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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지브리지 Nov 15. 2023

쿠팡 영업이익은 여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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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통연수원 마종수 교수

●유튜브 <유통의신> 바로가기



✔ 이커머스 성장 한계

  

국내외 리테일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쿠팡이죠. 3분기 사상 최고의 매출로 신기록 경신을 했으며, 5분기 연속으로 흑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 대비했을 때 11% 정도 성장했고, 매출도 18%가 넘게 성장했고요.


포인트는 활성 고객인데, 3개월 동안 1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한 고객들이 2042만명으로, 이 또한 역대 최고인데요. 신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거기서 다시 쿠팡의 멤버십 회원을 늘리는 전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가령 배달앱인 쿠팡이츠는 한동안에는 영업적자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일정 부분을 멈춘 상태였는데, 지금은 멤버십 회원 모집을 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성과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동력이 점점 꺼져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2022년도 마감 자료를 보더라도 전체 이커머스 시장이 10%대 성장했다고 하지만, 실제 성장한 것은 여행, 레저, 기프티콘 등이었습니다. 우리가 이커머스에서 주문하고 있는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 부문이 전년 대비 80~100% 성장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제외하면 순수한 이커머스 성장률은 5%대 밖에 안됩니다. 이제 이커머스도 성장에 한계성을 느끼는 지점인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0% 가까운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 다른 업체들 매출이 줄어들면서 쿠팡으로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같은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가 끝나면 쿠팡의 거래액은 48조원 정도, 네이버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내에서는 쿠팡의 독주체제에서 네이버의 견제가 어디까지 들어갈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비타(EBITDA)라고 하죠. 쿠팡은 조정이자, 세금 등 감가상각전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어요. 2분기보다는 조금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3.9%거든요. 이 에비타 마진률이 3.9%가 나왔다는 건 현금창출 능력이 높아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쿠팡은 여전히 물류나 자동화로 투자하고 있고, 조금씩 완성되고 있는데요.


몇 년 안에 걸쳐서 감가상각비 부분이 이익으로 환수가 되기 시작하면 지금보다도 2~3배 정도 높은 영업이익이 나오는 구조라는 겁니다. 지난해 4분기에 7조원을 돌파했기 때문에 불과 10개월 만에 8조원의 벽을 뚫은 거고,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약 4440억원이 넘었죠. 때문에 올해 연간으로 봤을 때도 5천억원 이상의 흑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미래 성장동력 '대만'


또한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쿠팡페이, 해외 사업(대만) 등이 있는데, 나름 이상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신사업은 적자가 커요. 쿠팡의 신사업은 2500억원 정도로, 전체 매출로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는데, 이게 영업이익으로 본다면 그 이상의 적자가 나고 있는 겁니다. 2천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해서 회원 수를 늘리고 프로덕트 부문에서 이익을 올리는 방향성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적자라고 볼 수 있겠죠. 계획된 적자라고도 하고요.


그중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건 대만 해외사업입니다. 대만은 도시국가로 20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우리나라 땅의 3분의 1도 안 되는 면적에 살고 있거든요. 소득수준도 1인당 GDP가 3만달러 이상으로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구매력이 높고요. 게다가 대만은 아직까지 로켓배송과 유사한 서비스가 없고, 택배를 메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배송기간도 3~7일, 해외 배송은 더 오래 걸리는 상황입니다.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대만에 이식시키면서, 올해 대만에서 다운로드한 앱 중에서 쿠팡이 1등을 차지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가 정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도시국가 위주로 진출하면서 또 다른 판로를 찾아낸다면 내년에도 견조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겠고요.


(전통 오프라인 기업들은 어떤 기회가 있을까요)


✔ 쿠팡 CPLB의 활약


여기에는 숨겨진 부분이 있어요. 분기당 1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여기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 쿠팡 CPLB(Coupang Private Label Brands)입니다. 자회사가 10개 정도가 있는데, 쿠팡의 PB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CPLB라는 회사의 2022년도 매출이 1조3500억원을 넘었거든요.


