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세훈 /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서리뷰01] 도시관측소 / 김세훈 저 (01)
오늘날 현대사회는 전통적인 가치나 조직의 규율에서 한층 자유로워졌다. 각자의 취향과 판단에 따라 개성 넘치는 일상을 살아간다. “현대사회가 빠르게 액상화 되고 있다.”(지그문트 바우만) 가볍고 쉽게 움직이며, 정해진 패턴이나 시스템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다.
개발주의 시대에는 특정지역을 선택과 집중으로 특화해 성장시키는 전략이었으나, 요즘은 기존 개발패턴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개성과 필요에 따라 장소를 발견하고 소비한다. 개인이 자신을 중심에 두고 공간과의 관계를 ‘필요한만큼’만 맺은 뒤 곧바로 흩어지는 현대사회의 특징과 닮았다.
- 성수동 : 과거 경공업 중심지(제화,인쇄 등)가 힙한동네롤 급부상
- 브루클린 : 예술가드의 실험실이자, 힙스터 타운으로 부상
- 쇼디치 : 쇠락했던 공장지대에서 언더그라운드 예술현장으로.
- 시부야 : 하위문화와 스크램블 교차로의 상징성 결합
20c중반까지 산업화시대 가장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단계는 ‘제조’였다. 그러나 21c지식기반 경제에서는 흐름이 달라졌다. 오히려 물건을 제조하기 이전단계와 이후단계의 부가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R&D–제조–마케팅,판매,서비스 과정에서 스마일링커브라는 이름처럼 양끝단 R&D과정과 마케팅 영역의 단계가 올라간 형태를 보인다. 제조단계의 부가가치는 낮아진 반면 전후단계의 부가가치는 크게 증폭되었다. 또한 첨단기술과 로봇을 활용하는 스마트제조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 애플 : 직접 상품서비스를 기획하고 아이폰을 디자인하며 판매, 마케팅, 구매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제품 생산 자체는 전문업체에게 맡긴다.
- 무신사 : 직접 패션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유입, 브랜드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는다.
- 리쇼어링 : 전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것. 트럼프정부 2기는 관세와 함께 미국 밖에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기업을 압박한다. 실제로 전세계 여러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도시를 가장 도시답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일자리’이다. 일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거대한 경제활동의 무대가 도시이다.
- 중국 선전시 : 테크기업과 첨단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일자리 천국. 상장기업만 200여개
한지역에 지식산업 일자리가 하나 생길 때마다 평균 5개의 서비스 일자리가 추가로 생긴다(엔리코 모레티) 이를 ‘연쇄창출효과’라고 한다.
- 평택시 : 세계최대 규모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들어선 이후, 약 1만명의 직원들 전입했고, 서비스일자리는 12만개(2015)에서 17만7천개(2022)로 증가했다.
연쇄창출이 일어나는 이유는,
(유사성) 시장과 기업환경 자체가 그 업종에 더욱 매력적인 공간이 되는 현상
- 압구정 성형외과에 밀집하면서 경쟁과 협업이 일어난다.
(상보성) 가치사슬의 일부를 공유하거나 협업이 가능한 사람들이 모여 집단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
- 척추교정전문의는 치료할 때 간호사, 물리치료사, 보험사직원 등이 필요하다.
(이종시너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업종이지만 같은 지역에 모여 있다가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순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현상.
- IT기업이 밀접해있는 강남,여의도에서 이동이 잦아 택시 이용이 많고 이에 따라 택시기사들, 전기차 충전소, 식당, 휴게소가 증가하는 사례.
일자리중심지가 이동해온 과정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한다. : 다핵화 / 계획성 / 공간 경량화
(다핵화) 소수의 도심부에 집중되었던 일자리가 20개 이상의 다양한 지역으로 확산, 특정도심에만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함.
(계획성) 정부나 지자체가 택지나 산업단지를 계획적으로 조성한 후 그 위에 기업,주거,상업기능을 복합적으로 배치함.
- 세종시 : 30만 인구의 행정도시로 자리매김.
(도심재편관 공간 경량화) 제조,도소매업 중심의 지역에서는 도심정체나 단계적 성격변화가 일어난다.
- 에셋라이트 : 과도한 고정자산 투자 없이 브랜드와 운영역량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예전 호텔사업은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올려, 모든 직원 객실,서비스 운영을 자체적으로 맡는 방식이었으나 막대한 초기자본, 고정비용이 소요되는 부담이 큰 사업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발,소유,고용을 다른 기업이 담당하고, 기존 호텔은 브랜드와 운영노하우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 경남 거창군 : 최근 거창군 인구는 6만명이하. 과거 ‘거창사과’ 사과농업으로 유명했으나, 기후변화로 사과산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폴리텍대학 거창캠퍼스를 인수해 엘리베이터 산업유치와 인재육성에 주목했다. 승강기대학 설립을 위한 지원조례 제정(2008)하고 한국승강기대학교를 설립했다. 600여명 학생 재학중이며, 원도심 남측에 승강기밸리 산업단지를 조성(45개 기업 유치)했다. 국내 최고의 승강기산업 중심지로 발돋움 했고, 승강기 관련 일자리 477개가 있다.
