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준비.
2018년 3월. 나는 조지아와 아르메니아 두 나라를 약 보름동안 여행했다. 느슨하게 잡은 스케쥴로 조지아를 여행하며 시간이 많이 남아돌았고, 남은 시간동안 나는 여행을 상세히 기록했다. 그 일기를 조금 정리해서 여행기로 남기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게 됐다.
조지아로 여행을 떠날 맘을 먹은 건 단순한 이유에서다.나는 주로 혼자서 여행을 다니는데, 그러므로 아무래도 국가의 치안이 여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 년에 한번은 여행을 떠나겠다고 마음먹고 몇년 째 실천 중이었다.여행지를 선택하기위해 세계 치안 순위를 구글에서 검색했다. 일본, 스위스, 싱가폴.. 익숙한 나라들 사이에 생소한 나라가 눈에 띄었다.
'조지아'
어디 붙어있는지도 잘 모르는 나라였다.
조지아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친절한 사람들, 아름다운 자연경관. 게다가 물가도 아주 저렴하다고 한다. 나는 아직 동유럽을 방문해 본 적도 없고, 구소련 국가들도 가본 적이 없었다. 여러모로 호기심이 생겼다. 한 며칠을 조지아에 대해 검색해보며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결국 나는 표를 샀다.어떤 나라든 여행을 '떠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15박 16일 약 보름의 일정이다. 인천 -> 북경 -> 우루무치(중국) -> 트빌리시(조지아의 수도)의 스케쥴. 여러번 여행을 다녔지만 두 번 경유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좀 번거롭긴 하겠지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 생각했었다. 경유지가 늘면서 표값은 뚝 떨어졌기 때문에 돈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큰 고민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후에 너무나 큰 고통을 겪으며 두 번 환승하는 건 미친 짓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고...
조지아는 몽골의 침략, 오스만 투르크의 침략, 페르시아의 침략을 받으며 오랫동안 피지배국이었고 그럼으로써 주변의 많은 문화가 유입되었다. 오스만 투르크에 대항하기 위해 18세기 러시아가 조지아를 합병하면서 이후 오랫동안 러시아의 지배를 받게 된다. 사실 조지아의 이름은 오랫동안 '그루지아'였다.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며 소련식 명칭이었단 '그루지아'에서 '조지아'로 국가명을 바꾼다. 이런 연유로 조지아에는 러시아 문화가 많이 깔려있고, 나이가 있는 세대에서는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지아는 내륙국으로서 인접한 국가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이 코카서스 3국을 복수로 여행한다. 또는 육로로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인근 터키와 러시아를 들르는 여행객들도 많다. 나는 인,아웃을 다 트빌리시로 예약했고, 여러 나라를 다닐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코카서스'를 다녀 왔다고 한다면 최소 두 나라는 들러야 될 것 같은 생각에 스케쥴을 보고 '아르메니아' 또는'아제르바이잔'을 들러볼 것을 염두에 뒀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국가에다 다른 두 코카서스 국가보다 되려 터키와 문화가 비슷하다고 한다. 나는 터키를 가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스케쥴이 가능하다면 아르메니아에 들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건이 된다면 그나라의 간단한 인사말과 숫자 정도는 외우고 가려고 한다.
알파벳이 참 예쁘고 귀여운 조지아어. 하지만 너무나 이질적인 알파벳과 발음으로 전혀 외우지 못했다.
여행 계획은 느슨하게 짜는 편이다. 처음 여행을 다닐 때는 여행 일의 모든 일정을 짠 뒤 출발해야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여행은 온갖 변수들이 많다. 날씨가 갑자기 안 좋아질 수도, 내 몸에 탈이 날 때도 있다.여지 없이 빡빡한 일정은 숙제처럼 해내야만 하는 부담이 될 때가 있었다. 나는 설렁설렁 도시를 걷고 카페에서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한다. 여행을 떠날 시간은 점점 다가왔다. 티켓을 지르고 마냥 설렜던 마음은 출국 날짜가 점점 다가오면서 묘한 긴장감으로 변한다. 이제 조금씩 짐을 꾸려야 될 때다. 다들 여행 준비를 하는 각각의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여행 준비를 하는 방법도 써볼까 한다.
