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감각과 무던한 신경의 이중주
과연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기 위해선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현직자들은 어떤 성향과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본인의 직업을 추천하고 싶을까요?
이변 편에서는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업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 '공간'과 '사람'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매니저'의 핵심 역량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공간’을 다루는 사람
'커뮤니티 매니저'의 일은 '공간'에서 시작해서, 다시 '공간'으로 돌아옵니다. 다시 말해 그 공간을 어떻게 잘 운영하고 활성화할지, 그 공간의 본래 목적과 취지를 어떻게 잘 달성할지가 '커뮤니티 매니저'가 어떤 일을 하든 항상 품고 있는 기본적인 질문이지요. 그래서 '커뮤니티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공간'을 다루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매니저'가 '공간'을 다룬다고 할 때, 그것은 공간의 물리적인 요소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공간은 이용자와 외부 환경에 따라 그 컨디션이 수시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커뮤니티 매니저는 종종 혹은 자주 천장이나 바닥에서 물이 샌다던지, 용량 초과로 전기가 차단된다던지, 공간 내 각종 기기들이 수시로 잔고장이 난다던지, 벌레나 냄새 등으로 공간 이용상 불편함이 계속된다던지 등등 다양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노출됩니다.
기본적인 공간의 유지보수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때론 공간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공간 이용자의 특성과 문화에 따라 기존의 공간 구성을 새롭게 바꾸고 보다 효율적인 동선을 구현하거나, 새로운 가구와 조명, 각종 소품을 구입하고 배치하여 그 공간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위와 같은 커뮤니티 매니저의 기본적인 업무를 고려해본다면, 실내 건축, 디자인, 기계설비 등 각종 지식과 정보, 기술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간에서 발생하는 작고 큰 이슈들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 돈을 써야 해서 답답하고 아쉬운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저는 다행히 철물점 사장님 아들이라는 배경 덕분에, 공간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슈들을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결국 돈을 써야 하기 마련이죠. 물론 시간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따져서 제가 직접 처리를 할지 사람을 불러서 할지 그때그때 판단하지만, 기본적으로 '커뮤니티 매니저'라면 공간의 물리적인 요소들을 다루는 감을 갖고 있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 인터뷰이 F (민간 복합 문화공간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1년 차)
하지만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현장에서 좀 더 필요한 역량은 '기술력'이라기보다는 공간 운영의 메커니즘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에 보다 더 가깝습니다. 현장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7명의 현직자들이 직업적 역량으로 두드러지게 꼽은 것은 바로 공간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는 '예민한 감각'이었습니다.
공간이 사람한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반대로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공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공간과 사람의 상호 작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는 예민한 감각
공간이 사람한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파악하고, 공간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예민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관점을 가지고 공간을 바라보는가 아닌가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생각해요.
- 인터뷰이 C (서울시 청년 공간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3년 차)
여기서 '예민한 감각'은 본인이 운영하고 관리하는 공간을 잘 관찰한다는 것과 더불어 때론 내부자가 아닌 외부자의 시선에서 끊임없이 현재의 공간을 열린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보통 공간에는 1-2명의 적은 인력이 배치되어 있다 보니, 본인이 운영하는 공간에 갇히기가 쉽거든요. 지금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이 작은 커뮤니티 혹은 공간 말고도 다른 분야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속에서 어떤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는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외부에도 열려 있으면, 우연하게 찾아오는 기회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량으로 ‘예민한 감각’을 꼽고 싶어요.
- 인터뷰이 D (서울시 문화센터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4년 차)
조금 더 공간을 찾고 머무르는 '사람', 공간을 통해 연결되고 형성되는 '커뮤니티'라는 측면에 주목하여, '커뮤니티 매니저'에게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길 좋아하는 성향이거나, 누구와도 원활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수일까요? 혹은 기본적으로 커뮤니티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풍부한 지식이 필요할까요?
물론 새로운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고, 사람 간의 연결을 엮어낸다는 직업적 특성이 자기의 성향과 잘 맞는다면 직업적 만족도에 기여할 수 있겠죠. 그리고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서, 커뮤니티를 빌딩 하는 역할로서 좀 더 깊이 있게 '사람'과 '커뮤니티'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커뮤니티 매니저'라면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고 운영되는지 이해하는 능력 같은 거 말이에요.
- 인터뷰이 B (문화예술 기반 코워킹 스튜디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2년 차)
전반적으로 일에 만족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을 연결해준다는 뿌듯함이 있고,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 자체도 저에게는 재밌거든요.
- 인터뷰이 C (서울시 청년 공간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3년 차)
저는 이 일이 잘 맞아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같이 무엇인가를 함께 만들어가고, 공간을 활용해 판을 깔아주고 사람들을 묶어 내는 일들이 재미있어요.
