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toddle

제목에 '번역가'가 떡하니 들어있지만 번역가에 관한 얘기는 아닙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허상만 좇다가 좌절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방황하고 그러다 번역가라는 직업을 찾아 번역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평생 내 생각을 읽히지 않으려고,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애써왔습니다. 그래서 댓글 하나 제대로 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너무 솔직하게 자신의 약점이나 트라우마를 내보이는 걸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숨겨만 왔던 내 얘기를 글로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그 얘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평범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특별히 불우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동안 심적으로 많이 괴로웠지만 어찌 보면 팔자 좋게 살았습니다. 당장 돈이 없어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아서 닥치는 대로 뭐든 하기보다는 틀어박혀 고민만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자신이 늘 부끄러웠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극복하지 못했고 번역가로 자리를 잡지도 못했습니다.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번역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노후준비는 할 겨를도 없습니다. 그렇게 대책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에 오기까지 나름 발버둥 쳐왔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지난날에 대한 반성이기도 인정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한심하고 부끄럽게 여겨온 내 과거를 인정하고 놓아주기 위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