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당신의 생일이었네요.
그 사실을 알아차리곤 순간 멍해졌어요.
바쁜 탓도 있었다지만 내가 당신의 생일을 잊다니.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생일이 언제예요?라는 질문에
우리 집에선 딱히 생일을 챙기지 않아,라고 스치듯 이야기했던 당신의 대답.
나는 그 대답에 당신의 생일을 평생 기억해야지, 생각했어요.
그렇게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고 함께하고 기억했죠.
그러다 당신과 함께하지 못하게 된 뒤에도
매해 그날만은 마음속으로나마 당신의 생일을 축하해야지 했어요.
태어나서 축하한다고
잠시라도 내 곁에 와주어서 고마웠다고
행복하기를,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근데,
당신을 잊으려 노력했다지만 당신의 생일까지 잊을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당신을 잊어 가는 거겠죠. 희미해져 가는 거겠죠.
그래도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행복한 하루였기를,
오늘도 행복한 하루기를,
앞으로도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