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상장폐지, 한진 택배기사 수수료 인하 논란, 택배노조
오늘은 지난 한 주 간 있었던 주요한 물류 동향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화요일은 트렌드 스터디 코너입니다.
최소한 간략하게 주요 이슈만 정리해서 많은 분들이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핵심만 정리해서 전달 드릴 예정입니다.
첫 번째 이슈입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최일선에서 국민들을 위해 희생하는 바로 물류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미국에서 물류업계 노동자 파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인스타카트 직원들은 파업에 들어 갔습니다. '물류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날 물류는 국민 삶 곁에 언제나 존재하는 공기와 같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재기가 없는 이유 역시 물류 시스템이 뒷받침 된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눈살을 찌푸리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한진택배가 울산 지역 택배 배송 수수료를 50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인데요.
위험을 무릎쓰고 최일선에서 배송을 하는 택배기사들 입장에선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측의 입장을 들어 봤는데요. 코로나 이슈와 관계없이 지역별 편차가 있는 수수료 조정을 해왔고 이번 작업도 그 일환이라고 하네요. 인하라는 표현보다는, 조정이라는 게 적합하지 않나, 이 부분이 사측의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이번 결정은 본사와 울산지역 대리점의 협의로 이뤄졌다는 부분에서 시기적으로 고생하는 택배기사님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사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안타까운 일은 확실해 보입니다.
두 번째 이슈입니다. 요즘 풀필먼트 이야기 많이 나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풀필먼트를 하겠다고 하는데, 도대체 풀필먼트가 뭐길래 이렇게 화제가 될까요?
풀필먼트는 장거리 버스에 비유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혼자 내 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것보다 40여명이 한 차량을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면 더 저렴하겠죠?
풀필먼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대규모 창고를 쓰려면 비용도 부담되고 또 아직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는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택배를 하나 발송하더라도 규모가 큰 기업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풀필먼트와 같은 서비스는 거대한 창고를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면서 창고 운영이나 차량 운영의 효율화를 더 높이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마이창고나 위킵, 두손컴퍼니 같은 풀필먼트 스타트업 리딩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고, 대기업을 비롯해 규모가 큰 곳은 이들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벌써 몇 해 전이지만 알만한 물류 대기업 가운데 풀필먼트 업체 제안을 했던 사례도 있는데요. 해당 대표는 인수를 거부했습니다. 그 이유는 시장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풀필먼트는 지금 유통과 물류산업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 왜 네이버나 카카오는 풀필먼트에 관심을 갖고 있을까요? 아마존이나 쿠팡이 돈 버는 구조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통기업들은 상품 판매 자체를 통해 수익을 취하는 것도 있겠지만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즉 공간 임대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나 카카오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높이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국내 1위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역시 물류 자회사 패스트박스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풀필먼트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유통기업이 물류로 돈을 버는 그런 시대가 오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세 번째 이슈입니다. 흥아해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국내 중견 해운사 흥아해운이 최근 워크아웃에 들어갔습니다.
하나 소개할 인터뷰가 있습니다. 엄기두 현 신임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2018년 4월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해운 기자단 모임을 통해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데 자꾸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사실관계에 기초해 말하면 객관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 보유하고 있는 선박 2척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해 유동선 문제를 해소했다면서 수출입은행에서 대출 받은 130억원도 지난달 전액 만기 연장됐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었죠.
2년이 흐른 지금 흥아해운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위기에 빠졌습니다. 낙관론, 그리고 맹목적 옹호가 과연 한국 해운산업 발전에 이로운지 다시 한 번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일본의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일명 'ONE' 개념에 대해서도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서로 자산 구조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맞는 통합을 그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었죠. 마지막으로 덧붙인 말.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적 비용은 정부가 확실히 지원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해운을 살리는 것 당연히 찬성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민간기업의 부실은 민간기업 간 자체적인 논의를 통해 오너십을 내려놓고 통합하는 과정이 선행됐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기업들이 목소리 내는 자본주의 아닙니까? 정부 주도의 해운통합은 공적자금 지원에 의존도를 높이는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흥아해운의 위기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지 또 다시 물음표가 생깁니다.
흥아해운은 사업보고서를 제출 마감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제출하지 않아 주권 매매거래 정지를 당했습니다.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됩니다. 흥아해운은 운명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오너십을 내려놓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환골탈태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준비한 트렌드 스터디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 화요일! 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