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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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는 시대를 타지 않는 작가라서 좋아한다. 그의 작품은 '검은 꽃', '오직 두 사람', '읽다', '보다', '여행의 이유' 를 읽었다. 그 중에서는 '검은 꽃' 이 가장 좋았고 이번 신작도 추천하고 싶다. 장편으로 따지자면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구 년 만에 다시 독자들을 만났다. 이 소설은 원래 2019년, 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의 청탁을 받고 집필을 시작하여 2020년 2월에 그 독자들만을 대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한다.

제목을 보고 혹시 사랑 이야긴가 생각했지만 내 예상을 전혀 깬 SF 소설이었다. SF 소설은 많이 읽지 않지만 내용이 흥미로워 끝까지 읽었다.이 년 전 초고를 쓰던 시절의 가제는 '기계의 시간'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제목이 내용과는 조금 더 맞지 않나 생각하지만 김영하 작가는 '작별 인사' 가 더 맞는 제목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휴먼매터스 캠퍼스에 사는 철이라는 아이다. 아빠와 평화롭게 홈 스쿨링을 하면서 더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산다. 이 소설의 배경은 통일 이후다. 낙후된 북한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평양은 휴머노이드 특화 도시로 지정이 되었다. 많은 IT 기업이 평양에 새로이 자리를 잡았다. 휴먼매터스 랩도 원래는 서울에 본사를 두었으나 통일 이후 평양으로 옮겨졌다.

휴먼매터스 랩에서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철이에게 어느 날 검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왔다. 그에게 등록이 되어 있지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그를 끌고 간다. 그를 무등록 휴머노이드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정부는 등록되지 않은 휴머노이드는 바로 압수해서 처분해버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한 철이에게는 모든게 낯설고 두렵다. 그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철이는 수용소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그곳의 생활에 적응해 한다.


그곳에서는 민이와 선이를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민병대에 의해 수용소의 벽이 무너져 내리고 철이, 민이와 선이는 탈출을 한다. 도주 하던 중 재생 휴머노이드인 달마를 만나게 된다. 달마는 철이가 기계임을 알아보고 계속 부정을 하는 철이에게 테스트를 해보자고 한다. 삼차원 스캐너는 분명하게 철이의 몸이 인간의 몸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 달마는 철이가 하이퍼 리얼 휴머모이드라고 말해준다.각막과 홍채까지도 인간의 세포에서 배양한 것이어서 이런 수준의 검사를 해야만 인간이 아님을 판별할 수 있다고 한다.

달마는 인간들이 자연스럽게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인간이 자기들을 공격하고, 괴롭히고, 학대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한다. 그래서 철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금까지 개발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중에서 인간의 마음을 가장 잘 구현한 휴머노이드이기 때문이라고 철이를 계속 설득한다.

철이는 다시 아빠와 연락이 닿는자. 하지만 아빠가 왜 자신을 만들었으며 휴머노이들을 몰살시키려고 하는 아빠에게 실망한다. 철이는 아빠를 신고하게 되고 출동한 휴머노이드 경찰에 체포되고 아빠는 정신감정을 받고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 철이의 마지막과 인간의 운명과 선이와의 마지막 관계는 책을 읽는 분들께 맡기고 싶다.


이 책에는 의미 있는 질문들이 많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은 기억일까? 어떤 데이터 뭉치일까? 우주 정신인란 무엇일까? 개별적인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기계가 남을까 인간이 남을까?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는 필요한 것일까? 육체가 없는 의식 상태로만으로도 완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들과 함께 발전이 인간에게 가져올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의 작품을 번역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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