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 5년차 HR, 현재의 근황

3개월 수습을 마치고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를 읽기 시작했다.

by Luiis

현재의 직장에 합류한 지도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조직 상황 상 수습 연장이나 종료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건 알고 있었다. 그밖에도 별다른 옐로-레드 플래그가 세워지지 않았던 점들을 미뤄보아 부담가질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긴장되는건 마찬가지였다. 늘 그렇지만 스스로를 인정하고 만족하는 법을 나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렇기에 계속 시도하고 도전할 수 있지만, 능력과 시간의 간극을 메우는 동안 몸과 마음의 병을 키우지 않도록 적절히 페이스 조절하는 법을 5년차가 되어서야 비로소 알 것 같다. 수습결과는 5등급 중 2~3등급, CEO들의 평가는 3등급이었다. 솔직히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인상이 크지 않았을까. 새로운 조직에서 첫인상이 중요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지금 받는 성적표에서 앞뒤로 한칸 정도가 내가 이 조직에서 적당한 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한계치일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뭐라고 생각하든 일단은 필요한 일을 하나씩 해나가다보면 기회가 오리라.



정규직 전환을 받아들였고 당분간은 이직 생각이 전혀 없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이 조직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 매주 금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직무 스터디이다. 전 직장에서 너무도 해보고 싶었던 HR 스터디를 본격적으로 해보며 아는걸 나눠보기도, 업무에 적용하거나 백로그화 시키기도, 그보다 많은 시간 들으며 인사이트를 얻기도 한다. 나보다 어떤 면에서 탁월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은 굉장히 새롭다. 지난 4년 간의 고군분투도 무의미하진 않았겠지만 분명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던건데. 어쩌면 여기보다 더 나은, 엄청난 조직에 속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장단이 있다. 사람을 통한 학습 외에도 내가 스스로 배운 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에서 쌓아갈 수 있는 강점과 철학이 분명 있으리라.



서론이 길었다. 조직의 인사총괄님은 내게 HR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도서들을 통해 이론적 배경을 쌓고, 적절히 변경하며 제도를 설계 및 운영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강화하길 요구했다. 학회 출신에 꾸준히 도서를 통해 학습해온 나로서는 다소 물음표를 제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지만, 사실 이론적 배경을 물어보신다면 파편화되어 돌아다니는 구슬들을 묶을 재간도 없고 핵심 문장을 뽑아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준도 안 되었다. 그때 그때 임기응변으로 경험한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구조화-정리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걸 스스로도 잘 알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는 요청이었다. 필독서로 꼽히는 책을 몇 권 추천해주셨고, 혼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30대 초반의 소중함을 느끼며 주말 간 독서로 집 근처 연남동 카페들을 돌며 두어시간씩 책을 읽기 시작했다.



먼저 읽을 책은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구글 CHRO인 라즐로 복이 피플오퍼레이션 부서의 입장에서 적었다. 맥킨지 컨설턴트로도 활약했던 그는 여러 기업들의 use case들을 알고 있고, Google이 어떻게 인사 철학과 제도를 고수하고, 실험하고, 발전시켰는지의 여정을 어렵지 않은 표현으로 적어내고 있다. 부제가 '구글 인사 책임자가 직접 공개하는 인재 등용의 비밀' 이라 어쩌면 채용에 관한 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채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선발과 배치, 육성, 유지 등 전반에 대한 구글의 인사철학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면 되어 우선순위로 추천해주셨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긴 글 중에서 절반을 읽었고, 브런치에는 책의 내용보다도 관련해서 들었던 생각들을 조금씩 풀어낼 예정이다. 한번에 여러 목차를 포함할 수도, 어쩌면 중요한 내용을 생략할 수도 있어서 전체적인 요약이 필요하다면 다른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편이 유용할 지도 모른다. 다만 문헌정보학도로서 생각하는 점은, 단편적인 지식의 습득은 특히 나이가 들수록 '안다'보다는 '알 것 같다'라는 느낌에 가까우며 설령 강력히 암기할지언정 빠르게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 글은 정보 전달에 집중하기보단,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내가 책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고 앞으로의 HR 여정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불친절하고 자기중심적인 스토리의 나열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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