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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지브리지 Apr 11. 2023

더현대서울이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f. 방문기)

더현대서울, 신세계, 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여의도,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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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가봤습니다


더현대서울은 여의도역과 여의나루역 인근에 위치해있습니다. 여의도역 내부에서 이어진 통로를 통해서 방문하면 약 10분 정도가 걸리고, 여의나루역에서 한강을 등지고 걷다보면 역시나 약 1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2021년 2월 오픈한 더현대서울은 당해 매출이 8000억원이며, 지난해 매출은 43% 성장한 9500억원입니다. 올해에는 최단기(3년)로 1조의 매출을 올리는 백화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저희는 오늘 오전 11시경 더현대서울에 직접 방문했습니다.



✔ 뭐가 달랐을까


더현대서울은 지하 1, 2층과 지상 6층으로 총 8층의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먼저 1층으로 입장하게 되면 12m 높이의 인공 폭포 '워터폴 가든'(224평)을 만날 수 있는데요. 폭포 주변으로 의자들이 있어 고객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고, 폭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관광객도 여럿 보였고, 중국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아 외국인 관광객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외국인 관광객 매출 신장률이 약 114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층별 안내도 옆에는 아예 외국인 가이드를 두어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었습니다.


2층부터 4층에도 정말 많은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는데요. 전체적인 면적이 넓기도 했지만 지상층 모두가 하나로 이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현대서울이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형으로 제작하는 건축 기법 '보이드(Void)'를 적용시켰기 때문인데요. 개방감은 물론이고, 층마다 '보이드 아트'라는 오브제(objet)들을 두어 고객의 시선을 끊임없이 사로잡고 있었죠.


그렇게 5층에 방문하면 대형 실내 정원 '사운즈 포레스트'(1000평)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실제 나무와 천연 잔디를 심어서 자연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제작했죠. 곳곳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어 고객들이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또한 이 곳은 개성있는 팝업 포토존으로 변하기도 하는데요. 지난 2022년 크리스마스 때는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120여 그루의 나무, 11개의 오두막, 6000여개의 조명을 활용해 크리스마스 마을(H빌리지)을 만들었죠. 더현대서울 오픈 이후 이 시기에 가장 많은 방문객(약 50만명)이 다녀갔는데 SNS에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가  '2022 H-Village 크리스마스 마켓'입니다.



✔ 전국 팔도 맛집


더현대서울에서 가장 고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고 하면 단연 지하입니다. 지하 1층은 'Tasty SEOUL'로 흔히 생각하는 식당들이 입점해있는 곳이고, 지하 2층은 'Creative GROUND'로 국내 신진 브랜드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더현대서울에 방문해보면 지하(B1~B2)층과 지상(1~6)층의 유동인구 차이는 크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오늘 11시경 조금 이른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하 1층에는 이미 식사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은 줄을 서 있었고, 사원증을 착용한 직장인들이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여의도역 상권은 강남, 역삼 등과 함께 '오피스 상권'이라고 불리죠. 금융·증권사가 많고, 바로 옆에는 69층 규모의 오피스타워(파크원)가 위치해있습니다.


또한 정육면체, 수티 등 팔도의 맛집을 대거 입점시켰습니다. 서울 3대 도넛 맛집이라고 불리는 이태원의 핫한 도넛 '올드페리 도넛'은 일찍 방문하지 않으면 금방 품절되고 말죠. 그 외에도 탐광, 태극당, 테일러커피 등 소위 핫플 맛집을 입점시킨 모습입니다. 박재범 소주로 유명한 '원소주'는 공식 출시와 함께 더현대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는데,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 2만병을 완판시키기도 했습니다.


더현대서울 홍보팀 관계자에 따르면 "여의도는 금융 상권이자, 업무지구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많이 유입되는 것"이라며 "차별점은 일반음식점들과는 다르게 더현대서울에는 다양한 맛집들을 입점시켜 선택지도 많고, 더현대서울 현대식품관 어플을 통하면 예약, 줄서기 서비스를 이용가능하기 때문에 대기하는 동안에도 다른 데를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 토종 브랜드 육성


지하 2층에는 오프라인에서 보기 어려웠던 브랜드들을 모아두었습니다. 'H&M그룹'의 최상위 SPA브랜드 '아르켓(ARKET)', 국산 컨템포러리 브랜드 '쿠어'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 1호점을 더현대서울에 오픈하기도 했죠. 쿠어는 2021년 10월 한 달에만 매출 3억원을 달성했습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개점 이래로 총 150여개의 토종 패션 브랜드를 유치했습니다. 색다른 매장 구성으로 젊은 소비인구를 적극 유치하는 모습인데요. 오픈 이후 더현대서울의 누적 방문객 수는 8000만명을 넘었는데 30대 이하 방문객이 5200만명이며, 실제 구매 고객 수도 30대 이하의 고객이 약 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브랜드들을 적극 유치하며, 온라인 브랜드에 친숙한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모습입니다.


