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구조 전환이 브랜드 신뢰도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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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브랜드의 얼굴이다. 상품보다 먼저 도착하는 신뢰의 통로이자,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소비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가장 일상적인 연결선이다.
최근 이마트 쓱배송을 둘러싼 소비자 반응은 심상치 않다. 배송 시간, 포장 상태, 신선도, 고객 응대.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배송 시스템 자체가 조용히 바뀌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불만은 시간에서 시작됐다. 과거에는 새벽, 오전, 오후 등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지금은 하루 세 타임으로 제한됐다. 7시 이전 새벽배송은 사라졌고, 오전에 주문해도 오후 늦게나 도착한다.
특히 신선식품을 주로 구매하던 고객 입장에서는, 이 변화가 단순한 ‘불편’이 아닌 ‘포기’의 이유가 되고 있다.
이마트 전담 배송기사가 사라졌다. 대신 CJ대한통운 택배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문제는 방식의 차이다.
배송 시간이 예측되지 않고, 냉장·냉동식품이 해동된 상태로 도착한다. 아이스팩 없이 종이박스에 포장되거나, 박스 안에 물이 고여 있는 경우도 잦다. 배송기사가 물건을 아파트 외부에 두고 가는 방식도 고객 신뢰에 금이 가는 지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1zX7vZFIyXU&t=9s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이젠 SSG 앱을 지웠다”는 후기가 올라온다. “배송이 6박스로 나눠서 오고, 반품은 하나로 포장하라는 건 너무하잖아요.” “이젠 쿠팡이나 컬리로 간다. 배송 믿을 수 있어야 쓰지.” 신뢰는 잃는 순간 빠르게 무너지고, 회복하는 데는 몇 배의 시간이 걸린다.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센터가 폐쇄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일부 권역은 전면 위탁으로 전환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변화는 단순한 시행착오가 아니다. 운영상의 혼란이 아닌, 전략적 의사결정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신뢰’를 희생한 구조라면, 그 후폭풍은 피할 수 없다.
유통업계에서 물류 외주화는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 특히 신선식품 영역에서의 외주화는 흔치 않다. 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서비스 품질이 무너지면 고객은 돌아서고, 브랜드는 조용히 무너진다.
이마트 물류 전략의 전환은 배송 단가를 줄이는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서비스 품질 저하와 고객 이탈이라는 대가가 숨어 있다.지금 실무자에게 필요한 건 아래와 같은 냉철한 점검이다.
CJ대한통운과의 계약 구조 및 SLA
냉장·냉동 배송 포장 기준의 재정립
클레임 접수 및 반품 프로세스의 개선
위탁과 직접배송의 혼합 모델 도입 검토
배송은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고객 경험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때다.
쓱배송의 변화는 단순한 운영의 조정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 간 신뢰의 재설계에 가깝다.
한 번 흔들린 신뢰는, 할인쿠폰이나 광고 몇 번으로 되돌릴 수 없다. 무너지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회복하는 데는 해가 바뀌고도 시간이 걸린다. 이 글이 누군가에겐, 물류를 다시 브랜드의 중심에 놓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