- 인터뷰이 D (서울시 문화센터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4년 차)
각자 주로 어떤 공간을 운영하고 어떤 유형의 커뮤니티를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은 '커뮤니티 매니저'는 다수의 고객과 그들의 관계를 관리하는 일을 주되게 다루기 때문에, 사람과 커뮤니티에 대한 좀 더 본질적인 이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로 마케팅, 통계와 숫자 등에 대한 것들만 배웠지, 정작 사람의 구체적인 행동 양식과 심리, 욕구 등에 대해 면밀하게 배워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사실 이런 건 공부보다는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게 더 크긴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인류학이나 사회학 등의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순간들이 자주 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회사 동료들과 '커뮤니티'를 주제로 한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 인터뷰이 E (코리빙하우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5년 차)
하지만 반대로 그러한 성향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커뮤니티 매니저'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커뮤니티 매니저'라고 해서 굳이 사람 만나는 걸 꼭 좋아하는 사람일 필요는 없고, 항상 사람들에게 친절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자기가 운영하는 공간을 애정 하는 사람인지 여부가 더 중요하죠. 공간을 운영하다 보면 힘든 것도, 스트레스받을 일도 많잖아요. 그럴수록 내가 맡은 공간은 너무 미워 보이고, 다른 곳은 더 좋은 게 많아 보이는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순간이야말로 '커뮤니티 매니저'에게는 제일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운영하고 관리하는 공간의 어느 한 가지 요소에 대해서도 정말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건 없는 거 같아요.
- 인터뷰이 G (프리랜서를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3년 차)
오히려 원활하게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보다, 7명의 현직자들이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가장 필요한 두 번째 역량으로 꼽은 것은 '무던한 신경'이었습니다.
'판'을 만들어 놓은 뒤에는 때론 적당히 무던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해요.
공간과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너무 쥐고 가려하면,
늘 트러블이 생겨요.
'무던한 신경'은 앞서 언급한 첫 번째 역량 '예민한 감각'과 얼핏 보면 반대되는 역량인 것 같지만 자세히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예민한 감각'과 '무던한 신경'이야말로 현장에서 일하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핵심 무기를 이루는 한 쌍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무던한 신경도 필요해요. 주로 사람한테 상처를 엄청 많이 받아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보니, 늘 좋은 사람만 만나고 좋은 날만 있을 순 없으니까 무던하게 넘길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일하는 곳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1~2,000명이에요. 민원의 가장 최전방에 서 있는 곳이죠. 그런데 그 사람들과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부딪혀야 하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나와 조금 맞지 않는 사람들이거나 사람들의 의견에 너무 예민한 사람이라면, 많이 지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거고, 그냥 모두가 다 같을 순 없구나!’ 하며 좀 내려놓고 무던해질 필요가 있어요.
- 인터뷰이 D (서울시 문화센터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4년 차)
여기서 무던한 신경을 소극적으로 이해하자면 공간을 오가는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현장에서 대면하고 일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외부의 갖가지 자극으로부터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커뮤니티 매니저'는 서비스업으로서의 속성이 많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늘 사람들과 대면하고, 그들의 정서적인 측면까지 다루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지치기도 쉽죠. 그래서 '커뮤니티 매니저'라면 너무 상처 받지 않는 능력, 번 아웃되기 전에 스스로를 회복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스킬을 갖추고 있는 것, 그게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해요.
- 인터뷰이 E (코리빙하우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5년 차)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매니저들을 다른 공간에서 종종 봤어요. 컴플레인이 들어오거나, 원래 의도한 대로 공간이 쓰이지 않을 때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공간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잖아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이 공간을 이용하는지 스트레스받지 않고 그 흐름과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인터뷰이 G (프리랜서를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3년 차)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들의 답변을 좀 더 적극적으로 재해석한다면, 이 무던한 신경은 때론 내려놓을 줄 알고 적절한 거리를 둘 줄 아는 것, 일종의 객관화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간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몰입을 하되 자기만의 상자에 갇히지 않는 것, 질 높은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되 일방적인 관계에 머무르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 어쩌면 무던한 신경은 '내려놓기'와 '거리두기'의 기술을 얼마나 필요하고 적절한 때에 능수능란하게 발휘할 수 있는가 라고 다시 풀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공간이든 사람이든 적당한 거리두기를 잘할 줄 알아야 해요.
귀 기울여 듣고, 주의 깊게 보고 관찰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개입해서도 안돼요. 공간이든 이용하는 사람이든 적당한 거리 두기를 잘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아이를 키울 때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오히려 아이가 망가질 수도 있잖아요. 이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너무 많은 걸 사람들에게 바라거나, 반대로 너무 많은 걸 제공하려고 하는 것, 둘 다 항상 경계하며 스스로 선을 지키는 것, 그게 중요해요.