오늘 더현대서울을 방문했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곳은 지하 2층 팝업스토어를 진행중인 곳이었습니다. 'pain or pleasure'라는 여성 브랜드의 팝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평일 낮시간인데도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더현대서울은 팝업에 누구보다도 진심인 백화점인데요.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중 '브랜드 수', '운영 기간', '방문객 수' 모두 상위권을 차지한 곳은 지하 2층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무려 321개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는데 이틀에 한 번씩 팝업이 열린 겁니다.



※ 아래는 브랜드 입점과 관련하여 더현대서울의 홍보팀 관계자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Q. 다양한 온라인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는데 별도의 기준은 있나요?   


별도의 기준은 없지만 브랜드 입점 당시 협의를 진행하는데 온라인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려면 다양한 변화가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상품 가짓 수, 물량, 운영 및 직원 교육 등 다양한 고려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충분히 협의해서 입점기간이나 운영기간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Q. 왜 지하 2층에 신진 브랜드가 몰려있는지 궁금합니다. 


백화점이라는 공간, 카테고리를 구성할 때 유사한 브랜드를 가지고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도록 노력합니다. 2층 이상의 층에서는 타겟하고 있는 고객이 달라서, 보통 오전보다는 오후에 매출이 일어납니다. 


반면 지하 1, 2층은 유동인구나 식사, 가볍게 들를 수 있는 브랜드들이 많다보니까 상대적으로 방문비율이 높습니다. 처음부터 MZ세대 전문관으로 기획한 곳이기 때문에 내부적인 기준에 따라서 층을 구성한 거죠. 실제로 오픈 전부터 임원진분들이 기존 백화점에서 못 보던 새로운 브랜드들, 본인들이 모르는 브랜드로 구성하라는 기획안도 있었습니다. 


Q.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나 지원프로그램이 있나요? 


따로 더현대서울만의 특별한 지원프로그램은 없지만, 매출 볼륨이 크지 않은 신진 브랜드들에 대해서는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내부적으로 있습니다. 사실 온라인 브랜드들이 더현대서울이 오픈하기 전에는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온라인 판매도 충분히 매출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게 되면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고, 고객층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오히려 온라인 브랜드들이 입점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없는 게 있나? 


저희는 더현대서울을 자주 방문하는 편입니다.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브랜드가 점차 다양해진다는 점이었죠. 지하 2층에는 특히나 그간 오프라인에서 볼 수 없었던 브랜드들을 볼 수 있는데 마치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위권에 있거나, 최근 유명해지는 브랜드들을 바로바로 입점시키는 느낌입니다. 


또한 인근에는 여의도 IFC몰도 위치해있는데요. 경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같이 상권을 키워나가는 모습입니다. IFC몰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60%, 영업이익은 20%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샌드위치 브랜드 '렌위치 샌드위치'를 입점시키는 등 오프라인 체험을 강화하며 여의도 상권 자체를 성장시키고 있죠. 


더현대서울의 매장 면적은 2만7000평 정도인데, 이 중 영업면적은 약 50%에 불과합니다. 전체 영업면적을 축소하고 공원, 전시 등 고객의 경험을 위한 공간에 투자한 거죠. 결국 지금의 유통 트렌드 중 하나는 고객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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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누가 될까요? 


✔ 독일의 물류기업 : DB쉥커(Schenker)는 독일 국영 철도주식회사 도이치반 (Deutsche Bahn)의 자회사에요. 항공, 해상, 육상 등 모든 물류를 담당하고 있고 세계에서 손 꼽힐 만큼 큰 물류기업이에요. 특히나 유럽 내에서는 철도가 발달해있으니까 더욱 영향력이 크죠. 


✔ 우리나라에서도 : DB쉥커는 1972년 대리점을 시작으로 1997년에 한국법인을 설립했어요. 쉥커코리아는 그동안 의약품과 의료장비 운송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었는데 2019년에는 의약품 운송 서비스 품질 인증(CEIV Pharma)를 받아 그 능력을 인정받았죠. 


✔ 매각작업 추진 : 지난해 12월부터는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어요. 모기업인 독일철도는 DB쉥커 매각 후 핵심 사업인 철도 비즈니스에 집중할 예정이죠. 상반기에만 순익이 12억유로(약 1조6700억원)인데다가 회사 규모가 크기 때문에 누가 인수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어요.

 

✔ 쟁쟁한 인수전 : 퀴네앤드나겔(K+N)과 DSV, DHL 등이 인수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DHL이 최근 머스크그룹이나 DSV보다 민첩하게 대응해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그 이전에는 퀴네앤드나겔의 대주주 클라우스 마이클 퀴네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보다 치열할 전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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