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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x NULL Apr 19. 2018

어디로 가야하죠 아저씨 아니, 선배

후배가 처음인가요

부제 :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하여*


사회'초년생' 시절이 기억도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애써 기억을 떠올리기 전엔,

평범한 일상에서 그때의 생각이 별로 안 나는 정도가 된 것 같다.


그렇게 하루하루 문제를 해결하며 지내고 있다가

들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는 화들짝(!) 놀라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본 포스트와 관련은 크게 없음. 20170203@Utrecht, 네덜란드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해서 고민하는 일이 없는 문제

..를 놓고 고민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가령

'이번 회식은 어디서 해야 모두가 만족할까?'

같은 문제를.





본격적으로 '꼰대**'가 되어보자.


초년생의 직장에서 고민이 생기면

솔루션은 간단하다.


굉장히 뻔한 이야기인데 일단,

선배를 찾아가면 된다.

꼭 자신의 사수 혹은 직속상사가 아니더라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 중에

본인보다 몇 달이라도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일을 해봤거나 비슷하게 고민을 해본 부분이 꽤 많을 테다.


그 사람이 꼭 회식담당자(a.k.a. 총무)가 아니었더라도 그간 회식에 대한 경험이 있을 것이고

그때의 피드백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어디는 만족스러웠지만 가격이 초과되어 문제였으며, 어디는 그저 그랬지만 혹평하는 이 없이 지나갔다든지, 어떤 메뉴는 몇몇 사람들이 피한다는 등.


얘기를 듣고 나면 더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Best Practice를 알았으니 시행착오 없이

그 BP의 변이Variation를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 물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가끔씩은 새로운 도전을 해볼 필요도 있다.



의 스펙트럼이 다채롭다 보니 항상 만만한 회식을 예로 들지만

업무 또한 다르지 않다.


자신이 담당하는 과업에 대해 당위성을 얻지 못하고

심지어 목적이 무엇인지 모른 채로 '열심히'만 하는 객(客)이 있다면


여러분은 아무 잘못이 없다.


업무를 준, 과업을 지시한 선배(라는 사람이)가 잘못한 거다.

같은 목표를 갖고 함께 일하는 동료가 아니라 부하***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변명컨대 바쁘면 그럴 수도 있다.

그렇(게 느껴진)다면 한 번쯤 물어보자.


내가 만들고 있는 나사가 어디에 쓰이고

어떤 완성품이 나오는지를.


나쁜 사람도 아니고 바쁜 것도 아니라 일을 시킨 본인도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


자동차, 카메라, 건축물, 그 무엇이 됐든 완성품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나면

단순히 나사를 만드는 일보다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 비단 제조업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최종 결과물에 대한 비유로써

어쩌면 나사를 만들다가 실수한 이야기, 실패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그럼 그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고.

즉각적인 솔루션을 얻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같이 고민해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다시 도입부로 거슬러 올라가서


직접적으로 같은 일을 하는 이는 아니었지만

뭔가 의문/아쉬움/부족함/갈증이 있다는 얘길 들으니

해줄 이야기들이

과거의 에피소드들이 참 많았다.

똑같이 겪었던/고민했던/다른 경험을 통해 선배로서 알 수 있는 것들 등등.


아마 많은 '선배'들이 그럴 것이다.

함께 일하는 팀원, 파트원, 유닛이라면 물론이고

같이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오며 가며 눈인사만 하던 사이일지라도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물음표가 생길 때

그 사람이 선배****라는 생각이 들면 한 번 말을 걸어보라.




물론

전부 다 그런 건 아니고, 열에 예닐곱은 되지 않을까...?

말을 건 사람이/ 그 예닐곱에 속해서/ 기꺼이 준비가 되어있지만

하필 그때 바쁠 수도 있으니 너무 낙담하지는 말고.


on my way @Nijntje Verkeerslicht



*혹자曰, 자신이 꼰대임을 자각하는 사람은 아직 꼰대가 아니라고 했다.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변형된 속어 - 출처: 위키백과)

**개인적인 견해로는 말하는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똑같이 꼰대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해주는 것과 물어보지 않은 얘기를 일장연설 늘어놓는 것이 그 경계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청(請)해서 읽고 있는 중이니 무슨 얘길 해도 괜찮을 거라고 믿으며.

***사전적 의미는 '직책상 자기보다 더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지만 그냥 아랫사람 혹은 허드렛일을 떠넘길 사람의 느낌으로

****단순히 高연차가 아니라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ㆍ학예(學藝) 따위가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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