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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예정] 패션 플랫폼들은 왜 오프라인 매장을 열까
올해 8월까지 의복의 온라인 거래액이 12조4천억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판매 종사자 수는 전년보다 8만5천명 감소한 268만1천명으로 나타났고요.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패션으로 진출하는 종합몰 등 패션 플랫폼들은 각각의 매력을 더한 전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패션 플랫폼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당연 무신사입니다. 지난해 70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53.6%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죠. 반면에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대비 95% 감소한 모습이었는데요. 자회사인 '에스엘디티(솔드아웃)', '어바웃블랭크앤코'의 손실, '스타일쉐어'의 서비스 종료에 따른 손실 등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무신사는 올해 2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렇게 성장성을 기대받을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는 ‘무신사 스탠다드(무신사 자체 브랜드)’인데요.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가 포함된 ‘제품 매출’은 1794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2배 성장했습니다. 무신사가 직매입한 물량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SPA 브랜드 중 1위인 유니클로의 경쟁상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지난해 매출은 8036억원으로 차이가 나는 듯 보이지만, 무신사 스탠다드의 매출이 대부분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성장성이 있다는 거죠.
유니클로는 현재 전국 100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무신사 스탠다드는 최근 오픈한 성수점, 오픈 예정인 명동점을 포함하더라도 5곳입니다. 주말, 1호점인 홍대점을 방문하면 오픈한지 2년이 넘었음에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죠. 이후 오프라인 점포 확장을 통한 매출 증가의 여지가 존재합니다. 게다가 상품 원가율을 6~70%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데, 경쟁사들이 4~5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밖에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튜디오 등 판매 매장이 아니더라도 전국에 무신사의 거점을 하나씩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죠. 지난달에는 대구 동성로에 무신사의 첫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대구’를 오픈했으며, 온·오프라인 가격을 실시간으로 연동해 적립금, 할인 등의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는 17일에는 ‘무신사 홍대’를 오픈할 예정인데요. 젊은 유동인구가 풍부한 홍대입구역을 중심으로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가 위치해 있는 점, 대구 동성로에도 연이어 매장을 오픈한 점을 보면 소비자와의 접점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온라인과 연결하면서 일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거죠.
그 외에도 자회사인 29CM는 이구성수, 이구갤러리 서울, 대구 등 지난해만 3개의 오프라인 공간을 오픈했습니다. 지난해 29CM의 여성 구매 고객 수가 전년대비 70% 성장하는 등 여성 패션 카테고리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죠. 무신사스토어와 별도로 운영하면서 각 플랫폼의 매력을 발휘하는 모습인데요. 29CM의 지난해 거래액은 6천억원으로 전년대비 80% 성장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패션 플랫폼 앱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 1위는 무신사로 6월 기준 약 380만명입니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와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이 뒤를 이어 MAU가 각각 약 367만명, 341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9.4%, 7.1% 감소한 수치입니다. 3대 여성 패션 플랫폼이라고 불렸던 브랜디의 MAU는 약 7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는 동대문을 기반으로 시작했습니다. 도매업체에서 가져온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들이 입점한 플랫폼이거든요. 지난해 매출은 각 1784억원, 1018억원, 1172억원으로, 에이블리, 지그재그는 전년 대비 91%, 56.1% 성장했으나, 브랜디는 7%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은 각 744억원, 518억원, 322억원으로 세 플랫폼은 수익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2019년 말 브랜디가 선제적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고, 에이블리, 지그재그도 배송 속도를 강화하는 전략을 보여줬습니다. 물류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거나, 동대문을 비롯한 수도권에 자체 물류인프라를 확장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당일 또는 익일에 배송해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죠.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는 지난해 말 수수료를 조정하기도 했는데요. 에이블리는 올해 3월 이후 흑자로 전환했으며, 일본 시장에 쇼핑 플랫폼 ‘아무드’를 선보였습니다. 10월에는 브랜드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성장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요.
반면, 지그재그는 글로벌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배송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고요.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뷰티, 운동, 반려동물 등 상품군을 확대하며, 종합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브랜디는 올해 3월 AI 광고를 도입했는데요, 브랜디는 9월에 AI 광고를 도입한 판매자들의 거래액은 전월 대비 평균 534%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고객층을 나눠 '브랜디(여성)', '하이버(남성)', '서울스토어(브랜드)' 등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앱스(Apps)전략을 통해 버티컬 커머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죠.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패션 플랫폼도 존재합니다. 2019년 론칭한 브랜드 편집숍 'OCO'는 금강제화의 '비제바노'에서 탄생했습니다. 2021년 기준 거래액 200억원을 돌파했으며, 주로 20대 남성이 이용하고 있죠. 일부 비용을 지원해 신생 브랜드와 함께 유튜브를 촬영하는 등 콘텐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쿠팡이 패션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다른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닌, 자체적으로 중소 제조사와 협업해 만든 CPLB(Coupang Private Label Brands) 브랜드 18개를 보유 중입니다. 스포츠, 이너웨어 등 가성비가 중요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성장 중이죠. 지난 8월에는 쿠팡 패션 PB(자체 브랜드)의 이용 고객이 론칭 3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부 도매스틱 브랜드 제품을 높은 할인율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수제화 브랜드 ‘로맨틱무브’의 경우, 제품마다 상이하지만 50% 이상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 중입니다. 몇몇 제품은 출시연도가 2020년인 경우도 있어 일부 이월 재고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C.에비뉴의 브랜드가 스크롤을 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해진 점을 보면 그동안 버티컬 커머스가 강세를 보였던 패션시장에서도 쿠팡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2023.11.10 금요일 뉴스레터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