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역사문화 콘텐츠의 브랜딩

by 로셜리티 LOCIALITY

[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대한 이해와 로컬브랜딩 활성화방안 연구 ]

- 허동혁 / 석사 연구보고서 &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연구용역 발표 (2024.08)



[ 국문초록 ]


본 연구는 국내 대표적인 읍성도시 중 세계유산 등재 논의를 하고자 하는 서산 해미읍성의 세계유산적 가치 도출과 역사문화콘텐츠로서의 로컬브랜딩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데 목적이 있다. 세계유산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한 세계유산 등재조건의 적용 여부, 탁월한보편적 가치(OUV)의 정교화, 그리고 진정성, 완전성, 보존관리 영역에서 해미읍성이 가진 한계와 잠재력을 파악하여 해미읍성이, 그리고 서산시가 지역사회과 상생하는 이 유산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확장해야하는지 제안하고자 한다.


지난 2011년 낙안읍성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며 소위 ‘조선읍성 세계유산 등재’ 추진사업이 시작되었다. 대표적으로 순천, 서산, 진주, 고창이 연속유산으로 함께 등재 추진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중 특히 서산의 해미읍성은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스토리텔링 요소를 간직한 자원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역사문화콘텐츠를 지역의 대표적인 로컬브랜드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을 ‘브랜드’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즉 로컬브랜드 전략은 ‘지역다움’을 발견하는 것이고, 분석에 따라 도출된 새로운 가치, 차별적 가치, 지속가능한 가치, 타당한 가치들을 활용해 이 지역다움을 강화, 재창조, 재포지셔닝하며 궁극적으로 지역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전세계의 많은 국가와 도시들이 ‘역사문화’를 활용한 도시브랜드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특히 ‘유럽 문화수도’가 대표적이며 우리나라 또한 ‘지역문화진흥법’이 재정됨에 따라 ‘문화도시’ 정책이 본격화 되었다. 대표적인 역사문화콘텐츠 브랜딩 사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브랜딩, 베트남의 세계유산 브랜딩 정책, 트로기르 세계유산 도시의 브랜딩, 국내 청주시의 ‘직지’의 콘텐츠화 사례를 살펴보며, 이러한 역사문화콘텐츠를 브랜딩하기위해 적용한 전략(이미지전략, 콘텐츠전략, 인프라전략, 소통전략)들을 살펴본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문화유산에 해당하는 등재기준 6개 중 한가지 조건 이상을 만족해야하며, 이를 OUV, 즉 ‘탁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원래의 가치가 잘 보존되어 있는지 판단하는 진정성과 그 유산의 가치가 현재 충분히 보여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완전성, 중장기적으로 그 유산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보존관리 영역까지 전반에 걸친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처럼 해미읍성은 세계유산적 연구 관점뿐만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로컬브랜드로 거듭나기위해 다양한 통합적 운영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현재 각 영역에서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운영관리체계의 통합과 해미읍성 공간 내부뿐만 아닌 외부 완충지역의 경관적 환경개선, 우리 문화유산을 대내외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문화전문인력들의 역량강화, 국제사회와의 접촉면과 교류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 기관과의 소통이 차차 이루어져 나간다면 해미읍성의 유산적 가치는 매우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제어 : 유네스코, 세계유산, 문화유산, OUV, 로컬브랜딩, 서산, 해미읍성




1. 역사문화 콘텐츠의 브랜딩


‘역사문화콘텐츠’란 보존과 활용의 논리 사이에서 많은 논쟁을 겪어 오면서도 지역문화를 상징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며 그 가치를 인정 받아왔다. 국내외의 많은 국가들에서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역사문화’는 국가, 도시 및 지역차원의 성장동력이자 지역의 문화적 경쟁력으로 그 가치가 커지고 있다. 또한 이를 활용하여 많은 도시들이 역사문화콘텐츠를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는 핵심요소로 활용하여 브랜드화하는 방식으로 각 지역사회의 문화적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브랜드 정책사례로 ‘문화도시’를 들 수 있다. 과거 유럽의 많은 도시들은 급격한 공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노동인구의 도시 밀집으로 인한 과밀화현상, 이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화 등을 수차례 겪으며 도시가 성장-쇠퇴되어왔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도시쇠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문화 및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고, 그에 따라 도시들은 점차적으로 문화, 예술의 활성화를 통한 도시의 문화적 재생에 관심을 갖게 된다. 1985년 유럽 각료회의에서 문화도시와 관련된 담론이 이루어졌고, 그리스의 문화부 장관인 ‘멜리나 메리쿠스(Melina Mericus)’가 ‘유럽의 문화적 통합에 기여한 도시’와 ‘문화유산 보존도시’를 유럽 문화도시로 지정해야한다고 제안하면서 세계적으로 문화도시의 정책적 기조가 시작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 문화도시 담론이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문화중심도시 및 살기좋은 도시 만들기를 국가정책과제로 내세우며 5개 도시(광주, 경주, 전주, 부선, 공주·부여)를 지역거점 문화도시로 지정한 바 있다. 최근에는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재정되면서 문화도시 지정 근거가 마련되어 각 지자체에서는 본격적으로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제고하고 문화생활을 일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도시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이에 국내·외의 많은 도시들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동아시아문화도시, 세계문화유산도시, 생태도시, 역사문화도시, 공예도시 등 다양한 도시문화 잠재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기위한 차별화된 방향성을 모색해가는 중이다.





