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동역자-동반자

by 로셜리티 LOCIALITY

필자는 3년전 지금의 이 컨설팅 법인을 창업했다. 모두가 그러하듯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참 중요함을 알 것이다. 그러나 대표자로서의 삶을 좀 지내보니 나는 오히려 상대를 더 경계하게 되고, 선을 긋고, 나이스한 인상을 앞세워 사실 뒤로는 내가 감당할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고 있음을 알았다. ‘기독교기업’, ‘선한영향력’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태도와 철학을 포장하지만, 사실 그 안에는 내 이익의 정도에 따라 상대를 향한 나의 동역자적 마인드를 넣다뺐다하고 있음을 말이다.

사실 이익을 재는 것은 비즈니스 관계에 있어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만났다. 그러나 동업자로 시작해 동역자로, 동역자에서 동반자로서의 확장으로 이어져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브랜드의 본질적인 속성인 ‘우리다움으로의 연대’함에 다가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연찮게도 나는 자기이익추구를 위한 기업운영에 목숨걸고 열심히했던 ‘동업자’적 회사와, 회사가 힘들어 급여를 몇 달째 못 받지만 직원들이 이를 버텨내기 위해 함께 힘쓰는 ‘동역자’적 경지의 회사 모두를 경험했다.

전자의 회사는 연매출 300억 수준의 업계에서 대표적인 콘텐츠마케팅회사였고, 직원은 약 250여명 가까이 출근하는, 트랜디함과 핫함을 내세워 기업을 이미지메이킹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재직당시 매출이 약 000억, 다음해 매출은 약000억을 찍었다고 하더니, 그 다음 해에는 갑자기 회사가 파산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왜 그랬을까? 후문에 의하면 협력사들에게 사후 정산비용을 갚지않아 소송당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여기저기 투자해놓은 것은 많은데 협력사들에게 갚을 비용은 없어서 파산신청을 했다는 당시 회사 대표는, 이제는 누군가의 이름을 빌려 그 뒤에서 다시 ‘동업’의 조건을 걸고 사업을 하는 듯했다. 그로부터 그리 머지않아 나는 그에게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ㅇㅇ님. 제가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ㅇㅇ회사에 ㅇㅇ님 같은 인재가 필요해 연락드립니다.
이 회사는 연매출 00억 회사고 내년엔 000억 매출이 예상되고, 제가 ㅇㅇ직급을 제안드릴수있으니
함께해주세요.”


300억 매출 회사의 대표였던 그는 이제는 어딘가의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나름 열심히 살아내보겠다고 자기가 배운 ‘동업’의 언어로 또다른 이들을 찾고있었다. 그에겐 일의 의미보다 매출이 중요했다. 그것이 자신이 성공과 자기만족을 경험한 언어였으니까. 과연 그는 동역자로서의 성숙으로 향할 수 있을까.


후자의 또 한 회사는 재직당시 4~50명 규모였던 전략컨설팅회사다. 나는 사수와의 관계가 틀어져 결국 1년반 만에 이직했지만, 약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 회사의 기업문화, 직원들의 마인드를 상기하며 지금의 회사운영에 그 감각을 흉내내며 모방하고 있다. 이직 후 머지않아 당시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을 통해 기업운영이 쉽지 않다는 소식을 접했다. 몇 달간 급여를 못 받았다고 직원들이 동요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나가지 말고 모두 남아 상황을 돌파하자고 선언하셨다는 대표님의 결단이 충격적이다. 또 대부분의 직원들은 자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그 조직에 남아 일해보겠다 말한다. 그래서 결국 그 회사는 파산하지 않고 조금씩 회복 중에 있다.


무엇이 다를까?




최근 나는 모기관에서 리더쉽교육을 받고 있는데, 리더로서 우리가 갖춘 자세는 ‘동업자인가, 동역자인가, 동반자인가’ 에 대한 내용이다. 동업자, 동역자, 동반자는 모두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관계지만, 그 목적과 깊이에 차이가 있다. 동업자는 수익 공유를 목적으로 비즈니스를 함께하는 관계고, 동역자는 동일한 가치나 꿈을 위해 일하는 관계, 동반자는 운명 공동체처럼 삶과 운명을 함께하는 가장 깊은 관계를 의미한다.


- 동업자 (Partner in Business): 이익 추구를 위해 의기투합한 관계. 수익을 나누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여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한다.

- 동역자 (Partner in Mission/Work): 돈이 아닌 이념, 꿈, 가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관계.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의 사상적 일치와 서로의 위로를 중요시한다.

- 동반자 (Life Partner/Companion): 파트너의 상황(능력 부족, 변심 등)에 관계없이 끝까지 곁을 지키는 관계. 관계 자체가 목적이자 완성이 되는 운명 공동체이다.


요약하자면, 이익(동업)에서 가치(동역)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존재 자체(동반)를 공유하는 깊이로 발전하는 관계의 형태들이다.


동역자는 어떻게 하든 내가 짐을 더 지려 하고,

동업자는 어떻게든 덜 지려 하는 것이다.


동역자는 고난에 관심 갖는 사람이고,

동업자는 영광에 관심 갖는 사람이다.


동역자는 일을 많이 하려 하고,

동업자는 이익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동역자는 고난을 나누려 하고

동업자는 이익을 나누려고 한다.


동역자는 상대방의 수고에 관심 갖고,

동업자는 자기의 수입에 관심 갖는다.


동역자는 고난에 끝까지 함께 하고,

동업자는 이익의 빛이 사라으면 가차없이 떠난다.




생각해보자.


내가 하려는 일은 참 의미있고, 좋은 일이고, 멋진데.

왜 진정성 있게 함께 하려고하는 이들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을까.

왜 다들 서로 간보다가 몇 달지나니 전화도 안받는가.

주변에 내가 원하는 동역자가 그리 없는가.


답은 그대 안에 있다. 나는 상대를 동업자로 보는가. 동역자로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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