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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슬 Oct 22. 2023

다이소 만수르

통장 잔고만 보면 눈물이 차오르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통장 잔고만 보면 눈물이 차오르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비단 모두의 이야기겠다만서도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일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내게 통장 잔고는 언제나 실망만을 가져온다. 벌어온 것에 비해 나가야할 것이 너무 많은 우리네 인생. 돈이 없을 때 한 번에 떨어지는 생필품하며, 아 이런 것 하나하나 모두 구비해야한다는 삶의 지겨움이 나를 감쌀 때쯔음 나는 다이소가 생각난다.


다이소를 사랑하는가?

예쓰라고 대답할 수 없다. 나는 옷가게에 가득 쌓인 재고를 볼때마다 환경이 머릿속에서 지나지 않는 사람이면서도, 욕망을 가진 이중적 자아를 가졌다. 게다가 다이소는 세상의 많은 물건들을 일회용으로 만드는 데에, 한 번 쓰는 편리에 익숙하게 만드는데에 어마어마한 능력이 있다. 당연. 싸니까!


인간을 경제인이라고 정의내리는 것은 성급하지만, 우리는 다이소 앞에서 경제인이 된다. 합리적인 가격, 내다 버리면 되지 뭐 하는 가벼운 마음. 나는 그 마음이 무엇보다 싫지만, 나는 정말로 너무나 양면적인 사람이고 입체적이다.


어쩐지 다이소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이 구역에 내가 살 수 없다는 것이 나를 평온에 이르게 해준다. 세상엔 살 수 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건 나를 얼마나 슬프게 만드는가.


그리고 다정하고 친절한 인터넷 사람들은 언제나 좋은 것을 알아내고야 만다. 다이소 품절 사태를 만드는 이들. 나는 그들의 쇼핑 리스트를 꼭꼭 확인한다. 종종 다이소를 배회하다 품절템을 발견하면 호적 메이트에게 전화를 건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듯 거만하게.

“아 그거 내가 사줄게”

무언가를 사 줄 수 있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나와 호적메이트는 다이소 꿀템을 발견할 때마다 두 개씩 사서는 서로에게 택배를 부치거나, 종종 만날 때 전해주곤 한다. 아 이 몇 천원이 주는 큰 기쁨이란. 이래서 다이소를 못 끊는 게 아닐까?


종종 다이소는 이런 식으로 내 마음을 풍족하게 한다. 여전히 다이소를 갈때마다 이 많은 물건들이 지구 쓰레기에 버려진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그래도 다이소 완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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