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워킹 스페이스 비지니스와 전략의 변화
로컬스티치를 운영하면서 동료/파트너들과 나누던 이야기들을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정리하였습니다.
*동료들과 참고 자료들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하는 내용이라 구어체로 편하게 작성되어 있습니다. 감안해주세요
*2024.03.13 65분 5초 / 기록자 : 정해인
오늘은 코워킹 스페이스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국내 코워킹 스페이스 시장이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로컬스티치가 여기서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지를 팀이랑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준비했어요. 완성된 답을 주는 느낌보다는 “우리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갈지 같이 고민해보자”에 가까운 시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건 사실 10년 정도밖에 안 됩니다. 위워크가 한국에 들어온 게 대략 2016년, 패스트파이브가 2015년쯤 시작했고요.
그 전에는 동네마다 소규모 코워킹, “작업실 공유” 같은 공간들이 아름아름 존재하는 정도였죠. 초기에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만든 작은 공간들이 많았고, 지금도 동네마다 하나씩은 보이는 그런 타입입니다.우리(로컬스티치)도 2015년부터 Cowoking&Coliving를 공식적인 타이틀로 쓰고 있습니다.
위워크는 우리가 잘 아는 브랜드인데, 한 줄로 말하면 “오피스 임대를 **되게 섹시하게 포장해서 잘 판 1세대 브랜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유사한 모델은 많았는데, 위워크 창업자가 셀럽처럼 주목을 받으면서 브랜드를 잘 키웠고, 지금은 좋지 않지만 여전히 시장에 남긴 영향은 큽니다.
위워크의 시작점에는 이스라엘 키부츠 같은 공동체 개념이 있어요. 여럿이 함께 모여 사는 공동체를 도시형 비즈니스로 만든 셈입니다. 초기에 위워크도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같은 타겟을 분명히 두고,“이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는 것”을 브랜딩의 중심에 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초기 위워크의 방향 자체는 꽤 좋았다고 생각해요. 다만 투자를 많이 받고 스케일업 기회가 오면서 슈퍼 스케일업을 하게 되면서 처음 의도와 빠른 확장 중에 후자를 선택한거죠
위워크 = “코워킹을 섹시하게 브랜딩한 1세대 글로벌 브랜드”
뿌리는 공동체(키부츠) + 크리에이터/스타트업 타깃
부동산에서는 오피스 건물을 대략 세 가지로 나눕니다.
1. 프라임(Prime) 오피스
• IFC 같은 대형 빌딩
• 한국 오피스 기준 전체 건물 중 1% 수준
2. 미드사이즈(Mid-size) 오피스
• 서교타운 정도 규모
• 대략 “만 평 언더”급
3. 중소형 오피스
• 우리가 많이 쓰는 약수, 연남, 작은 지점들처럼
• 나머지 대부분 건물들
프라임 오피스는 보증금도 크고 “이 회사가 돈 잘 버는지” 검증도 거쳐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수요가 항상 많아요. 위워크·패스트파이브 등 1세대 코워킹들은 이 지점에 기획 포인트를 둡니다.
“프라임 오피스에 못 들어가는 스타트업/크리에이터에게 우리가 크레딧을 빌려줘서 대신 입주시켜 준다.”
이게 초기 모델의 핵심이었어요. 국내에서는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이 이런 프라임/미드사이즈 건물 위주로 한 층·몇 층씩 크게 임대받아서 코워킹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한국은 프라임급 빌딩 숫자가 많지 않습니다. 강남 일대, 시청·소공(로컬스티치 소공점 있는 그 권역) 정도에 몰려 있고, 그 중 코워킹을 넣을 수 있는 건물은 더 적죠. 쓸 만한 프라임 빌딩에 웬만한 코워킹 브랜드가 하나씩 생긴 후에는 이제 어디서 코워킹스페이스 비지니스를 성장시키지라는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프라임 오피스 = 위워크/패파가 노렸던 메인 무대.
국내 프라임 빌딩 수가 적어서 확장 여지가 빠르게 소진.
이후 중소형·복합형 모델로의 전환 등의 확장 모델 고민이 생김
초기 위워크·패스트파이브 모델의 기본 로직은 아주 단순합니다. 건물주에게 고정 임대료를 내고 그보다 조금 더 비싸게 좌석을 쪼개 팔아서 마진을 먹는 구조. 예를 들어, 건물에게 평당 20만 원을 준다. 좌석으로 쪼개서 1인당 25만 원씩 받아서 그 사이 5만 원을 마진으로 먹는다.이런 식입니다.
