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말해 모국어 중에서도 토착어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토착어란 세 살 때 어머니
의 품에서 옹알이를 할때부터 몸에 익힌 모국어다. 이 교수는 앞서 ‘ 내인생의 첫 책은 어머니의
모습’ 이라며 ‘어머니의 말,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그 많은 모음과 자음에서 상상력을 길렀다’ 라고
그는 모국어로 생각하는 것이 왜 창조력과 영감의 원천이 되는지 설명했다.
“세살 먹은 어린아이도 알아들어야 하는 말이어야 해요. ‘맘마’ ‘지지’ 같이 이가 나오면서 배우기 시
작하는‘근지러운 말’, 어머니의 육체성이 있는 말, 학교에서 암기한 말이 아니라 맨 몸으로 어머니
에게서 배운 말들 말이야. 그래야 피와 살이 있는 거지."
언어의 마술사가 가친 첫 번째 비결은 밝혀졌다. 세 살 때 배운 토착어여야 한다는 것. 그래도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한국인이라면 누군들 모국어로 생각하고 말하지 않을까. '언어의 마술사' 의 비밀 도구는 아직 다 공개되지 않았다. 마술사의 비결이 하나일 리는 없지 않은가. '무엇을' 밝혔으니 '어떻게' 를 밝힐 차례가 온 듯하여 다시 묻자 그는 두 번째 비결을 털어놓았다.
"나는 말 위에 서서 말에 말을 걸었어요."
말 위에 서서 말에 말을 걸다니. 몇 번 되새겨보지만 알 듯 말 듯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말을 흘리지. 스케이트 타듯이, 말 위에서 미끄러지듯이 말이야. 그런데 나는 말 위에 멈춰서서 말을 걸어요. 그 차이라는 거지. 사람들은 휙휙 주마간산식으로 말을 보는데, 나는 재미난 말이 있으면 멈춰서서 봐요. 1초만 멈춰 서서 생각해봐도 새 뜻이 나오고 새 음성이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