1) '유네스코 세계유산’ 브랜딩


국제적 차원에서 대표적인 문화유산 브랜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엠블렘을 들 수 있다. 1972년 제정된 『세계유산협약』에 의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iversal Vlue)를 지닌 문화, 자연 및 복합유산을 지정하고 있는데 2023년 기준으로 문화유산 933점, 자연유산 227점, 혼합유산 39점 등 모두 1,199점의 세계유산이 목록화되어 있다. 이 『세계유산협약』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여타 다른 문화협약과 비교해 볼 때, 가입국가 및 인지도 측면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협약인데 그 주된 이유가 세계유산의 등재가 가지는 사회경제 및 문화적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구한 역사적 전통을 이어온 국가들은 한 점이라도 더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유산의 분포가 유럽 국가에 더 치중되어 있고, 건조물(建造物) 위주가 많아져 그간 지역간, 종목 간 균형과 유산의 다양화가 주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로고’는 유산의 가치와 진정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이다. 유산도시의 국내외적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주요 브랜드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세계유산 브랜드는 단순한 가치가 아닌,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유산의 질과 가치를 공식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매우 높다. 세계유산협약에 따른 유산의 보존과 보호에 적용되는 합리적이고 엄격한 평가 잣대가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대표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고, 이를 다음 세대로 전달해 줘야 한다는 당위성과 장기적 과제까지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세계유산 국가들이 세계유산 지정과 로고 사용으로 국제관광지로서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치중하여 이 브랜드 자체에만 전적으로 안주하려는 경향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image.png 세계유산 관련 로고




2) 베트남 세계유산 브랜드 정책


베트남은 세계유산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베트남 관광청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베트남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1,260만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대비 70%의 수치를 기록하였고, 2024년 1,8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짱안 경관단지(Trang An scenic)는 2014년 지정된 이래 닌빈(Ninh Binh)성의 집중적인 브랜드 개발 및 유산관광 정책으로 불과 8년 만에 37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세계유산 지역은 단순 유적지 관광뿐 아니라, 공연예술, 음악페스티벌, 영화, 패션, 현대 공연예술 등 다양한 문화산업이 동시에 성장하는 개발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또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꽝남(Quảng Nam)성은 관내에 있는 세계유산인 ‘호이안 옛마을’과 ‘미선 성지’ 두 지역을 묶어 도시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적극적인 해외 매체 및 기관과의 협력을 통하여 아시아 13개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로 마케팅하거나, 미국여행사가 추천한 세계에서 가장 멋있는 역사도시로 알리는 등의 홍보를 해오고 있다.


image.png (좌)호이안 고대성지 / (우)미선성지




3) 트로기르 세계유산 도시의 브랜드사업


‘트로기르’는 아드리아해 연안에 접한 크로아티아의 항구도시로 1만3천명이 살고 있는 조그만 도시이다. 이 도시는 1997년에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다. 2019년 시 정부는 도시의 매력적인 면을 부각하여 지역경제의 발전을 위해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였다. 지중해 연안의 여러 유사한 역사도시와의 차별화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세계적인 거장들이 트로기르에서 일하며 걸작을 만들었고 구시가지(세인트 로렌스 대성당, 세인트존 성당의 돌벤치)에는 그들이 남긴 작고 세밀한 흔적들이 남겨져 있다. 트로기르는 유럽 전역에서 가장 중세시대의 흔적을 지닌 도시이다. 하여 트로기르는 ‘Marked by Masters’라는 도시슬로건을 새롭게 설정하여 장인의 도시임을 강조해 나갔다.