문제는 입주자가 낼 수 있는 가격의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한 달에 100만 원씩 내고 코워킹스페이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역산을 해 보면,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의 임대료 상한선이 생깁니다. 전용면적 평당 임대료가 20만 원을 넘기 시작하면 코워킹 비즈니스가 성립하기가 거의 어렵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부동산 수익 구조를 간단히 보면 이렇습니다. 홍대·성수 같은 곳의 건물 매입가를 대략 평당 1,5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봅니다. 건물주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연 6% 수익률 정도를 기대합니다. 1,500만 원 × 6% = 90만 원 (연) → 월로 나누면 평당 7.5만 원을 벌어야 합니다. 전용률(실제 세입자에게 빌려줄 수 있는 면적 비율)을 75%라고 잡으면, 전용 평당 임대료는 대략 10만원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한 사람에게 1.5평 ~ 2평 정도를 준다고 하면 1인당 임대료 원가는 15만~20만 원입니다. 거기에 전기세/인테리어 감가/운영비/인건비까지 더하면, 코워킹 1인석의 실질 원가가 20만~25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우리가 좌석을 30만~35만 원에 팔면, 겉으로는 남는 것 같지만, 점유율이 떨어지거나 고정 임대료가 올라가거나 할 경우 리스크가 굉장히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고정 임대료를 내고 대형 빌딩에 들어가서
수천 평씩 몰빵하는 모델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코워킹 = “고정 임대료 + 좌석 쪼개 팔기” 모델
건물가와 기대 수익률을 고려하면 1인 원가 20~25만 원 수준
점유율/임대료 변동에 따라 리스크 크게 작동
고정 임대료 모델에서 벗어나는 방향에 대한 고민 필요
국내에는 위워크 외에도 다양한 코워킹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시작한 브랜드도 있고, 해외에서 들어온 브랜드도 있습니다.
패스트파이브
• 국내 대형 코워킹 1세대
• 한때는 프라임급 빌딩 위주로만 운영
• 지금은 중소형 건물에도 들어가고, 부동산 자회사·인테리어 회사·클라우드 서비스 등 여러 실험을 병행
스파크플러스
• VC/벤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출발한 케이스
• 초기에 입주 스타트업에 투자도 연결하는 시도들도 있었으나, 현재는 부동산 모델
저스트코(JustCo)
• 싱가포르 계열 브랜드
• 리저스 같은 글로벌 오피스 중개 회사들이 “우리도 직접 브랜드를 해 보자” 하고 만든 경우
• 위워크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대로 한국 포함 여러 글로벌 도시에 진출
스페이시즈(Spaces)
• 원래 암스테르담 기반 코워킹 브랜드(super hip vibe!)
• 네덜란드/북유럽의 디자인 인프라 덕분에 공간 퀄리티가 매우 높고, 셰프/라운지 등 어메니티 구성이 훌륭
• 대형 부동산 회사에 인수되어 “힙한 부티크 오피스 라인업”으로 편입된 케이스
개인적으로, Spaces가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코워킹스페이스가 인수된 후, 전세계를 기반으로 확장되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글로벌/국내 주요 코워킹 브랜드들은 큰 빌딩에 크게 들어가서 좌석 극대화+인력 최소화라는 공통 로직 위에 서 있음
비지니스 확장을 위해 각각 자산 매입, 인테리어 비지니스, 클라우드 서비스, 브랜드 인수/합병 등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단계
대형 브랜드들 말고, 사실 전 세계에는 작은 인디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엄청 많이 있습니다. 건축가/디자이너/작가가 자기 작업실 하나 얻으면서 자리 몇 개를 공유하는 형태도 보편적이고, 독서실·스터디룸·라이브러리형 공간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코워킹의 친척 같은 존재입니다.
이걸 모아서 플랫폼처럼 만들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여러 인디 코워킹을 묶어서 하나의 멤버십으로 쓰게 하는 서비스, 무인 사무실(“증무실” 같은) 출입·결제·예약을 전부 테크로 처리하는 모델도 있는데 아직 완전히 검증된 BM은 아닙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실험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실험을 통해 비즈니스가 되는 유효한 패턴을 찾고, 그 다음에 안정적인 모델이 생깁니다. 산업과 생태계의 공감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검증된 건 “평당 어느 정도 매출은 안정적으로 난다” 수준의 코워킹 모델뿐이고, 라운지형/무인형/인디형은 이제 막 검증이 되어가는 단계라고 보고 있어요.
위워크·패파 같은 대형 코워킹은“ 검증된 평당 매출 모델”
그 외 인디/무인/라운지형 코워킹은 아직 검증 중인 실험들
로컬스티치는 오히려 이 “복잡한 실험 구간”에서기회를 찾을 수 있음
최근 몇 년 사이, 제가 이건 좀 유효하다라고 느낀 게 라운지형 코워킹/워킹스페이스 모델입니다.
