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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Sep 15. 2019

일산행

연휴 마지막 날

다소 짧은 추석 연휴가 끝이 난다

아쉽다..

아쉬우면서도 나름 알차게 보냈기에 만족감은 있다 


목요일엔 할머니댁+카페

금요일엔 출사

토요일엔 나리공원+양주+캠핑 가족데이

일요일엔 일산 힐링데이

이렇게!

정말 알/차/게! 바/쁘/게!


오늘은 그 마지막 날이기에 아쉬우면서도 시원섭섭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카페 goto 플레이스인 일산에 왔다

빵빵 뚫리는 길, 그리고 화창한 날씨에 드라이브가 신이 났다

다만 유튜브랑 연결하거나 내비를 틀거나 둘 중 하나밖에 못해서 아빠 차에 있던 CD 속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갔다

오래간만에 큰 차를 몰다 보니 감이 달라서 조금 헤맸다

이번 연휴에는 대체로 날씨가 좋았어서 기분이 좋다


오늘 갈 곳은 브런치 집

얼마 전부터 브런치가 당겼는데 갈 만한 집이 없었다

그러다 인터넷 파도 타다가 찾은 일산 브런치 집! 여긴 가볼만한 듯해서 바로 출발~!

세수만 하고 옷만 샤방한 원피스로 변신! 하고서는 아빠 차에 올랐다

당분간은 내 꼬꼬마차를 언니의 운전연수 차로 보내야 했다

뭔가 내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다는 기분이 이런 느낌일까?

벌써 이 차에 정들었나 보다

그럴 만도 한 게 이 차와 나와 단 둘이서 벌써 갔던 곳들이 꽤나 많다

그만큼 나의 친구가 되어버렸다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 내 곁에 있어주었으니까 


차를 40분 타고 달려 도착한 다른 동네 일산

이제는 제법 이 동네가 익숙해졌다

많이 다녀간 카페, 레스토랑들이 있고 산책도 즐겨했기에

오늘 가려던 곳 근처에 차를 세우고(차 세우기 편한 게 가장 큰 장점)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적었다

이 식당에는 혼자 오는 사람도 많았다

내 앞에 2팀이 있어 따사로운 햇볕 아래서 20분 정도 기다리고 입장!

앉자마자 베이컨 에그 베니딕트와 팬케이크(사이드 메뉴) 한 장, 아이스 더치커피를 주문했다 

신났다 정말 날씨가 좋아서 브런치를 먹기 너무나도 좋은 날씨!

하늘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오늘은 정말 나오길 너무 잘한 거 같다

브런치를 먹으니까 생각났던 가십걸을 넷플릭스로 보면서 브런치를 마지막까지 싹싹 긁어서 즐겼다

너무나 맛있었던 브런치! 커피 가격도 착하고 리필도 된다고 해서 여긴 꼭 다시 오고 싶다 


배불리 먹었겠다 이제는 산책을 잠깐 해보고 싶어서 앞에 놀이터를 가보니 하늘이 탁 트여서 너무나 힐링되었다

잠깐 그늘막에 앉아서 쉬다가 아까 브런치 집 바로 옆에 있는 Sooner or Later라는 카페에 도착!

올 화이트인데 햇볕이 너무 잘 들어서 이뻤던 카페! 

한 가지 낚였던? 것은 쇼케이스에 무화과 머핀이 하나 있어서 급한 마음으로 겟 했더니 마지막이 아니라

많이 안 꺼내놓는 것이었던... 그래도 뭐 어차피 시킬꺼였으니깐 

생각보다 풍부하면서도 많이 달지 않은 크림과 차향이 나는 머핀이 커피와 잘 어울렸다

여기도 웨이팅이 꽤나 많았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역시 어딜 가나 사람이 바글거린다

그런 게 조금 귀엽기도 하다


내가 화장실 간 동안에 머핀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는데

커피는 없길래 뭐지 하고 생각했는데 식을까 봐 나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주는 사소한 센스가 돋보인다


이 카페에도 다양한 손님들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친구들, 연인, 모녀, 나홀로족 등

일산의 사람들은 강남, 강북 사람들과 또 다른 분위기이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나와 비슷한 부류?라는 게 느껴져서 편안하다 


얼마 전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했는데 나름 대만족이다

일 말고 다른 것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알맞은 선택이다


요 며칠 조카들이랑 있으면서 느낀 건데 조카들이랑 있으면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

너무 이쁘면서도 내가 결혼하면 이런 아이들이 생기고 하는 그런 순간들이 그려지면서...


카페에 있으면 재밌는 점 또 하나는 사람 구경이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관심사가 있고 어떤 메뉴를 주문하는지 보는 게 흥미롭다

아 그리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지도

그리고 혼자 다니면 좋은 점은 웬만하면 앉기가 쉽다

바 자리도 서슴없이 앉을 수 있기 때문에


그나저나 다섯 시쯤 되는 시각 

이제는 따가운 햇살도 저물었다

배는 아직도 꺼지지 않은 상태 

현 카페에서 보낸 시간은 약 두 시간 반

그쯤 되면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그래서 딴짓 좀 마구마구 하다가 

독서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이 쓴 글도 좀 읽고 카페 안의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귀를 기울여보다가 

다시 글 뽐뿌가 와서 글을 써 내려간다


생각을 한다

나는 왜 여기에 있지? 음....... 집에 가기 싫어서????? 맞아

그러면 나는 왜 밖에 나왔지??

집에 있기 싫어서

왜?

마지막 주말을 엄마 아빠와 도봉동에 있기 싫어서 왜?

방은 비좁고 책상은 없고 엄마, 아빠는 잔소리를 하거나 뭔가를 시킬 테니까


그렇게 무언가를 계속하다가 여섯 시 20분이 되었다

lets think think think

인간은 고뇌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일까

다 내 마음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고뇌하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지금 나의 이 고민은

뭘까?

maybe i need to practice making decisions on my own

not by anyone else

practice, certainty makes things easier


아무튼 잊고 있던 투두 리스트가 떠올랐고 다행히 그것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허기가 져서 저녁을 가볍게 무화과 요거트로 주문!

기대보다 훨씬 맛있어서 순삭! 신의 한 수 초이스다

기분이 좋아진다

밀렸던 사진 정리를 하니 마음도 같이 정돈이 된다

그렇게 추석 연휴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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