트로기르의 새로운 시각적 아이덴티티는 트로기르의 도시 곳곳에 새겨진 예술적 흔적(돌에 새겨진 그림 등)에서 영감을 받아 픽토그램 시스템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는 그 당시 트로기르의 생활상과 아름다움을 현대적 브랜딩으로 잘 접목한 예로 평가된다.

image.png (좌)크로기르 로고, (우)트로기르 기념티셔츠
image.png 돌에 새겨진 문양과 픽토그램 개발




4) 청주의 『직지』 브랜드 활성화


청주는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소장중인 『직지심체요절』을 중요한 문화유산 자원으로 간주하고 이를 국내외적으로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도시이다. 국내에 소장하거나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해외소장 문화재를 대상으로 대담한 브랜드 구축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 청주는 청주읍성이 훼철되는 등 도시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제대로 남아있는 문화재는 상당산성 이외에 별로 없다. 따라서 청주시는 1995년 이후 문화도시를 지향한 정책을 도입하고 그 일환으로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직지』라는 소재를 도시의 중심 브랜드로 설정하였다.


오늘날 청주는 전 세계적으로 금속활자의 본고장으로 자리매김에 성공하였고 국제회의, 해외전시, 축제, 인쇄문화특구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디지털 기술혁명이라는 21세기 신문명을 개척하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4년 ‘유네스코 직지상’을 제정하고 인쇄술의 문화교류를 통한 국제브랜드 구축을 위해 노력하였다. 세계기록유산 보존 및 활용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인류문명 발전 기여,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의 선도도시에게 시상한다.

image.png (좌)직지 상장, (우)직지상 시상식 장면




2. 세계유산제도의 이해


세계유산은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세계유산협약, 1972년)에 따라 선정된 인류의 소중한 자산으로 2023년 현재 195개국 1,199점에 이르는 유산이 등재되어 있다. 문화유산, 자연유산, 혼합유산의 3종류가 있으며 매년 25여 점의 유산이 신규로 등재되고 있으나 주로 문화유산이 더 많이 올라가고 있다. 최근 전쟁, 자연재해, 개발 등으로 위험에 처한 유산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1995년 첫 3점의 문화유산(석굴암 불국사, 종묘, 해인사판전)을 시작으로 현재 문화유산 14점, 자연유산 2점을 등재하고 있어 수적으로 중상위권에 속한다. 잠정목록에 반영된 유산의 숫자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잠정목록 유산은 협약가입국이 장차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기를 원하는 유산으로, 지금까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는 모두 182개국 1,773개소가 있으며, 한국은 최근에 <갯벌(확장)>, <부산 전쟁 수도 유적지>, <양주 회암사지> 유적 등 올려 모두 14개소를 올렸다. 조선시대 읍성 중 <낙안읍성>이 2011년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간 이래 근 13년간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어 여러 각도에서 새로운 전략 수립을 모색하고 있다.




1) 세계유산 등재 현황


(1) 한국의 세계유산

‘세계유산’이란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1972)에 의거 인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문화 및 자연유산으로 매년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선정된 (부동산)유산을 말한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 총 1,199점(문화유산 933점, 자연유산 227점, 복합유산 39점)이 등재되었다.


한국은 2023년 현재, 자연유산 2점, 문화유산 14점 등 모두 16점의 세계유산을 등재시키고 있다. 북한의 문화유산 고구려벽화고분, 개성역사지구와 중국의 고구려고분군 3점을 포함한다면 한국역사와 관련된 유산은 모두 19점이다. 한국이 올린 유산은 주로 문화유산이며 <조선왕릉>, <고인돌>, <백제역사지구>, <산사>, <서원>, <갯벌>, <가야고분군> 등 여러 점의 연속유산으로 신청되어 각 지역에 세계유산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image.png 한국의 세계유산(2023년 기준) / 필자 작성


(2)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가 있는 한국 유산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14점의 잠정유산이 있는데 1994년 맨 처음 신청한 유산 중에 현재까지 강진도요지, 설악산 천연보호지역, 중부내륙산성이 세계유산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양주회암사지>, <한국전쟁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 <갯벌 추가> 지역이 새로이 올라갔다.

image.png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2023년 기준) / 필자 작성


(3)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추진유산

이밖에 각 지자체가 잠정목록 등재를 위해 준비하거나 추진 중인 유산은 문화유산 54점, 자연유산 18점, 복합유산 5점에 달한다. 이러한 과잉된 현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 등재 이후 지역의 사회경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가유산청은 한국의 잠정목록 신청단계부터 유산의 가치, 보존관리계획 등 세계유산으로서의 자격을 엄밀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image.png 한국 잠정목록 추진유산 (필자 작성)

현재 한국의 세계유산목록에서 <해미읍성>과 유사한 성곽유산이 다수 올라가 있다. 경주역사지구의 <명활산성>, 백제역사지구의 <공산성>, <부소산성> 그 외 <수원화성>, <남한산성> 등이 있으며, 잠정목록엔 <중부내륙산성>, <조선 수도성곽과 방어산성>이 들어가 있다. 또한 관방시설로 대구 경상감영 달성읍성, 강화김포 해양관광유적이 잠정목록으로 올리기 위한 노력이 있고, 읍성으로서는 제주도 성읍마을이 있다.