- 인터뷰이 B (문화예술 기반 코워킹 스튜디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2년 차)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매니저가 너무 주도하거나 쥐고 가려고 하면 늘 트러블이 생겨요. 판을 만들어 놓은 뒤에는 적당히 무던한 신경으로 바라봐주는 미덕이 필요하더라고요.
- 인터뷰이 D (서울시 문화센터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4년 차)
멤버십 연장을 안 하고 떠나겠다는 사람이 생길 때도 있어요. 예전에 그럴 때마다 상처를 받았어요. 은근히 서운하더라고요. 뭐가 그 사람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공간은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고요. 각자 좋아하는 공간, 싫어하는 공간이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떠나지만, 제가 나중에 다른 공간을 운영할 때, 그 사람이 새로 올 수도 있을 거고요. 그렇게 한편으론 마음을 내려놓아야,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공간을 운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인터뷰이 G (프리랜서를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3년 차)
물론 '예민한 감각'과 '무던한 신경' 외에도 7인의 현직자들이 '커뮤니티 매니저'로 꼽은 필수 역량은 공간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기획력과 추진력, 갈등 해결 능력 등등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각 공간의 목적과 특성에 따라 '커뮤니티 매니저'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조금씩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는 멤버들은 대부분 스타트업 종사자 혹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스타트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 관련 트렌드나 전문 용어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개발자, 디자이너, 그 밖의 다양한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저도 대학 다닐 때 동아리 수준이지만 창업을 해보고, 창업팀들과 교류한 경험도 있는데, 그런 경험들이 일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필요할 땐 직접 프로그래밍 언어나 디자인 업계 전문 용어를 공부하기도 하고요.
- 인터뷰이 A (민간 코워킹 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3년 차)
조금 더 개인으로서 독립적으로 일하며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 있다면, '커뮤니티 매니저'는 그 반대인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조율하는 일 때문에 힘든 일도 많았고, 또 단순히 고객을 응대하는 일에 있어서도 고객마다 너무 다 다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조정자의 역할을 요구받을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사람은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사람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할 때가 있죠.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커뮤니티 매니저'가 부딪히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바로 그런 갈등조정이기 때문에, 갈등 해결 능력이 '커뮤니티 매니저'의 필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 인터뷰이 E (코리빙 하우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5년 차)
'커뮤니티 매니저의 핵심 역량'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커뮤니티 매니저'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본인의 직업을 추천하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7명의 현직자들의 답변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로서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로서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
안정 지향적이거나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그 반대인 사람이 적합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다양한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역할이라, 특정한 경로의 커리어 패스로 고정화할 수가 없고 그런 점에서 불안감을 더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미래가 불투명한 것에 대해 겁이 많지 않은 편이에요. 내 연봉이 몇 년 뒤에 얼마가 되어야 한다든지, 그런 생각을 진짜 거의 안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커리어 관리에 민감한 분께는 이 직업을 추천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오히려 자기만의 커리어를 직접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에겐 추천하고 싶어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제너럴리스트로서 혼자서 정말 다양한 일을 다루며 회계, 마케팅, 인사, 재무 등 하나의 사업을 시작하고 완성하기까지 필요한 것들을 단시간에 학습하고 습득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직업이에요.
- 인터뷰이 E (코리빙 하우스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5년 차)
아무래도 신생 직업이다 보니 사회 초년생들이 커뮤니티 매니저로 진입이 많이 되는데, 사회 초년생들이 할 일은 아닌 거 같아요. 좋은 일 경험이 되기 어렵죠. 오히려 다양한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교차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업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적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을 하다 보면, 스스로 직업적 만족감도 크게 떨어질 거라 생각해요. 보통 어떤 문제를 해결해서 정상 복구하는 것, 그 자체로는 크게 좋은 평가를 받질 않잖아요.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넘어서는 자기만의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하죠. 저도 그래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더 보고 탐구해야 하는지, 어떤 시도를 더 계속해야 하는지 등등을 고민하고 있어요.
- 인터뷰이 F (민간 복합 문화공간 커뮤니티 매니저, 경력 1년 차)
커뮤니티 매니저의 주요 업무와 업무 환경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번 편에서 다룬 '핵심 역량'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가다 보니, 벌써 이제 마지막 편 연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음 편의 주제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핵심 역할입니다. 공간 운영에 있어서 '커뮤니티 매니저'의 핵심 역할은 무엇인지 7명의 현직자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결국 질 높은 공간 운영을 위해서 '커뮤니티 매니저'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가치와 중요성을 현직자들의 현장감 있는 목소리를 통해 함께 나누게 될 것 같네요.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다음 편 소개
7. 핵심 역할에 대하여
BY 나무 CCO & Co-Founder
다양한 삶의 방식과 공존 사례를 연구하고, 실험합니다. 루시드폴의 노랫말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