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두 번째 암수술
남편의 두 번째 암수술을 앞두고
그의 복잡한 마음을 짐작할 뿐이었지만,
나는 오히려 담담했다.
첫 번째 수술할 때
이미 혼란을 크게 겪었기 때문에.
그때는...
나와 그가 거의 동시에 암진단을 받고(천생연분 아님)
6개월의 간격으로 암수술을 받았다.(같은 병원 아님)
무엇보다 그때의 우리는
결말을 준비하기엔... 젊었다.
마음의 정리 말고도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아이는 어렸고
K장남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고
하필 부부가 거의 동시에...
그렇지만
불행 중 다행인 점도 있었다.(뒤지면 다 나온다)
거의 동시라 해도 6개월 간격이 있어
서로 도와줄 수 있었다.(병원마다 수술대기기간이 다름)
예후가 좋은 암이었고
우애가 남다른 형제들의 격려가 있었다.
정리 리스트를 만들어(나는 T다)
숙제를 하듯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갔다.
일을 그만두었고
내 물건들도 조금 정리하기도 했다.
그 지난한 과정 속의 나는
늘 담담하지는 못했다.
잠도 잘 들 수 없었고(시간이 아까워서)
웃다가도 슬펐고
울고불고하다가도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그때의 시간은
흔적을 남기고 지나갔다.
놀랍게도 그 흔적은
지금 단단히 맷집을 붙여
위로를 보내고 있었다.
일단
그때의 상황보다 받은 숙제물이 적었다.
우리는 지천명을 넘어 이순이 되었고
아이는 결혼을 했으며
돌봄이 필요한 가족은
우애가 남다른 형제들이 함께 하는 중이고
자영업이라 퇴사 걱정은 없고
그리고 단독 서포트 가능한 내가 있고...
그렇지만
아무리 이성적인 그도
여전히 다시 맞게 된 수술 앞에
또다시
웃다가도 슬펐을 테고
울고불고하다가도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수술을 앞두고
무거운 마음으로 들어선
병원로비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놓여있었다.
화려한 빛을 발하며 서 있었다.
우와! 탄성을 지른 그 순간,
걱정도 근심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래서 비종교인이지만
그 짧은 평화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수술을 무사히 잘 마쳤고
한 달 정도 요양병원에서 요양 후
지금은 일상으로 복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