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법
하나의 식물에는
각 나라마다 친숙하게 부르는 이름과
국제식물명명규약(ICN)에서 정한 학명이 있다.
이 중 공식적인 이름은
규약에 의해 가장 먼저 정해진
단 하나의 이름 "학명"이다(예외는 있음)
1. 식물의 명명법, 학명이 뭔데?
식물의 유일하고 무이한 공식이름인 학명은 국제식물명명규약에 따라 부여된다.
이 학명은 린네가 창안한 이명법(二名法)을 사용한다.
이명법 = 속명 + 종명 + 명명자명[생략 가능]이다.
예를 들어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학명은 Pinus densiflora Siebold & Zucc., 1842이다.
속명과 종명은 이탤릭체를 쓴다.(여기는 이탤릭체가 지원이 안되네...)
속명 Pinus의 첫 글자는 대문자,
종명 densiflora의 첫 글자는 소문자로 쓴다.
명명자는 로마자를 평서체로 기록한다.
풀코스인 정식학명은 학명 뒤에 명명자와 명명된 연도를 쓴다.
속명과 종명 뒤에 변별기호, 변종명, 품종명을 추가한다.
특히 '린네'를 명명자로 사용 시
식물명에서는 'L.'로 줄일 수 있다.
(동물명에서는 천하의 린네라도 이름을 줄일 수 없다)
2. 지역적 측면에서 고유종과 자생종
고유종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고 어느 특정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종으로 뚜렷한 자생지를 가진 토착종을 말한다. 개나리, 오동나무, 잣나무, 병꽃나무, 미선나무, 구상나무, 히어리 등이 있다.
자생종은 그 지역에 스스로 사는 종으로 반대 개념에 외래종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만 여종의 생물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국가생물종 목록등록 자생종은 5만 2천여 종 이상이다.
개나리는 우리 고유종으로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개나리의 학명은 Forsythia koreana (Nakai-일본의 식물분류학자) T. B. Lee., 1926이다.
꽃 모양이 나리(백합)와 비슷해서 나리 앞에 grade가 좀 낮은 접두사 개~를 붙인 개나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고유종이다. 대한민국에서 흔한 개나리는 외국에서는 매우 희귀하다. 개나리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자생식물로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 개나리는 여러 가지 문제로 자생지가 멸실되어 자생지가 없는 자생식물이다. 그래도 원산지인 한국에서만 볼 수 있어서 한국의 자생식물로 등록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멀리서 보면 딱 개나린데 꽃이 노란색이 아니라 하얀색이면 그것은 개나리와 물푸레나무과까지 사촌인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 식물 미선나무[멸종위기등급 IUCN Red List 취약(VU)]다.
3. 한반도에 자생하는 고유종과 당면한 문제점
2016년 기준, 적색목록(국제자연보전연맹 IUCN이 멸종 위험을 평가해 종의 보전 상태를 분류한 세계적 목록)에는 지구생물의 약 73,600여 종이 등재되었으며 식물은 19,374종이다. 이 중 한반도에 자생하는 고유종인 식물 중 33종이 적색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멸종 위기의 원인으로 서식지 파괴, 환경 변화를 들 수 있다. 그로 인해 분포지가 좁아지고 개체 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생물의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유전자원(遺傳資源)인 고유종의 멸종위기에 대한 해법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멸종 위기종으로 각시수련, 거문도닥나무, 조도만두나무 등이 있다.
4. 이름이 바뀐, 아카시아가 왜 아까시가 됐지?
일단 아카시아와 아까시는 같은 콩과 식물이지만
다른 나무다.
우리가 아카시아로 부르며 익숙해버린 “아까시”의 원산지는 미국 남동부다.
향이 강한 백색·황색의 꽃이 피는데 낙엽교목이다.
척박한 환경도 OK, 토양 개량 OK, 거기다 꿀 생산에 도움이 된다.
오히려 아까시나무는 학자나무로 부르는 회화나무와 더 비슷해 보이는데...
그다음 등장 할 진짜 “아카시아”는
원산지가 호주와 아프리카가로 추위에 약한 나무다.
꽃은 노란 방울모양으로 관상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렇게 다른 나무인데 왜 아까시를 어쩌다 아카시아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아까시나무의 학명은 Robinia pseudo-acacia L., 1753 (로비니아 슈도 아카시아)다.
프랑스인 로빈이 신대륙에서 아카시아와 비슷한 나무를 유럽으로 가져왔다.
린네가 속명을 지을 때 로빈의 이름을 따서 '로비니아'로 했다.
종명은 아카시아를 닮아 “슈도(가짜, 모조) 아카시아”라고 붙였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 도입 시 긴 이름을 줄여서 중요한 "가짜"를 빼고 그냥 "아카시아(acacia)"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여러 혼선이 발생한 정황은 안 궁금한 긴 얘기라서 생략)
문제는 아까시와 다른 진짜 아카시아가 버젓이 존재하기 때문에 혼선이 생겼다.
진짜 아카시아나무는 키가 큰 열대성 상록수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나무다.
그렇지만 글로벌한 시대에 계속 모른 척 남의 이름을 쓸 수 없는 노릇이니,
가짜 아카시아의 진짜 이름인 "아까시"를 찾아줘야 했다.
그리하여 헷갈리더라도 기성세대가 알고 있던
그 나무며 노래가사는 잊으시기를 바란다.
오죽하면 농촌진흥청 등에서는 혼동방지를 위해 꿀 이름도
‘아카시아꿀(X), 아까시꿀(O)’ 표기를 권장하고 있다.
5. 그렇다면 아직 붙이지 못한 너의 이름은?
오래전부터 생물의 명명과 체계적인 목록작성 작업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린네 이전까지 학명은 종의 특징을 살려서 명명하는 등 여러 방법을 사용했지만
이런 체계는 1억 이상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수의 생물의 종 앞에 한계에 봉착했으며 보다 과학적인 명명을 위한 방법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 짜잔! 등장한 인물이 린네다.
린네 이전에도 속명과 종명을 이용해 종을 명명한 학자가 있었지만,
린네는 최초로 저작에서 일관되게 이명법을 사용함으로써 이명법을 공식화했다.
지구에는 지금까지 발견을 통해 학명을 가진 종은 150만 종이라고 한다.
그러나 발견한 종보다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한 종이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명명자로 내 이름을 붙일 기회다 싶어서 눈 크게 뜨고 미발견 대상을 찾아 뛰어들... 기에는 과정이......
그래도 꿈꾼다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