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레지던시 작가의 눈을 통해 바라보다

by 로컬키트 localkit

예술 작품은 타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지를 이해할 수 있는 창이다. ‘혁신’이라는 팀명에 걸맞게 필자는 이번 답사를 준비하며 공주의 다양한 모습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본 공주는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번 기사에서는 레지던시 작가, 그 독특한 예술 활동의 형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 공주에 거주 중인 권현조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레지던시 작가의 작업 환경과 그 매력을 “어떤 마을” 展과 함께 살펴보자.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시각 예술 작가 권현조입니다. 조각을 하다가 최근에는 영상 작업 중이며 공주문화예술촌에서 ‘어떤 마을’ 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거주지역은 서울이지만 현재 공주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머물며 지역 주민 인터뷰 등을 통해 공주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레지던시(입주) 작가란 해당 지역의 안정적인 작업 공간에서 재단,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예술가를 말한다. 현재 공주, 대전과 같은 지자체에서도 레지던시 작가 활동을 통해 예술 활동 지원을 촉진하고 있다.


Q. 저희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키워드로 이번 호를 기획 중인데요, 공주로 오시며 작가님의 삶의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듯합니다. 작가님께서 꼽으시는 입주작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 “서울은 이미 다양한 문화가 믹싱 되어있는 상태라 작업 과정에서 특별한 키워드가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반면 공주와 같이 각 지역은 그 지역만의 색, 특징이 있어, 그 지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콘텐츠들이 있다는 게 장점 같습니다. 또한 입주 작가들끼리의 교류도 이루어집니다. 협업은 아니지만 모두가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 보니 서로의 작품에 등장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로 조금씩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레지던시 작가는 그 지역만의 키워드를 발굴하고, 교류를 통한 지역 예술계 활성화의 길목에 놓여있다. 이는 작가들끼리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예술의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러한 매력 덕분일까? 작가님의 향후 계획 역시 레지던시 작업과 맞닿아 있다.


“지방 지역 레지던시를 몇 년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라남도 지역을 알아보고 있어요. 그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단어라던지 지역만의 색으로 작업하고 싶은 키워드가 있어 찾아보는 중입니다.”


Q. 공주에서 입주작가의 매력을 흠뻑 느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공주’의 매력을 더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 “우선 작업 소재로서 좋은 것들이 많아요. 제 이번 전시에서 ‘당신을 축복합니다’라는 작품도 황새바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무령왕릉, 공산성 등 영감이 되는 공주만의 분위기가 있거든요. 두 번째로는 ‘여유’라는 매력입니다. 차조차도 근처에 사람들이 있으면 무조건 서고 클락션도 안 눌러요. 항상 먼저 멈추고, 이러한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묻어 나오는 여유로움이 있습니다.”


Q. 오늘 오전에 인터뷰한 공주문화재청 담당자분도 공주의 키워드를 ‘공주여유~’로 정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러한 공주의 매력을 담은 작가님의 전시 ‘어떤 마을’이 열렸습니다. 간단한 전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어떤 마을’ 展은 공주의 레지던시 경험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준비한 전시로, 전쟁 서적 ‘these kinds of war’을 읽고 감명받아 그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그들 각자의 마을을 살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전시가 시작되는데요, 우리 모두는 매우 많은 집단에 속해 있잖아요. 이번 전시는 그러한 집단과 집단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 그 개개인간의 관계를 엮은 것입니다.”



Q. 이번 전시의 키워드가 ‘집단과 신화’라고 하셨습니다. 흔히 신화라고 하면 신적인 이야기를 상상하기 쉬운데 작가님께서 나타내고자 하는 신화는 조금 다른 듯합니다.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 “저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이야기’를 신화라고 보았습니다. 전쟁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군대가 될 수도 있고 ‘집단적 기억’이 정확한 표현 같네요. 이때의 집단 간 기억은 비슷해 보여도 조금씩 다른데요, 전시에서 보실 수 있다시피 왼쪽에 젊은 사람들, 오른쪽에 나이 든 분들을 배치해 같은 ‘군대 이야기’여도 한국을 바라보는 관점 등 이야기가 각기 다르게 흘러간다는 점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이번 작업은 각자가 생각하는 집단에 대한 생각들이 부딪히는 부분에 대한 시각화입니다. 저는 원래 조각 작가였는데 최근 진행 중인 영상 작업 과정도 결국 조각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조각상이 만들어지는 것도 결국 그 집단의 신화가 완벽하게 시각화되어 고정되는 과정이고, 그 형성 과정을 제가 영상으로 찍고 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매체는 달라도 매체의 종류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전시를 천천히, 쭉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보통 미술전시라고 하면 그림이나 조각을 예상하고 영상 전시는 어려워하시는 경향이 있는데요, 영상도 천천히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많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pilogue 필자의 사담

여행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거주민들에게는 별 볼일 없는 어두운 골목도 여행객들에게는 낭만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내가 평범하게 느끼는 동네도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권현조 작가님께서는 작가님만의 방식으로 공주를 해석하여 영상 작업으로 풀어내셨다. 인터뷰 이후 팀원들과 나눈 전시 감상에서도 같은 작품에 대한 각자의 재현이 다름을 보며, 우리가 보는 세상이 이토록 다채로움을 느꼈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본, 타인의 눈으로 본 우리의 지역은 특별한 아름다움의 창고이다. 때문에 나는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나의 ‘로컬’을 다시 바라보자. 오늘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니…!


·사진: <local.kit in 충청> 혁신팀 이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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