굉장히 큰 매출이죠. 불과 2020년도 약 1300억원 정도의 매출에서 10배 이상 상승했으니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쿠팡에는 카테고리 별로 많은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있죠. 신선식품은 곰곰, 생활용품은 코멧, 생수나 식품 브랜드는 탐사도 있고요. 각 카테고리마다 좋은 PB를 개발하고 시장성을 높이면서 많은 이익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700억원이 넘었고요. 신장률로 본다면 올해는 1조5~6천억원의 매출, 영업이익도 1천억원대를 달성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쿠팡의 새로운 이익원이자 매출을 올리는 성장 동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B는 다른 일반적인 상품보다 마진을 관리하기 좋습니다. 오프라인 업체들은 PB 상품의 평균 마진율을 40~60%까지 가져가고 있는데, 쿠팡은 고객을 락인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마진율은 낮아요. 쿠팡의 전체 상품원가율이 77% 정도 즉, 마진이 23% 정도 나오는데 쿠팡 PB의 마진은 13%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87%가 원가율이거든요.


그렇지만 물류비가 없이 순수하게 쿠팡에 납품만 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회사는 PB를 만들어서 유통하고, 마케팅을 하고, 상품관리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마진이 40%라고 하더라도 순이익이 높지 않거든요. 근데 쿠팡 CPLB는 PB를 만들자마자 쿠팡에서 다 소화가 되고 재고관리, 배송관리 등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13%의 마진율을 가지고도 높은 이익을 올릴 수 있고요.


또한 쿠팡의 매출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자연스럽게 PB의 매출도 올라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PB를 만드는 제조사들에게 단가를 내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때문에 조만간 20~30%대의 이익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가져가고 있고, 결국 CPLB를 캐시카우로 삼을 수 있는 거죠.


거기에 멤버십 회원이 1300만명에 달하고, 대략적으로 계산하더라도 회원비만 1인당 1년에 6만원의 수익원이 있고요. 상품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3자 물류를 통해서 재고, 폐기에 대한 부담 없이 업체에게 배송비, 보관비 등을 청구할 수 있는 로켓그로스도 있습니다. 이 축들을 이용해 쿠팡이 적자를 회수하고, 순이익을 벌어들이는 구조로 가고 있는 거죠.



✔ 축소지향적 전략


문제는 다른 리테일 기업들이죠. 물론, 오프라인 업체들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나름대로 선방은 하고 있지만 최근 롯데쇼핑의 기력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여러 사업부를 축소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매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의 3분기 매출액은 3조7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420억원으로 약 5% 줄었어요. 롯데백화점, 면세점, 마트, 슈퍼 등 플랫폼들을 가지고도 안타까운 실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슈퍼도 100여개 이상을 폐점시키고, 글로벌에 진출했던 리테일 사업을 철수하고, 내실을 다지는,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는 쪽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죠. 그렇다 보니까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한때는 연간 매출이 20조원에 육박했는데 이대로 간다면 15조원 밑으로 떨어져 버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격차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마트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매출만 본다면 7조7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이마트의 매출은 사업 부문 별로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마트만의 매출은 아니겠죠. 이마트 할인점만의 매출은 4조원대고, 트레이더스, 이마트24, 에브리데이, 스타벅스, G마켓 등의 매출을 전부 합쳤을 때 7조7천억원입니다.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단일 회사로 이마트와 쿠팡이 1등 다툼을 했다는 건데요. 결과적으로는 3분기 연속으로 쿠팡이 이마트 그룹을 눌러버렸습니다. 그것도 3~4천억원 이상 큰 폭으로 격차가 벌어졌고, 앞으로도 더 벌어질 것 같아요. 물론, 이마트 할인점도 5~6% 정도 신장하고 있고, 트레이더스도 한 자릿 수이지만 신장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오프라인 매장들의 매출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쿠팡처럼 20%에 가까운 고성장을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고요.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이죠.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성장기업이라고 불리는 쿠팡보다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그동안 M&A(인수합병)를 통해서 신사업을 확장했고, 투자비만 하더라도 6조원에 가까웠거든요.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 감가상각비용만 몇천억원이기 때문에 7~8년 동안 영업이익이 높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잘못했다가는 영업이익 자체가 적자로 반전이 될 수도 있는 어려움을 안고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도 여전히 이마트와 신세계를 합친다면 1위가 되겠죠. 상반기까지 실적을 본다면 신세계의  매출이 2조원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이마트+신세계가 아직 20% 정도 높은데 그런 부분도 쿠팡의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추월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쿠팡은 더 이상 물류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빠른 배송을 통해서 소비재 구매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동력을 보유했거든요. 반면에 쿠팡을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오프라인 기업들은 축소지향적으로 가고 있죠. 임원 인사만 보더라도 재무통을 중심으로 CEO를 구성하고, 본사에 있는 MD 본부라든지 여러 본부를 통폐합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운영전략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들이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쪽에 주력하게 되면 쿠팡과의 격차가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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