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의 낮잠이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 잘 쓰는 방법!
나는 여행지에서 낮잠을 잔다!
물론 매번 여행을 가서 낮잠을 자는 것은 아니다. 나는 무척 촘촘한(아주 거미줄 같은...!) 일정의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여행지를 즐길 시간은 짧아서, 보고 싶은 곳은 너무 많아서, 그렇기에 아주 '빡쎈' 일정으로 다녔다.
그러다 보니 여행 중에 시간을 허투루 쓰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동이 트기도 전에 아무도 없는 여행지의 일출을 보러 나가, 보석처럼 반짝이는 그곳의 야경까지 보고 들어와 뻗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나는 가고 싶은 곳을 가서도 피곤함에 눈을 비비고 흐느적거리며 밖을 돌아다녔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휴가보다는 투어였다.
그러다 보니 여행을 다니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너무나 원해서 온 여행이었고 나를 위해, 즐기기 위해서 온 여행이었는데 오히려 나를 혹사시키며 느끼는 것도 없이 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나중에는 내가 사랑하는 여행을 나 스스로 힘들어하게 될 수도, 버거워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사랑하는 여행을 힘들어하지 않고 즐길 수 있을까,
일단 포기할 수 없는 것부터 정했다.
일출과 야경. 어느 나라에 가든 어느 도시에 가든 일출과 야경은 꼭 보는 나이기에 여행 중 하루라도 일출과 야경은 꼭 봐야 했다. (그곳의 일출과 야경이 좋았다면 그 이상 보러 나가기도 했다.) 그렇다면 늦잠이나 일찍 자는 것은 힘든 상황.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낮잠이었다.
만약 여행이 4일의 일정이라면 2일 차나 3일 차에 앞 뒤로 일출과 야경을 넣고 중간에 숙소에 들어와 낮잠을 자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숙소를 일출과 야경을 볼 수 있는 장소와 가까이 정한다면 더 좋다! (만약 숙소를 옮기는 날이라면 체크인 시간에 맞춰 낮잠을 자러 들어갔다.) 그렇다면 시내의 가까운 관광지 한 곳을 둘러보는 정도의 시간만을 빼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이다.
계획한 시간만큼만 쉴 수 있는, 정해진 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 더 자고 싶은 욕심을 이길 수 있는 의지!
처음 여행지에서 낮잠을 잘 때에는 걱정이 많았다. 더 나은 여행을 위해 낮잠이라는 카드를 선택했지만 막상 숙소에 도착해 침대에 누워있으니 잠도 오지 않고 생각이 많아졌더란다. 이렇게 시간을 허투루 보내도 괜찮을까, 그냥 나가서 가보려고 생각했던 곳이나 가볼까, 아 잠도 안 오네... 그렇지만 몇 번의 여행지에서 낮잠을 잔 뒤 나는 깨달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것을 놓칠 수 없는 나에게, 중간에 낮잠을 자는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는 것을! 맑지 않은 정신에 의무적으로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조금의 휴식을 가진 뒤에 더 맑은 정신으로 관광지를 느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경험해 본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피곤할 때의 잠깐 자는 10분에서 20분의 낮잠은, 잠깐의 낮잠만으로도 피곤도 사라지고 정말 맑은 정신을 가질 수 있다.
생각해보니 여행을 다니며 길 위에서 허투루 보내는 시간도 많았다. 시간을 30분 단위로 끊어내어 교통편에 맞춰 계획을 정해놓았지만, 계획이 나의 마음대로 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예를 들어 런던에 처음 갔을 때 빅벤의 야경을 보기 위해 7시-8시로 계획하고 출발했는데, 영국은 해가 9시 이후에나 진다나... 결국 근처 맥도날드에 앉아 시간을 때운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행을 가면 나를 위해 낮잠을 잔다.
물론 모두에게 여행지에 가서 낮잠을 자라! 는 말은 아니다. 단지 조금은 여유로운 일정을 여행을 할 때, 체력적으로 여행이 힘이 들 때, 나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곳의 모든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을 때에! 이러한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 기회가 된다면 여행지에서 낮잠을 자보는 것은 어떨까? 아주 가뿐해진 몸으로 신나게 여행지를 더 즐길 수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