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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지브리지 Apr 11. 2023

직매입 상품대급 지급의무 신설 (f.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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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대금 60일 의무 지급     


지난 2021년 4월 20일 대규모유통업자는 직매입거래의 경우에는 해당 상품수령일부터 60일 이내에 상품의 대급을 납품업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되었습니다.


이 법을 쉽게 풀이하면, 쿠팡이나 컬리와 같은 직접 상품을 매입하는 온라인 사업자가 상품을 납품하는 업체에게 상품의 대금을 60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법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당초 이 법은 30일 내에 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논의가 되었으나, 회의를 거치면서 60일로 최종 결정이 되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쿠팡은 2023년 1월부터 최소 3개월 간의 유예기간을 둔 후 개정조항을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 이자수익


법으로 직매입 상품에 대한 정산을 60일 이내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시간을 벌어준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 이유는 원래 명확한 기준이 없기도 했지만 쿠팡이 일반적인 대형마트 지급 주기에 맞춰서 50일을 전후로 정산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상품대금을 더 빠르게 지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허용된 60일까지 현금을 보유할 명분이 생긴 겁니다.


작년 매출액이 26조원임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월 매출액이 2조1600억원에 달하며, 이를 30일로 나누면 하루 매출은 720억원에 육박합니다. 하루만 대금지급을 늦추더라도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쿠팡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개선해서 좋겠지만, 법으로 허용된 60일간 납품대금을 받지 못 하는 현금 유동성이 취약한 일부 중소상인들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물량을 발주하거나 생산할 때 어려움이 따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송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소비자들이 미리 선불충전해서 사용하는 쿠페이도 이자가 발생하는데, 이 과정을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직매입


쿠팡의 빠른배송은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3자물류, 풀필먼트)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로켓배송은 우리가 잘 아는 직매입 방식으로 쿠팡이 판매책임을 가지고 직접 상품을 매입해서 판매하는 개념입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서 상품수령일 기준 60일 이내에 상품대금을 납품업체에게 지급할 의무가 생깁니다. 로켓그로스는 상품을 쿠팡의 창고에 입고하면 쿠팡이 판매부터, CS, 로켓배송 등의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개념입니다.


10일 저희는 쿠팡에 입점해있는 납품업체와 로켓그로스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로켓그로스는 상품 판매기한을 정해두고 해당 일자가 지날 때까지 상품이 판매되지 않으면 납품업체에 다시 보내는 방식입니다. 해당 기간이 지나면 반품통지서가 납품업체에게 발송되는데 판매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등의 방식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로켓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반품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품 과정에서 파손이 생긴 상품은 쿠팡이 매입해 B급이나 리퍼브 제품으로 조금 저렴하게 쿠팡에서 판매하는 형태입니다. 납품업체에게 무료 반품에 대한 부담이 가지 않게 하는 거죠.


아울러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의 큰 차이는 로켓그로스는 판매에 관한 데이터를 납품업체에게 제공하는 반면, 로켓배송은 직매입이기 때문에 판매데이터를 제공받으려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한다는 점입니다.



✔ PB·로켓그로스 확대


쿠팡도 할 말은 있습니다. 2021년 국정감사에 나온 강한승 대표이사는 쿠팡은 일반적인 직매입과 달리, 상품의 직접 배송부터 C/S 반품과 같은 모든 과정까지 책임을지기 때문에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쿠팡과 CJ가 햇반대첩을 벌이는 이유도 결국 전통적으로 오픈마켓과 CJ가 협상을 벌이던 방식과 달리, 쿠팡은 배송, 반품 등 조금 더 폭넓은 업무범위를 포괄하는 까닭에 협상이 순탄하지 않았던 거죠. 궁극적으로는 쿠팡은 PB상품(Private Brand Goods)의 확대와 로켓그로스, 즉 제3자물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업의 위험요소를 차츰 줄여나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10일 네이버 도착보장 조건의 CJ햇반 210gx36개는 35,900원인데, 쿠팡이 자체 개발한 곰곰 소중한 우리쌀밥 210gx36개입은 29,490원이며, 로켓와우로 새벽에 배송이 됩니다. 비용도 저렴하고, 서비스도 더 빠르죠.


햇반 외에도 물, 화장지 등 일상 생활에서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상품 등은 대부분 쿠팡 Only 상품을 통해 타 브랜드 대비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한데요. 반면 재고순환이 느린 상품군은 로켓그로스(제트배송) 등의 확대로, 납품업체의 물류를 대행하면서 추가적인 물류 부문의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상품대금(60일 내 지급) 이슈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대규모유통업자의 직매입 거래에 상품대금 납부 일자를 60일로 의무화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 한국유통연수원 마종수 교수 :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 등의 직매입하는 업체들은 보통 어음을 납품한 해당 월의 말일(30일 또는 31일)에 정산을 끝내고, 보통 익월 15일이나 20일 정도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거든요. 그렇다보니까 롯데나 이마트 같은 오프라인 업체들은 납품하고 나서 50일 정도 안에 대금을 지급하는 게 관행이었던 거죠.   


대형업체들 같은 경우는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대형업체들 같은 경우는 기존에도 오프라인 업체들하고 관행적으로 50~60일 정도로 기한을 정하고 현금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근데 쿠팡 같은 경우는 대형업체들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셀러들, 즉 쿠팡의 로켓배송에 납품한 업체들이 2만5천개 이상 있거든요. 그 업체들은 영세하거나 단품 하나를 가지고도 영업을 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10일 정도의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유동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 SK증권 유승우 연구위원 : 주기를 늘리면, 상품이 잘 팔릴수록 셀러의 유동성이 난감해질 수 있습니다. 잘 팔리기 때문에 쿠팡에서는 생산 주문을 늘릴 것이고, 업체는 아직 대금을 못 받았는데, 기존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면 자금 조달을 별도로 진행해야 하기에 상품이 잘 팔릴수록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쿠팡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대다수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대금 정산을 빠르게 해주는 것이 셀러에게도 좋다고 해석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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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서 만든 쌀 


✔ 광복쌀상회 : 지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쿠팡의 PB브랜드 곰곰의 시작은 청주시에 있던 '광복쌀상회'라는 작은 쌀가게에요. 1981년에 시작해 2002년에는 쌀 전문 공장을 만들고, 2011년 광복영농조합법인으로 탄생하죠. 2018년에는 연 매출 약 600억원에 달했고, 유명 온라인 업체들에서 납품 문의가 올 정도로 성장했죠. 


✔ 가장 좋은 쌀 : 전병순 대표는 쌀은 온도와 습도에 예민하기 때문에 배송과정에서 품질 문제가 우려되어 온라인 판매를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속도의 강점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을 덜 수 있었죠. 원래는 '깐깐하게 만든 쌀'이라는 이름으로 제안했으나 '곰곰'으로 조금 다르게 탄생했다고 해요. 


✔ 매출도 성장 : 광복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한 곰곰의 쌀은 2018년 12월 처음으로 시작됐어요. 연간 5만여 톤의 곡물을 도정하는데, 그 중 40%가 곰곰 쌀로 판매된다고 하죠. 2021년에는 약 1000억원으로 매출이 성장하기도 했어요. 


✔ 쿠팡 CPLB : 쿠팡의 CPLB는 쿠팡의 PB제품을 제작·판매하는 계열사인데요. 2020년 7월 계열사로 분리되고 1년 반 만에 매출이 1조원대로 성장했어요. 생수 '탐사수', 신선식품 '곰곰', 생활용품 '코멧'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으로 PB를 더욱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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