이제는 공간을 통해 구현될 경험과 교류의 실질적 가치를 볼 줄 아는 안목이 중요하다.
- 일본의 주택시장(타마 뉴타운) : 60~70년대 외곽에 대규모 주택단지 조성(22만명 거주)하며 인기를 누렸으나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자녀가 독립하며 더 이상 넒은 집이 필요없게 되었고주택가치는 40%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넓은 집이 아니라, 노후를 위한 돌봄서비스, 활기찬 커뮤니티가 제공되는 곳이었고, 이에 이들은 세대 순환형 주거정비와 다세대 공생형 마을만들기 정책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주택매도를 권유하고, 원하면 편리한 돌봄주택으로 이주시킨다. 기존 주택은 회사가 매입해 리모델링하고, 젊은 부부가구나 학생들이 선호하는 소형 임대주택으로 바꾼다. 유동형 임대자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 리츠(REITs)시장의 활성화 : 여러사람이 돈을 모아 시니어주택이나 요양센터, 오피스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개인이 매입하기 어려운 비싼 자산도 리츠를 통해 여러곳을 한꺼번에 운용하여 장기간에 걸쳐 수익을 창출한다. 일본의 리츠시장 자산규모는 한화 212조원, 미국에 이어 2위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고령자가 입주해 2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실버스테이’제도가 생겼다.
새로움이 세상과 만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오늘날 ‘디지털 아고라’의 영향력은 게임을 넘어 정치와 사회로 확장되었다.
- 현대의 디지털 아고라. 게임 :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게임 속 캐릭터와 배경음악을 깊이 빠져든다.
- 아마추어 게임 창작 <언더테일> : 왜 모든 게임에서 주인공이 적을 죽여야할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게임의 줄거리, 캐릭터, 음악을 모두 만들어냈다. 게이머들이 2차 창작물, 밈 등을 만들어내며 강력한 팬덤이 생겼다. BGM‘메갈로바니아’는 유튜브 조회수 1.4억회를 기록했다.
- 조바이든 선서캠패인<닌텐도게임; 동물의 숲> 가상 섬에 선거팻말을 세우고 가상 아이템으로 된 선거 굿즈를 활용했다,
- 반다이남코 : 건담프라모델 제작회사, 여전히 유통업체에 제품을 단순 납품하는 수준으로 성장한계를 보였으나, 건담메타버스 구축을 발표, ‘건프라별’을 만들어 제작자, 팬들을 가성공간 상에 초대했다.
- 트레비스 스캇 : 미국 유명 래퍼,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라이브공연을 진행했다. 이 공연에서 발표한 신곡 ‘The Scotts’은 빌보드싱글차트 1위를 기록했다.
제3의장소(레이올덴버그:1989)는 집(제1의공간)과 직장(제2의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소중한 영역으로,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주변 사람들과 소소한 즐거움으로 찾는 장소를 말한다. 제3의 공간은 단절된 사회에서 인간성을 회복하고, 건강한 시민사회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이와 다른 성격의 ‘제4의 공간 이 주목받고 있다. 이 곳은 타인과의 교류보다는 자에에 집중하는 특별한 영역이다. 내면의 진정한 욕구에 귀 기울이며 육체적, 정신적 단단함을 다지는 장소이다. 북스테이, 워케이션 등이 해당된다. 제3의 공간이 교류와 소속감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제4의 공간에서는 몰입과 성장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변화를 기록하고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큰 기쁨이다.
흥미로운 점은 제4의 공간들이 서로 끌어당기면 군집을 이룬다는 사살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면서도, 비슷한 감성을 가진 사람들과 은은한 분위기로 연결되고 싶어한다.
- 에피소드 강남점(코리빙하우스)의 ‘포커스룸’ : 외부와 최소한의 시야만 유지하면서 내부에는 최고의 업무환경 구축, 나만의 연구실로 기능한다.
- 에피소드 용산점의 ‘낙(N-ak)’ : 프라이빗 음악,영상 감상실로 마치 고급스러운 콘서트홀을 연상시킨다.
(희소성있는 특질) 다른 데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함 : 지역만의 독득한 정취, 토착적인 맛과 향, 고유한 문화와 기술, 독특한 서사와 사람 등
(깊이) 진짜 매력이 되려면 희소성과 함께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협력해야한다.
(세계적 수준) 지역성과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보편적 감동을 전달 할 수 있어야한다.
이러한 매력을 가진 동네들은 시대뱐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 하동 : (희소성) 대표적 녹차산지-찻입을 전통 그대로 무쇠솥에 덖어내는 방식이 이어져온다.
(지속성) 다담문화- 차를 직접 우려서 대접하며 차와함계 이야기 나누는 전통
(세계화) 하동녹차연구소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 다양한 차 원료와 새로운 품종 개발하여 농가 보급,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고품질 말차를 K-matcha이름을 공금하게 됨(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