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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vs 이마트·CJ: 유통 시장에서 누가 승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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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
Q. 최근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부문은?
A. 요즘 온라인 시장이 또 한 번 큰 변화를 맞이하며 중요한 전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온라인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했으며, 각 기업이 어떤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루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위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되돌릴 수 없는 사업 구조로 전환되었고, 대기업들도 쿠팡을 따라잡기보다는 쿠팡이 공략하지 못하는 영역을 구축하여 자신들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오프라인 시장은 점차 침체되고 있는 반면, 온라인 시장은 계속해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Q. 월마트가 약진하는 반면 국내 대형마트는 왜 부진한 모습일까요?
A. 그것은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기가 사실 어려운 부분입니다. 우선 지리적 환경과 사회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미국은 오랜 기간 동안 경기 상황이 매우 좋았고, 거의 완전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유사한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저성장이 진행되면서 고령화와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도가 구조적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내 경기도 좋지 않기 때문에 "왜 월마트는 잘되고 국내 오프라인 매장은 그렇지 않은가?"라는 질문은 언뜻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른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왜 대형마트가 계속 출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동일합니다. 각 나라의 경제 성장률, 소비 시장의 상태, 온라인이 침투할 수 있는 구조적 지리적 배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시장과 외국 시장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 시장은 고용 시장이 좋고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는 계층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 여력이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청년 실업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신규 소득 계층이 증가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산업적 관점에서 보면 4인 가족이 쇼핑 패턴을 즐길 수 있는 대형마트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다만,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보면 그 속도가 좀 더 천천히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정도 가격 인상 효과를 수용하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성장률이 나타나고, 소비 패턴의 변화가 천천히 진행되면 산업과 종업원 모두가 연착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산업적으로 안타까운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 롯데를 시작으로 급격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사실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했으나, 어느 시점에 얼마나 해야 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미리 하지 않은 숙제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인구 구조의 변화를 비롯해 저성장까지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A. 사실, 회사의 입장이나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에 발표한 자료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구 구조 변화, 온라인 침투율, 고령화 계층 증가 등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적어도 20% 이상의 점포가 폐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가 왜 20% 정도의 점포 폐점을 예상했냐면, 점유율과 침투율을 계산해본 결과, 개별 점포당 매출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이 수치가 나왔습니다. 사실, 보고서에도 적어놨듯이, 이는 상당히 공격적인 수치입니다.
왜냐하면 점포 운영에는 비용이 들어가고, 기업은 연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수익을 내야만 운영할 필요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매출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는 점포 수를 20% 정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인플레이션 효과가 점포 매출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지만, 현재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적해본 결과 최소한 20% 정도의 점포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마트에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1분기에는 상봉점 폐점과 관련된 직원들의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되었으며, 2분기에는 본사와 영업점까지 반영되었습니다. 이는 슬픈 이야기이긴 하지만, 기업이 기초 체력을 유지하고 영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할인점의 비중을 인위적으로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성장하지 않는 산업이라고 평가할 수는 있지만,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2019년에 로지브릿지에 출연할 당시, 이마트가 위기 상황이라고 언급했었지만, 당시에는 이마트 주가도 좋았고,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때 저는 엄청난 비판을 했습니다. 6~7년 동안 계속 비판해왔는데, 지금 시점에서 회사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이유는 이마트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회사가 온라인 시장을 재패하거나, 오프라인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가정에서 아버지의 연봉이 줄면 비용을 절감해야 가정을 유지할 수 있듯이, 이마트도 이제 그런 단계를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1위 사업자는 정신을 차렸다고 볼 수 있지만, 2위, 3위 사업자들도 점포 폐점을 진행하고 있으며, 더 공격적인 전략적 행보를 취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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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온라인 사업 부진에 이어 매장까지 줄이면 점유율이 더 위축되겠네요.
A.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결국 온라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본질적인 경쟁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국내 오프라인 업체들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온라인에 대한 투자가 막대한 자본 지출(캐팩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오프라인 운영에는 많은 운영비가 들지만, 온라인에서는 창고에 물건을 쌓아두고 배송만 하면 운영비가 적게 든다는 생각으로, 가격 메리트를 제공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치킨 게임의 승자가 되어 돈을 벌겠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것처럼, 온라인 쇼핑 플랫폼 모델만으로는 돈을 벌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특히, 현재와 같은 소비자 중심의 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예전에 말했듯이, 온라인은 사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산업입니다. 편하고, 좋고, 싸고,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서비스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그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비용 구조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기업들은 점유율 확대에 실패했고, 사실상 쿠팡만이 이 구조를 구축했기 때문에 현재 쿠팡의 점유율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려면 각 회사는 자신들이 가진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 후 프레시몰을 공격적으로 확장했지만, 온라인 서비스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구축하지 못해 결국 해당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이후, 요기요에 일정 부분 투자하면서 소비자에게 물류비를 부담하게 하고 대신 가격을 낮추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제가 보고서에서 옴니채널이라는 이름으로 이 구조가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던 이유는, 소비자가 편의성을 포기하는 대신 물류비를 절감해 할인된 가격을 제공받는 구조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는 물류비 부담을 덜고, 소비자는 그만큼 가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 결과 GS리테일은 차별화된 시장 공략을 시작했으며, 300여 개의 슈퍼마켓 점포망을 활용해 침투율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경우, 1P(1자물류) 비즈니스에서 3P(3자물류) 비즈니스로 전환하며 물류비를 절감하려는 전략을 도입했습니다. 1P 방식에서 자사 제품만 공급하는 탑차 운영은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 이제 대한통운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물류비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물동량이 늘어나더라도 물류비 증가 속도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물류비를 얼마나 절감하고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큐텐 사태를 통해 드러났듯이, 비수익성 거래를 계속하는 회사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큐텐은 운전자본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 몰렸고, 이는 시장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매자 지급 자금을 보호하는 규제를 마련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중소형 온라인 사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플랫폼 사업자들은 수익 구조를 재편하고,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나 판촉 행사를 줄이는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에 저렴한 가격에 빠른 배송을 제공받던 온라인 쇼핑 환경은 점차 변화할 것입니다.
쿠팡은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도 로켓배송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물류비를 대신 부담하는 전략으로 소비자와 판매자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할인 판매에 의존하여 수익성을 해쳤고, 그 결과 시장에서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온라인 시장은 소비자에게 적정한 가격을 요구하는 시대로 전환될 것이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온라인 시장은 이제 소비자 중심의 편익 시장에서 판매자 중심의 편익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각 기업은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물류비의 부담을 어떻게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어떻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이마트의 경우, 쓱닷컴이 하루에 7번씩 배송을 진행하면서 탑차 효율성이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3P 비즈니스로 전환하여 대한통운과 제휴해 물류비 부담을 줄였습니다. 3P 비즈니스 전환으로 물동량이 증가해도 물류비 증가 속도가 제한적이며, 이러한 변화로 인해 향후 거래 대금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CJ와의 협력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이마트는 대한통운과 제휴하여 전략적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CJ와의 제휴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특히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1P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CJ와의 협력이 물류비 절감에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이 전략을 통해 이마트는 물류비 부담을 줄이고, 앞으로 더 많은 거래 대금을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시장은 적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쿠팡과 같은 기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 외 기업들은 전략적 전환이 더욱 절실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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