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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Mar 20. 2018

2018의 봄

3월

3월 20일 화요일의 하늘은 어쩐지 어디론가 숨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 같다. 길거리의 차들은 평소보다 속도를 내지 않고, 조금은 서로 양보를 해준다. 3월은 봄을 알리는 계절이다. 입춘은 2월에 있다지만 2월은 아직도 차디찬 겨울의 기운이 가득하다. 가장 평화롭고 여유로운 듯한 느낌을 주는 3월. 다른 때와는 다르게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대단한 연휴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3월의 계절은 변화무쌍한 매력적인 여자와 비슷하다. 어느 때는 봄의 화창함과 따스함이 느껴져서 그게 계속 될 것 같으면서도 한순간에 차가운 공기가 에워싸면 온기는 온대 간데 없는 변덕을 보여준다. 아직은 겨울옷을 세탁소에 맡기지 못하는 시기. 밤이 되면 패딩이나 두꺼운 코트를 다시 꺼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두껍고 무거운 옷들에 손이 점점 안 가게 되지만 코가 시린 한밤중에는 그것만 한 것이 없다. 


봄과 가을의 차이점은 봄은 이제 곧 따뜻해진다는 희망과 새로 시작하는 것의 기대감이 있다면 가을은 곧 추워지고 한 해가 끝난다는 것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나는 가을 보다 봄이 좋다. 봄이라는 단어 자체도 외자로 단단하게 끝나서 마음에 든다. 이 시기가 되면 괜히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좀 더 멜랑꼴리 해지는 것 같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괜히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날씨 좋은 날에 공원을 여유롭게 걸어보고 싶기도 하고, 벚꽃 나들이를 가고 싶어진다. 또, 괜히 새로운 카페에 가서 안 읽던 책도 읽고, 평소에 안 하던 행동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2018. 그리고 03월. 숫자는 하루하루 넘어간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숫자는 우리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것이 나이 든, 직업 경력 연수든, 연애 횟수든, 시험 성적 점수든, 올림픽 선수들의 기록 시간이든 간에 아무리 스토리가 장황해도 사람의 숫자를 보면 정말 무엇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 한 끗 차이로 그 사람과 나와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2018년의 1/4의 지점에 도착한 지금. 아직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3월. 아직 9개월이라는 시간이 내게 남아있고, 그 시간을 아주 잘 보낼 거라는 확신이 흔들리지 않는 시기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3월, 봄기운을 받아 힘을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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