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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BM Sep 08. 2022

조치원을 실리콘 밸리로, 하상우

<잘 될 인터뷰 시즌4> 세종시 청년 대표들의 이야기

2019년 애플은 <The Underdogs>라는 광고를 공개했다. 해당 광고는 회사에서 비주류 취급을 받는 ‘Underdog’들이 이틀 만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때로는 무시당하고 난관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서로 힘을 합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오늘의 인터뷰이가 이끄는 단체의 이름에도 같은 의미의 ‘Underdogs’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파괴적 혁신을 의미하는 ‘Revolution’을 더해 단체명을 지었다고 한다. 주류가 아닌 지역에서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가진 하상우 대표님을 만나 보았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비영리 스타트업 ‘언더독 레볼루션’의 대표 하상우입니다.

인터뷰 중 촬영한 사진


세종시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저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 재학 중인데요. 처음 세종시에 온 건 대학 진학을 위해서였습니다.



운영하고 계신 언더독 레볼루션은 어떤 단체인가요?


언더독레볼루션은 창업 교육을 진행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입니다. 스타트업 철학을 지향하는 비영리 단체라고 보시면 돼요. 저희는 조치원에서 IT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를 청년 스스로 만들어 나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보다 구체적으로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MVP(Minimum Viable Product*) 구현이 가능한 CEO’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소프트웨어 기반의 창업 교육, 아이디어톤 및 해커톤 행사, 멘토링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창업자의 아이디어 작동이 가능한 최소한의 핵심 기능만을 탑재한 웹사이트 또는 스마트폰 앱

언더독 레볼루션 로고


비영리 스타트업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어요. 실제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 중 다수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을 실제로 구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개발의 벽만 뛰어넘어 본인이 생각하는 아이템을 눈앞에 실제로 구현하기만 하면, 그래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는 어떻게든 사업이 진행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벽을 넘지 못해서 포기하는 분들을 자주 보았고 그럴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또, 지금의 액셀러레이터들은 초기 창업가를 도울 때 아이디어 구현 이후의 단계부터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극초기 단계의 창업자를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더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아래부터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되어 조치원에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언더독 레볼루션을 설립했습니다.        

언더독 레볼루션의 하상우 대표님과 매니저님들의 모습


언더독 레볼루션은 세종시 내에서 어떤 활동을 수행했나요?


언더독 레볼루션은 작년에 설립된 후 바로 청년희망팩토리의 <업글단>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이 활동을 통해 멘토링과 교육을 받으며 단체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 후 <업글단>에서 지급되는 프로젝트비를 활용해 언더독 레볼루션 회원을 대상으로 ‘마피아 해커톤’을 개최했어요. 참여자들이 직접 지역의 청년문제를 발굴하고 그로부터 솔루션과 MVP를 도출해낸 뒤, 실제 서비스로 구현까지 해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요. 첫 해커톤이었기 때문에 우선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참여 회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어요.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보완한 후, 회원 외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해커톤을 한 번 더 개최했어요. 이전부터 저희만의 해커톤을 정기적으로 개최해보고 싶었는데 <업글단>을 통해 그 계획을 이룰 수 있었어요.


언더독 레볼루션을 이끌어가는 매니저들은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산학교육센터에서 주관한 T-sum 프로그램에 참여해 소프트웨어 멘토링을 진행했는데요. 멘티들이 공강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그날의 학습 내용을 스스로 기록할 수 있게끔 전용 노션 페이지를 마련했어요. 커리큘럼까지 체계적으로 구성해 진행한 결과, 참여한 매니저 모두 프로그램 우수 멘토로 선발되는 영광을 얻었어요.

또, 구성원들이 팀을 결성해 <세종시 사회문제 해결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하고 우수상을 받은 이력도 있어요. 예술을 활용해 지역예술가와 소상공인, 시민들을 연결함으로써 상생과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요. 구성원들끼리 참여한 첫 공모전이었는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인정받고 수상까지 경험해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마피아 해커톤 현장


청년희망팩토리와의 인연은 <업글단> 활동을 통해 시작된 건가요?


