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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유튜브는 책을 집어 삼킬 것인가

언어와 사고 배움과 성장 비판적 세상 읽기에 관심 많은 저자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작년에 읽고 저자 북토크까기 참석을 했어요. 최근에 ‘콘텐츠가 전부다’ 책을 읽고 이 책을 다시 읽어봤어요. 유난히 메모 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 인구의 95%가 유튜브에 접속하고, 1분 마다 500 시간이 넘는 새로운 콘텐츠가 업로드가 되고, 2,400 만 채널이 개설. 하루에 10억 시간 이상이 유튜브에서 소비된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중요시해야할까요?

“책 읽기든 영상 보기든 둘 중 하나만 잘하면 된다거나 혹은 지금은 영상 시대니까 영상 만드는 것만 잘하면 된다고 말하는 건 무책임할 수 있습니다. 어떤 매체를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할때 요즘 뭐가 대세라더라를 중심으로 생각해서는 안 돼요. 인간에게 어떤 사고의 도구를 줄 것인가에 대해서, 그 도구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그러한 변화가 개인과 사회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대중성만을 좇아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뭔가 활발하게 가르치는 것 같고 배우는 것 같지만, 사실 강도만 세질 뿐 도약은 일어나지 않는 거죠. 저는 이렇게 도약이 일어나지 않는 것 자체를 비문해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터러시를 상태가 아니라 운동이라고 정의한다면, 한 상태에서 계속 강화만 되는 것은 비문해죠. 이런 점에서 보면 확실히 리터리시의 위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가 가장 기본적으로 키워줘야 할 역량, 삶의 토대가 되는 지적, 정서적, 사회적 역량이 무엇이냐에 대해 지금 이 사회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글은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게다가 글을 쓸 때는 그 글이 당대를 넘어 후대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합니다. 글은 말과 달리 기록이잖습니까.”


“글을 매뉴얼대로 쓰는 것은 사유하고 의견을 만들어 세상에 참여하는 개인으로서 시민, 시민으로서 개인의 형성을 방해합니다.”


“인간의 사유역량의 스케일을 획기적으로 키운 것이 읽기죠.”


“전문가에게 바라는 것은 당장 고장 난 것을 어떻게 수리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이죠. 본질적인 문제, 원리와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분들은 적어요.”


“학생들이 종종 범하는 오류는 쓰기를 단순히 언어의 문제, 문법과 어휘의 문제로 보는 거예요. 쓰기 활동 전반에 대한 이해 없이, 쓰는 행위를 단어의 나열로 축소하는 거죠. 이 경우 쓴다는 개념이 아주 납작해지면서 과정의 복잡성과 풍부함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돼요. 쓰기라는 게 단지 단어나 문법을 좀 더 아는 걸로 환원되지 않거든요.“


“쓰기가 단지 단어의 배열이 아니라 삶의 여러 질서 속에서 조화롭게 자리 잡아야 할 활동이기 때문이예요. 글을 쓴다는 것은 타이핑을 하고 편집을 하는 과정을 훌쩍 뛰어넘어 삶의 활동들을 조직하는 게 되죠.“


“나아가, 삶이 빠진 글은 알맹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타자를 이해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타자를 만나야 하고, 교육을 바꾸는 글을 쓰고 싶다면 교육현장에 나가봐야 하겠죠. 머리로 쓰는 글에는 한계가 있어요. 부딪치고 깨지고 그 조각을 다시 모아 삶을 복원하는 일이 진짜 쓰는 일에 가깝다고 봅니다.”


