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청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뇌 위생은 ‘살아있는 얼굴’에서 일어난다

by 로코모션피지오

최근 한국 연구진이 ‘뇌 청소법’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234566.html

[기사요약] ​뇌척수액이 얼굴과 목의 림프관을 통해 배출되고, 안면 부위를 자극하면 그 흐름이 빨라진다는 내용이다. 실험 결과는 인상적이다. 생쥐에게 가볍게 안면 자극을 주었더니 뇌척수액 배출이 최대 5배까지 늘었다.


기사 곳곳에는 ‘얼굴 마사지’가 등장한다. 살살 문지르라, 하루 세 번 하라, 자극 강도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 같은 구체적인 가이드도 따라붙는다. 그런데 기사를 끝까지 읽다 보면, 정말 중요한 문장이 하나 나온다.


안면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근육 활동이 림프관의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 핵심은 마사지가 아니구나.




안면근육은 ‘인간만의 근육’이며,

사회적 활동과 연관이 깊다


우리가 말하는 안면근육은 단순히 피부를 당기는 근육이 아니다. 씹고, 말하고, 웃고, 표정을 짓는 근육이다. 즉 저작근과 표정근, 인간만이 유난히 발달시킨 근육들이다.


이 근육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사회적 활동과 연결되어 있다.

• 혼자 가만히 있을 때는 거의 쓰이지 않고

• 누군가와 대화할 때

•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씹을 때

• 웃거나 감정을 표현할 때

비로소 활발하게 움직인다.

피터르 브뤼헐 작품. 웃고, 떠들고, 씹고, 마시는 얼굴들이 있다.


다시 말해, 뇌를 청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안면근육 활동이란 ‘잘 살아가는 얼굴’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마사지에 꽂힐까요?

편하고 보고싶은것만 보는 우리의 뇌님


이쯤 되면 질문이 생긴다.

왜 사람들은 “웃고, 말하고, 씹어라”보다

“마사지하라”에 더 집중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 웃어라 = 상품이 안 된다

• 대화해라 = 팔 수가 없다

• 사회활동을 늘려라 = 측정이 어렵다


반면에,

• 마사지기 = 상품이다. 바로 팔린다

• 하루 10분 = 마케팅이 쉽다

• 과학적으로 입증 = 신뢰도 확보


결국 수동적인 관리 방식은 자본주의에 훨씬 친절하다.

하지만 친절하다고 해서, 그게 본질은 아니다.




뇌는 얼굴을 ‘움직일 때’ 가장 잘 청소된다


이 연구가 말하는 진짜 메시지는 오히려 정반대다.

• 얼굴을 가만히 만져주는 것보다

• 얼굴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삶


즉,

• 재밌는 대화를 나누고

• 서로 몸을 기울여 웃고

• 입을 크게 벌려 와구와구 음식을 씹고

• 다양한 감정의 표정이 살아 있는 것(=공감)


이 모든 것이

안면 림프관을 가장 자연스럽게 자극하는 방법이다.

르누아르<보트파티 오찬>. 서로 바라보다 웃고, 말하다 웃고, 음식을 먹는 중인, 정지가 아닌 흐르는 표정이 보인다. 바로 식사 = 관계의 밀도이다.


뇌는 조용히 관리받을 때보다,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더 잘 청소된다.

그러려면 그 기본 바탕에는, 삶의 생활 반경 자체를 높이는 몸의 ‘이동능력(로코모션)’이 너무나 중요하다.




최고의 뇌 위생법, 살아있는 ‘얼굴’로 살기


우리는 자꾸 몸을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

피부도, 얼굴도, 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연구가 아이러니하게도 보여주는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높이는 것이다. 뇌 청소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활동성이고, 도구가 아니라 관계다. 뇌는 마사지 받을 때보다, 크게 웃고 말하고 맛있는거 먹으며 잘 살아갈 때 더 깨끗해진다.


그러니 오늘 뇌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새 마사지기를 사기 보다,

• 누군가와 만나서 수다를 떨고

• 배꼽 잡고 웃고

• 서로 공감하고 감정을 나누며

• 다양한 식재료를 씹는 것이다.


프란스 할스의 작품. 와인, 웃음, 과장된 표정들이 잘 나와 있다.

뇌를 청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인간다움을 지키는 일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얼굴을 ‘살아 있게’ 쓰는 것이다.


(반대로 표정 활동이 줄면 뇌 청소에 영향이 있을까? 라고 생각해볼 수 있는데, 과학적으로 아직 확정된 연구가 없다. 또한 ‘보톡스 맞아서 얼굴 림프 흐름 자체가 망가진다’는 과학적으로 확립된 보고도 아직 없다)



눈꼬리 주름, 벌어진 입, 광대 등 림프가 흐를 수 밖에 없는 표정들이다

웃으며 식사하는 장면은 이미 수백 년 전 명화 속에 있었다. 그때 화가들은 몰랐겠지만, 그 얼굴들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가장 건강한 뇌 청소 장면이다. 건강을 주제로 그린 게 아니고, 치료를 설명한 것도 아니며, 관리법을 말하지도 않는다. 그냥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장면을 그렸을 뿐이다. 명화는 이미 알고 있었다.

안면 림프관 펌프 풀가동법을…


그런데 지금 우리가 과학으로 다시 말하는 것이다. 웃고, 말하고, 씹고, 공감하는 얼굴이 뇌를 살린다고. 명화는 이미 알고 있었고, 과학은 이제야 따라온 셈이다.


인간은 원래
혼자 조용히 관리받으며 사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떠들고, 씹고, 웃으며
‘얼굴’을 써야 하는 종이다.


뇌 청소 중인 얼굴 클릭클릭!! https://youtu.be/lzlGAivBQO8?si=LH4_lnw04P2njqBZ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