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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의 진짜 복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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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lobal)”이라는 단어는 제 커리어를 정의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착각하고 있습니다. 해외진출이란 단순히 수출입을 하거나, 마케팅 콘텐츠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일쯤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현실은 훨씬 더 깊고 복합적입니다. 진정한 해외진출은 하나의 장기 프로젝트이며, 수많은 차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그 안의 연결고리를 꿰뚫는 통합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데이터와 시장조사

상표 등록

법률과 규제

법인 설립

수출입 및 물류

파트너와 유통사

리테일 및 판매채널

디지털 마케팅 및 이커머스

제품 출시 전략

PR과 미디어 관계

브랜딩과 포지셔닝

인플루언서 마케팅

해외 전시 및 박람회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

현지 인재 관리

투자와 재원 확보


오늘은 그 중에서 전략적인 상표 등록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해외 브랜드 전략의 기본기

브랜드 정의와 가용성: 브랜드명을 정하기 전에 반드시 법적 검토와 선등록 브랜드 검색을 해야 합니다.

등록 원칙: 유럽연합(EU)은 ‘선등록자 우선’ 원칙을 적용합니다. 먼저 등록한 사람이 독점권을 가집니다.

등록 타이밍: 최초 등록 후 6개월 이내에 타국 확장을 신청해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도메인 병행 등록: 상표권과 도메인은 별개의 권리이므로 반드시 동시에 확보해야 합니다.

등록 옵션: EU 단일상표: 한 번의 신청으로 27개국 보호.국제상표(Madrid System): 180개국 이상 보호 가능

유지와 모니터링: 5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권리 상실 위험이 있습니다. 너무 유명해져 ‘일반명사화’될 경우도 위험합니다.


사례: Movistar

1995년, 디지털 이동통신의 대중화와 함께 탄생한 Movistar는 오늘날 15개국 이상에서 1억 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한 스페인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초창기에는 전 세계에 무분별하게 상표를 등록하며 막대한 비용을 썼지만, 이후 전략을 재정립했습니다.

핵심국가(CORE): 직접 운영 중인 시장

관심국가(INTERÉS): 기술·비즈니스적으로 전략적 의미가 있는 시장


Movistar의 4대 브랜드 관리 원칙

소유권 중앙화: 모든 상표는 모기업 Telefónica SA 명의로 등록하여 브랜드 통제력을 유지하고, 구조조정 시 문제를 최소화합니다.

글로벌 관리: 본사에서 모든 브랜드 등록·운영을 통합 관리하며, 전 세계 브랜드 현황을 단일 시야로 파악합니다.

라이선스 전략: 그룹 내 기업: 수익 일부를 로열티 형태로 본사에 납부 외부 기업: 제한적 계약으로 통제 강화



Brand Rule:

각국 직원 대상 교육 및 사용 승인 절차 운영

후원·캠페인·디자인 등 모든 활용은 본사 승인 필수
→ 브랜드 일관성 유지와 명성 보호



기업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과도한 등록: 필요 이상으로 등록해 관리비용만 커집니다.

늦은 등록: 미팅이나 박람회 이후 등록하는 것은 이미 늦은 셈입니다.

공개 후 등록: 상표 도용의 지름길입니다.

전시회·박람회 노출 시 미등록: 가장 위험한 타이밍입니다.


브랜드 등록 실무 팁

스타트업이라면: 발표 전, 투자 전, 반드시 등록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사용 유예: 등록 후 5년 내 사용해야 하며, 미사용 시 권리 상실 위험이 있습니다.

시장 계획: 3년 내 진출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우선순위: 핵심 제품·서비스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브랜드 가치: Movistar의 브랜드 가치는 약 120억 유로, 모기업 Telefónica의 시가총액은 약 250억 유로입니다.


결국 해외진출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입니다.

시장을 넓히기 전, 브랜드부터 지키셔야 합니다.

진짜 글로벌 브랜드는 ‘좋은 브랜드명’을 단순히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끝까지 지켜내는 힘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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