“사람은 남들의 이야기를 배워서 남들처럼 해내는 걸 바라는 것 같지만,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자기 삶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낼 수 있는 역량을 욕망한다는 거예요. 쓰기가 고유한 의미를 창조하고 싶다는 욕망과 결합될때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이 하고 싶은 거지, 그냥 멀고 먼 남의 나라 얘기로, 삶이 아닌 교과서 속 텍스트로 느껴질 때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거죠.“


“성과로부터 굳이 나를 정당화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저는 지금 우리가 자기의 정당성과 타당성에 강박적이라고 생각해요. 왜 이렇게 자기를 정당화하려고 하는가? 인격적인 문제도 있을 거고 습관의 문제 같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당화되는 것만이 성과가 되기 때문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정당화되지 않는 걸 어떻게 성과라고 제출을 하겠어요. 논문도 디펜스가 잘 되어야 인정을 받잖아요. 자기 정당화 문제와 성과가 너무 밀접하게 결합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거죠. 성과를 안 내도 된다는 것을 통해 제가 학생들에게 만들려고 하는 태도는 굳이 그렇게 자기 정당화를 안 해도 된다는 거에요. 나를 그렇게 정당화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내가 굳이 너를 비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연결되기도 하고요.“


“이 성과사회에서는 성과 자체만큼이나 속력이 문제가 됩니다. 어떻게 성과를 내야하냐면 아주 빨리 내야 되는 거예요. 제가 몇몇 책에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역사가 아니라 실시간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고 썼는데요.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걸 다룰 수 있는 능력까지 가려면 생각을 해야 되는데, 이 실시간의 세계에서는 생각할 시간이 안 주어집니다.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판단해서 빨리 성과를 제출해야 할뿐더러, 그게 성과가 되기 위해서는 남을 논박해야 하도록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이 시간성을 바꿔내지 않으면 우리가 얘기하는 리터러시는 불가능합니다. 성과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래야만 실시간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생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왜 시간을 들여서 생각을 해야 되느냐 하면 모르기 때문이거든요.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깊기 생각을 하든 길게 생각을 하든,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서구 속담에 "인간은 아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하잖아요. 모르니까 생각을 하는 거고, 아는 것은 행합니다.”


“리터러시 교육에서 핵심은 모르는 걸 발견하는 게 성과가 아니라 성장의 촉발점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해요. 이것은 성과사회로부터 벗어날 때만 가능하죠.”


“책을 읽으면 뭔가 있어보이는 단어를 막 모아서 얘기한다고 했을때, 그 짜릿함에 머물러서는 안 되죠. 그걸 통해서 내가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 의미를 통해서 세상을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나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게 중요한 거죠. 이 것은 단어 몇 개를 알았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에요. 그걸 내 안에서 소화시키고 오랫동안 숙성시켜서 내 삶을, 혹은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 어떤 상황을 다룰 수 있는 그런 개념들로 바꿔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화려한 어휘와 수사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닌거죠. 그래서 때로는 담백한 말글이 사람을 더욱 깊이 감동시키는 거 같고요.”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사전에 등재된 단어의 의미를 안다고 해서 그 단어를 깊이 안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예요.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그 단어가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보고, 사람들이 언제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의미로 그 단어를 쓰는가를 보는 거거든요.”


“내가 단어를 수집했다고 해서, 더 많은 단어에 노출됐다고 해서 독서를 잘한 게 아니에요. 그 단어들, 말들 사이에서 내가 어떤 자리를 취할 것인가, 그 말들을 매개로 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렇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의미가 생겨나는 거죠. 그게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개똥철학일 수도 있고, 자본주의사회가 가진 모순에 대한 논의일 수도 있고, 독서와 글쓰기라는 행위에 대한 체계적인 의견 피력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나름대로의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저 책을 읽고 말을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죠. 수집한 다음에 그것을 특정한 관점에서 엮어서 변화시키는 과정을 거쳐야만 해요.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만 내가 생각하는 독서, 내가 바라본 인생,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와 자본주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때 새로운 세계, 새로운 개념을 전해주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지 않고 어떤 책에서 본 이야기, 또 누가 웹사이트에서 한 이야기가 두서없이 들어와 있는 거라면, 그것 자체로 의미를 생산했다고 하기는 힘들죠. 그렇게 의미의 다양성을 만들어가는 행위로서의 리터러시 활동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를 대면해야만 내면이 탄생됩니다. 내면이 형성되는건 읽기를 통해서입니다.”


“사고가 단발적이 되고 있습니다. 삶을 깊이있게 보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그래서 긴 책을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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