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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령 Jun 02. 2023

베란다 유리창 청소를 어떡하지

베란다에 앉아 있고 싶을 만큼 날씨가 좋다.

맑은 하늘이 보인다.

근데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 베란다 유리창이다.

멀리서 보면 온통 파란 하늘이다.

가까이 서면 어떻게 하늘이 보이는지 신기할 정도다.

난리다.

무시하고 싶어도 자꾸 눈길이 간다.

 

나는 의자를 밟고 청소를 하다가 넘어져 꼬리뼈를 다친 적이 있다.

그래서 높은 곳의 청소는 꿈도 꾸지 않는다.

하물며 위험천만한 아파트 베란다라니...

부상정도가 아닌 목숨이 걸린...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다.

웬만큼 지저분해야지.

작업을 시작한다.

안전하고 편안하고 가성비도 훌륭한 청소도구를 검색한다.

찾았다!!!

(자력을 이용해 창문을 닫고 닦으니 안전함)


요령이 없어서 완벽하게 닦이진 않아도 이 정도면 훌륭하다.

가까이 봐도 정말 깨끗한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커피를 타서 베란다에 가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며칠 뒤


비가 온다.

커피와 함께 비도 좋다. 훌륭하다.

근데

좀 많이 온다.

이틀 짼데... 계속... 오네...


그리고 하늘이 파랗게 열리고

베란다 회색빛 유리창도 돌아왔다.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닦을까?

또 비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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