장을 남겨둔 채

작은 화면에 코를 박는 내 옆으로

누군가 앉는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유는

익숙한 냄새 때문이었다


고개를 들어 맞은편 창을 통해 바라보니

곱슬한 파마머리가 보인다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의

희미하고도 선명한 약품 냄새에

문득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다


왜 할머니들한테는

이토록 진한 병원 냄새가 날까 궁금해하다가

이내 찾은 답에 서글퍼졌다


도대체 당신들은

두려운 냄새로 가득한 그 곳을

어떻게 그렇게 견뎌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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