한국의 세계유산에는 주민들이 살고 있는 성곽도시나 마을과 같은 정주유산(定住遺産)이 많지 않다. 지금까지 한국의 역사마을(하회 양동) 1점이 있고, 잠정목록에는 낙안읍성, 외암마을 등 2점만 올라가 있어 유럽국가 등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성곽유산은 많지만, 정주유산 즉 마을 혹은 성곽도시로 분류될 수 있는 유산의 수는 적다. 따라서 <해미읍성>과 같은 정주유산의 세계유산으로의 등재 추진은 한국 등재유산 유형의 다변화라는 관점에서 바람직하다.




2) 세계유산 선정기준


(1)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는 세계유산의 기본 개념으로 “국경을 초월할 만큼 독보적이며, 현재 및 미래 세대의 전 인류에 있어 공통적으로 중요한 문화 및/또는 자연적 중요성을 의미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OUV의 규명은 보는 관점에 따라, 학문적 결과에 따라 다소 다르게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유산위원회는 하나의 학문적 결과에 입각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된 결과가 유산 OUV를 규명하는 데 활용되어야 한다. 세계유산으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정당화 하기 위해서는 등재기준 외에도 아래의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는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를 말한다. 이러한 조건이 만족될 때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성립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유산 등재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OUV를 입증하는데 유의할 점이 있다. 연속유산으로 신청할 때 이에 포함되는 대상 유산이 너무 많을 경우, 각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밝히는데 매우 많은 시간과 과도한 노력이 소요될 수 있다. 한국의 서원, 사찰, 가야 고분군에서 볼 수 있듯이 OUV의 정의, 통합적인 보존관리 체제를 수립하는데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유산의 가치, 성격, 완전성 등을 검토하여 3~5개의 유산으로 규모룰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유산 등재작업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부터 OUV가 떨어지는 유산은 과감히 제외하며, 시대 구분도 엄격히 적용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2) 진정성

세계유산, 특히 문화유산의 존립 근거는 이 진정성(Authenticity)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유산 제도의 밑바탕이 된 “베니스헌장”Venice Charter에 이미 이 개념이 등장한 바 있고, 「세계유산협약」에서도 중요한 개념과 제도로서 다루어져 왔다.


유산의 형태와 디자인/ 소재와 재료/ 용도와 기능/ 전통, 기법, 관리 체계/ 위치와 환경/ 언어와 기타 무형유산/ 정신과 감정/ 기타 내부 및 외부 요인에 관한 진실되고, 신뢰성있는 내용을 서술해야 한다.


(3) 완전성

완전성(Integrity)는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추어 결함이나 부족함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표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가? 적정한 규모인가? 개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없는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 <해미읍성>에서 병영성의 가치를 강조한다면, 세계유산 기준 중 이 완전성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완전성을 위한 핵심지역과 완충지역을 아우르는 역사·문화 환경의 공간 정비도 필요하다.


(4) 비교연구

실제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면 적어도 3-4점의 유사 유산과의 비교연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유산의 유산적 특성, 탁월한 가치를 파악할 수가 있다. 동일 문화권의 유산뿐 아니라 타 지역의 유산과의 비교도 필요하다. 답사, 현지조사, 전문가 초청 세미나 등 여러 방안을 통해 비교하게 된다.


(5) 보존관리계획

유산의 보존관리계획(Preservation and Management Plan)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사실상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체계적으로 마련되기 전에 세계유산으로 올라가기 어렵다. 「유엔 SDG 2030」과 관련하여 기후의 변화,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 등의 영역도 보존관리계획에서 검토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를 위해 1)분야별 관리계획의 수립, 2)세계유산 5C를 중심으로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연속유산으로 신청되는 유산들은 개별 관리뿐 아니라 전체적인 보존관리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한국은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 지방자치단체간의 협의기구 등을 수립하여 관리하고 있다.


또한 읍성은 군사적 목적으로 지어졌던 장소이기 때문에 군사유산과 관련이 있다. 현재 전세계의 세계유산 중 군사유산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유산의 현황과 특징들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