맞아요. SNS로 <업글단> 모집 공고를 봤을 때 사업을 운영하는 청년희망팩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먼저 들었어요.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정말 알고 싶었거든요. 찾아보니 세종시를 기반으로 청년생태계를 구축하며 오랫동안 활동해온 단체더라고요. 이전까지는 본 적이 없는 형태의 단체여서 굉장히 새로웠어요.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끊임없이 도전하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성장 해오셨다는 점에서 큰 감명을 받기도 했고요. 그 후 <업글단> 프로젝트에 신뢰와 흥미가 생겨 자세히 살펴보았는데요. 언더독 레볼루션이 이 프로젝트를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작년 한 해 <업글단> 활동을 통해 배운 점이나 얻은 것도 많으실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배운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죠. 우선 이전까지는 몰랐던 비영리 임의 단체 개념을 학습할 수 있었어요. 활동 중 받았던 비영리 임의 단체 운영에 관한 멘토링과 예산 활용 교육도 매우 유익했고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또, 활동하면서 네트워킹 기회도 종종 마련해주셨는데요. 다른 비영리 단체는 물론 관내 마을공동체, 공공기관 직원분들까지도 만나 뵐 수 있어 유익하고 뜻깊은 자리였어요. 덕분에 다양한 분들과 관계를 맺고 언더독 레볼루션을 알릴 수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노선을 활용해 홈페이지까지 제작하게 되면서 저희의 슬로건과 미션을 보다 당당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업글단> 활동하면서 확실히 여러 방면으로 발이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양한 분들과 관계를 맺고
단체를 알릴 수 있었어요.
여러 방면에서 발이 넓어진 것 같아요.


업글단 활동 중 멘토링에 참여한 언더독 레볼루션


활동을 전개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은 없으신가요?


대표로서 단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 힘에 부칠 때가 있었어요. 특히 한번에 많은 구성원이 단체를 떠날 듯한 의사를 비췄을 때는 운영을 그만두어야 하나 싶기도 했어요. <업글단> 사업에 참여할 때도 이러한 문제로 한창 힘들어하고 있었고요. 그러던 와중에 멘토링을 위해 청년희망팩토리 사무실에 오가다 강기훈 이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게 됐어요. 활동 잘하고 있는지, 어려운 건 없는지 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셨죠.


그때 이사장님께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았는데, 이사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한 명이라도 단체를 끝까지 지키면 나중에는 떠난 사람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둥지가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뒤, 제가 중심을 잘 잡고 이 단체를 어떻게든 지켜가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변함없이 한결같은 모습으로요. 그렇게 미션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다 보면, 떠났던 혹은 떠나려 했던 이들이 다시 단체를 찾아 오리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시 강기훈 이사장님이 해주셨던 이야기는 위태롭던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변함없는 모습으로 단체를 지켜나가며
조금씩 미션을 향해 전진할 거예요.



정기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앞으로의 단체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올해 목표는 소프트웨어 기반 창업 교육을 통해 단체 내 MVP 구현이 가능한 개발자 수를 30명 이상으로 만드는 거예요. 이게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내년에는 30명의 개발자를 그룹으로 구성해 그 안에서 다양한 프로덕트를 생산해내고자 해요.


또, 창업 초기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사업 계획서 등의 페이퍼도 잘 작성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개발 교육 외에 서류 작성 교육도 함께 진행하고자 해요. 장기적으로는 계획이라고 하기보다 개인적인 바람이 더 맞는 말인 것 같기는 한데요. 대표인 제가 발을 빼더라도, 고정 프로젝트 정도는 스스로 잘 진행할 수 있는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탄탄한 내부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을 해보고 있는 중이에요. 마지막으로는 이 안에서 또 다른 비영리 단체들이 탄생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에게 세종시는 [    ]이다.


나에게 세종시는 [ 지역 경제의 새로운 모델 ]이다.

조치원은 실리콘 밸리처럼 IT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가 위치한 지역이 될 거니까요. 그러면 사람들이 세종시에 모일 것이고, 언젠가는 지역 경제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지역으로 거듭날 거라고 기대하며 이렇게 지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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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레볼루션'

실리콘 밸리를 당신 곁에, 언더독 레볼루션입니다.


대표  하 상 우

(Tel) 010-8473-0118 / (Mail) matt7003@korea.ac.kr



[에디터 후기]


하상우 대표님의 눈에는 확신과 자신감이 담겨 있다. 창업 이야기를 할 때 대표님에게서 느껴지는 열정은 그가 무엇이든 이루어낼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조치원을 실리콘 밸리처럼 만들겠다는 포부를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이해가 안 되었다고 하기보다 실현이 가능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그러한 의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물론 필자 또한 창업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기존의 액셀러레이터에서 한 단계 더 내려가 창업가의 아이디어 실현부터 지원하는 언더독 레볼루션. 그들이 이끄는 조치원의 창업 생태계가 꿈틀거리고 있다.


<잘 될 인터뷰>는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을 가진 이들을 응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잘 된 사람, 특별한 사람만을 인터뷰하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어 ‘잘 될 누군가’를 인터뷰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잘 될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임을 부각하고자 합니다. 지역 청년을 청년희망팩토리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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