1)우선 여행 할 국가의 여러 도시들에 대해 알아본다. 각 도시별 여행 테마가 조금씩 다르다. 역사적인 유물들이 많은 곳이 있는가하면 풍경이 아름다운 곳도 있다. 여러 자료를 검색해 본 뒤, 꼭 가고 싶은 도시들 몇 곳을 선별해서 구글 맵에 표시해둔다. IN하는 도시에서 OUT하는 도시로의 아주 대략적인 방향을 생각해본다. 꼭 가고자 하는 도시간 이동하며 들를 수 있을 법한 도시들을 체크해본다.
2)도시별 이동할 때 이 국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중교통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생각보다 기차를 이용하지 않는 국가들도 많고, 시외버스가 체계적이지 않는 국가도 많다.) 시내에서 이동할 땐 주로 어떤 교통수단이 쓰이는지 알아본다. 시내 대중교통, 음식 값 등 전체적인 물가에 대해서 알아본다. 그런 뒤 전체적인 예산을 짜고, 환전할 금액을 추산한다. 여행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환율의 추이를 보고 가장 이득일 때 하면 좋다.
첫날 도착하는 도시에 대해서 좀 알아본다. 관광할만한 도시라면, 관광지 정도를 알아본 뒤 이동 동선과 치안등을 생각해서 숙소를 예약한다. 나는 첫날이나 이튿날 정도까지만 예약하는 편이다. 향후 일정은 그때그때 세울 예정으로 둔다.
3)그리고는 첫날 공항에서 꼭 알아둬야 할 것들을 찾아본다. 조지아와 같은 국가의 화폐는 한국에 보유량이 없기 때문에 바로 환전할 수 없다. 한국에서 달러까지만 환전 한 뒤, 여행지에서 현지 화폐로 환전해야 한다. 공항 어디에 환전소가 있는지, 공항 환전이 시내보다 유리한지 등을 알아둔다. 그런 뒤에는 유심을 어떻게 무엇을 사야할지 찾아봐야한다. 나라별 여행자를 위해 유심을 파는데 대부분 공항에서 팔고 있다. 공항 어디쯤에서 살 수 있는지 어떤 통신사가 괜찮은지 알아둔다. 여행을 떠나기 전 첫째날 묵을 숙소의 위치를 구글맵에 체크해두고, 공항에서 가는 방법을 미리 알아둔다. 도착해서 할 일들을 미리 정리해두면 공항이나 갓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헤매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몇 시에 비행기에서 내리는지 확인하고 그 시간에 맞는 이동 수단을 알아본다. 공항 어디쯤에서 무엇을 타서 어디에서 내려서 어떻게 숙소까지 갈 수 있는지를 숙지해둔다.
이미 여러차례 경험이 있음에도, 혼자서 여행 가는 것은 걱정이 많이 되는 일이다. 안일해지면 안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 많이 공부한 뒤 출발하면 두려움을 많이 없앨 수 있다. 여행을 며칠 앞두고, 배낭을 꺼내놓고 오며가며 미리 짐을 조금씩 쌌다. 싸다보면 간과했던 것들이 떠오르고, 미리미리 구매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준비가 다 됐다. 비행기 시간은 밤 11시였다. 밤이 돼서 커다란 배낭을 메고 공항버스에 올랐다. 이럴 땐 설레는 마음은 없고 기분이 울렁울렁한다. 밤 비행기는 기분이 늘 좀 그렇다. '이번 여행에서 별 문제 없이 잘 돌아올 수 있을까' 바짝 긴장한 나는 돌아올 걱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