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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지브리지 Apr 20. 2021

초유의 아파트 택배 거부, 드러나지 않은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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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뒷 이야기가 많습니다.


오늘은 택배산업의 보이지 않는 그 뒷단의 모습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요즘 아파트 단지 내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면서 주민과 택배기사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택배노조는 지난 4월 7일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에서 택배차량의 단지 내 진입을 금지하고,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거나,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한 규격으로 차량의 형태를 개조, 변경해 이용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는데요.


택배노조 측은 기존 택배차량의 화물실 높이는 1m80cm였으나, 저상택배차량의 높이는 약 1m27cm로, 허리를 피고 작업할 수 없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해당 아파트는 1년 간 유예기간을 줬다고 하지만 사전에 어떠한 논의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금까지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한 아파트는 전국 179곳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문제는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며, 언제 어디서든 이와 유사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이미 여러 뉴스와 매체를 통해 보도가 돼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말하려는 내용은 고도성장의 그늘에 가려, 지금까지 잘 부각되지 않았던 한국 택배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택배산업 구조는 택배기업 본사와-택배대리점-택배기사가 각각의 사업자 간 계약을 맺는 다단계 지입제 구조입니다.


택배기업 본사와 대리점이 사업자 간 계약을 맺고, 다시 전국의 택배대리점이 택배기사와 개인사업자 간 계약을 맺습니다.


3자가 각각의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인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 고덕동 택배 갈등 사태에서도 택배기업 본사나, 대리점이 중재에 나서기보다, 택배기사가 직접적으로 소비자와 대면하는 당사자, 즉 사업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갈등의 당사자로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사태를 해결하고 입주자 대표들과 협상을 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는 건데요.


그래서 택배기사들을 대변하는 조직인 '택배노조'가 중심이 돼 지금의 사태 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한국 택배산업이 떠 안고 있는 한계입니다.


예를 들어, 화주(택배회사와 배송을 계약한 쇼핑몰 등) 입장에서는 계약의 당사자가 택배기업 본사가 됩니다.


그러면 이번 사태와 같이 택배기사가 문전배송을 거부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화주기업의 고객이 입게 됩니다.


단순히 사회적 여론이나 감정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라, 물건을 맡긴 고객의 상품을 최종 소비자까지 안전하게 전달할 의무는 계약의 당사자인 '택배기업 본사'에게 있습니다.


그 이후 하청의 재하청 구조로 물건을 위탁하고, 다시 위탁을 했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화주와 소비자 모두가 불편을 겪게 된다면, 택배기업 본사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롭기 힘듭니다.


택배기업 본사는 계약의 당사자인 대리점을 통해 사태 해결의 중재나 압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수성 때문에 사실상 근본적으로 갈등을 중재할 중심 축이 없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택배기사와 주민 양측의 갈등은 더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화주에게 전가됩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구조에 기인해 고액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과장광고'에 속아,


국민 모두가 '택배 지입 사기'에 무방비로 노출돼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입니다.


택배기업과 택배대리점, 택배기사가 모두 각각의 사업자로 계약이 이뤄지는 구조 때문에,


실제 택배기사와 계약을 맺는 주체는 택배대리점이 됩니다.


여러 복수의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택배'를 검색하면 말도 안 되는 조건의 과장광고가 난립합니다.


매월 고정적인 고액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인데, 실제로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아 보면,


일자리를 볼모로 중고 택배차를 고가, 고금리로 팔아 넘기는 사례가 판을 칩니다.


물론 정직하게 택배기사 수급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택배기사' 취업에 속아, 고액의 대출을 떠안게 된 피해자가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만한 대기업 택배회사 브랜드를 앞세워 피해자들을 현혹하지만, 


택배기업 본사는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동인 줄 알면서도 사실상 방치하는 상황입니다.


이미 택배대리점과 계약을 맺을 당시부터 택배기사 채용에 관한 권한을 일부 양도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기업 브랜드를 악용하더라도 마땅히 제재 할 수 있는 권한도 그럴 자격도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 이 순간에도 여러 피해자가 속출되고 있고 대기업 택배기업 본사도, 국토교통부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습니다.


택배 물동량 증가에 맞춰 택배기사만 잘 수급이 되면 되니까, 그 과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그 동안 마케팅과 광고 홍보 등을 통해 잘 닦아 온 브랜드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이러한 '리스크'를 방치하는 게 그룹사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상으로 오늘은 택배, 우리 눈 앞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숨겨진 사실을 이야기 해봤습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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