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최인아 대표님 추천 책 - 기획자의 독서

기획자가 책에 대해서 쓴 책이라니 너무 반가웠다. 기획과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인데 이 둘을 다룬 책이라 바로 구매를 했다. 이 책의 저자는 기획자에게 책은 생존 수영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차고 넘치는 시대지만 그래도 늘 책은 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적어도 이 망망대해에 기획자라는 이름으로 떠 있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독서 부력이 필요한지, 그리고 책에서 얻는 기획의 힘은 또 어떤 모습인지 대해서 말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최인아 대표님이 추천사를 쓴 책이라서 더 호기심이 갔다.

개인적으로 책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좋은 문장을 수집하기 위해서, 좋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 그리고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읽어왔다. 오래 전에 박웅현 CD 님의 '책은 도끼다' 책을 읽고 광고기획사에서 일하면서 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책과 일을 연결시켰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조금 구체적으로 기획을 더 잘 하기 위해서 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일을 더 잘 하기 위해서 그리고 기획을 잘 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한다.

주변에서 저자에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주제로 써보라고 했지만 저자는 책에 집중을 한 것이 너무나도 반갑다. 나도 모든 매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책이기 때문이다.

기획 일을 오래 했지만 기획을 잘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는 저자의 말이 솔직하게 다가온다. 나 또한 기획 일을 하고 있지만 기획이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잘한 기획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기준선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획을 잘하는 것에 대한 정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했지만 좋은 기획자에 대한 자격은 조금씩 뚜렷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좋은 기획이 나오려면 다양한 스타일의 기획자가 많아져야 하는 것 같아. 각자 다른 무기 하나씩 들고 싸울 수 있는 기획자들 말야."

요즘 드는 생각이지만 기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파악하면 solution idea 는 따라오기 때문이다. 동경 올림픽 쇼케이스 프로젝트를 하면서 두 달 동안 프로젝트가 풀리지 않은 이유가 뭘까 고민을 하다가 그건 우리가 올림픽 쇼케이스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의를 내리고 나니 해야할 일이 눈에 보이고 나아갈 방향성이 보였다. 기획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생각하는데 저자도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오르에르', '포인트 오브 뷰' 등 핫한 공간을 기획한 '아틀리에 에크리튜' 김채원 대표님은 늘 자신의 브랜딩 출발점이 "단어" 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 쇼케이스를 재정의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은 redefine 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했다.

좋은 브랜드란 어떤 브랜드인지에 대한 저자의 말이 생각해볼만하다.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가치관과 소비하는 사람의 가치관이 일치하는 브랜드"

저자가 이솝이라는 브랜드를 이해하기 위해서 읽기 시작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배울만한다. 창업자에 대해 궁금해서 창업자에 대한 책을 읽었고, 이솝이라는 브랜드명을 우리가 잘 아는 이솝우화에서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고 이솝우화 전집을 읽었고, 인테리어가 같은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북을 보고, 이솝의 제품 철학인 자연주의를 이해하고 싶어서 친환경과 자연주의 운동에 관한 서적들도 봤다. 심지어 호주의 이솝 본사 직원들은 모두 BIC 볼펜만을 사용해 일을 한다고 해서 이번엔 BIC 이라는 회사의 책들까지 읽었다. 이렇게 한 가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땅을 파고 내려가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걸 저자는 수렴의 책이라고 부른다.


또 동감했던 부분은 영감을 풀어가는 저자의 방식 중 하나가 생각의 '숙성'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거라는 말이다. 경험상 정말 중요한 문제는 하루 만에 해결 방법이 나오지 않고 1주일은 넘게 고민해야할 때도 있다.


저자는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을 꼭 두 번씩 읽는다고 하는데 좋은 습관인 것 같다. 나도 북리뷰를 쓰지 않은 책은 다시 읽으려고 노력한다.


프랑스 출장지에서 느꼈던 파리 시민들의 책 사랑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재밌고 인상적이었다. 우리 나라도 그런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획된 모든 것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항상 구조를 보는 연습을 하자" 이 문장은 새길만한다.


루틴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았다는 부분과 루틴을 습관과 다르게 정의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루틴은 좋은 결과를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행동들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생은 반복이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님이 한 말이다.

쉽게 지치지 않는 루틴을 만들고 또한 그 루틴에 쉽게 지치지 말자고 저자는 말한다.


이 문장도 깊이가 있어서 좋아한다. " 기획자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게 중심' 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고 어떻게 일을 풀어가는 사람인지에 대한 스타일 정도는 정립되어 있어야 하는 거죠."

항상 책을 읽을때 좋은 문장을 메모를 많이 하는데 메모 하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이었다. 책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기획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룬 책이라 기획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가 책의 마지막에 추천하는 책과 책 중간 중간에 소개하는 책들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찾아서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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