대표적인 레퍼런스가 츠타야(蔦屋) 서점의 쉐어라운지예요. 시간 단위로 돈을 내고 책, 커피, 간단한 음식 등을 “거의 무제한에 가깝게” 이용하는 구조. 시간당 1만 5천 원 정도라 가격만 보면 비싸지만, 실제 이용자 입장에서는 꽤 납득이 되는 패키지입니다. 이 모델이 완전히 새것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항의 PP카드 라운지, 호텔의 클럽 라운지처럼, 특정 멤버에게만 열려 있고, 그 안에서는 어느 정도 마음껏 먹고 쓸 수 있는 공간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츠타야는 그걸 “대중적인 가격대 + 동네형 워킹스페이스”로 잘 번안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관심 있게 보는 포인트는 이겁니다.
“사람들이 무제한/익스클루시브 라운지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는 사실은 이미 검증됐다.”
그걸 어떤 상품 구성으로 어떤 가격대에서 어떤 도시·동네 타깃으로 할지의 문제만 남아 있습니다. 저는 최근 1~2년 사이에 “유효해 보이는 실험” 중 하나가 이 라운지형 워킹스페이스라고 생각합니다.
라운지형 모델 = 완전 신종은 아니고, 공항/호텔 라운지의 대중화 버전
핵심은 “무제한 + 멤버십 + 공용공간”에 대한 지불 의향이 이미 검증되었다는 점
로컬스티치의 라운지 전략에도 이 인사이트를 적극적으로 참고할 가치가 있음
요즘 변화 중 하나는 원래 다른 걸 하던 브랜드들이 코워킹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신사 스튜디오
무신사가 이미 국내 패션/스트리트 브랜드 생태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둔 상태에서 하단의 예비 디자이너/브랜드들을 소싱하고 코워킹/쇼룸 공간과 묶어 일종의 패션 인큐베이팅 구조를 만들려고 했죠. 실제로는 “예비 크리에이터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작업”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서, 최근에는 속도를 조금 늦춘 느낌입니다.
이케아의 워크샵(코워킹)
원래 이케아는 도심 외곽의 거대한 매장 + 자동차 이동 모델이었는데, 최근에는 도심형 매장을 만들고 그 안에 워킹스페이스/코워킹을 같이 붙이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케아 가구는 원래 일반 소비재용이라 B2B 하드 유스(많은 사람이 계속 쓰는 환경)에는 유지보수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무지 호텔 예시, MUJI는 호텔을 만들 때, 우리가 매장에서 사 쓰는 일반 제품 그대로 쓰지 않습니다. 호텔이라는 B2B 환경에 맞게 더 튼튼한 별도 라인업을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이런 접근은 굉장히 “일본답게 꼼꼼하다”고 느꼈고, 이런 관점에서 이케아의 워크샵이 어떻게 유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오피스, 리테일, 주거가 섞인 복합 개발에서는
누구든 코워킹/라운지를 하나쯤은 가져가려고 할 것”
스타벅스도 언제든 코워킹을 선언할 수 있고, 이케아, 무신사처럼 이미 진입한 브랜드도 있고, 이 흐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브랜드 코워킹 진출 = “자기 타깃을 묶어두기 위한 인프라 전략”
우리 입장에서는 “같은 건물/동네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를 더 명확히 정해야 하는 시점
예전 기본 구조는 이랬습니다. [건물주 – 코워킹 브랜드(운영사) – 입주자] 건물주는 고정 임대료를 받고, 코워킹 브랜드는 리스크를 떠안고, 입주자는 월 사용료를 내는 구조.
그런데 건물 가격이 오르고, 고정 임대료 리스크가 커지면서 더 이상 코워킹스페이스 브랜드들이 감당할 수 있는 구조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흐름은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수익 쉐어 모델
• 건물주와 운영사가 고정 임대료 대신 매출을 나누는 방식
• 리스크를 같이 지는 형태
건물주 직영 코워킹
• 건물주가 직접 브랜드/공간을 운영
• 브랜드는 솔루션 제공, 고객/멤버십 공급
• 브랜드는 브랜드/서비스 가이드를 제공하는 역할로 조정할 수 있음
PM(Position Manager) 역할 변화
• 큰 건물에는 원래 PM(자산관리자, 운영관리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층 단위 임대”가 주였기 때문에 PM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었지만, 요즘처럼 “사람 단위”로 오피스를 나누면 기존 PM이 처리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습니다.
• 그래서 미국 등에서는 위워크/리저스 같은 코워킹 운영사가 PM 역할까지 가져가는 케이스가 늘어났습니다. 우리 서교타운도 네어밸류가 PM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역할을 코워킹 운영사가 더 많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앞으로 중간 관리자는 대부분 빠지고, 건물주 ↔ 코워킹/운영사 구조로 단순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핵심 변화: “고정 임대료 → 수익 쉐어 / 직영 / PM 역할 변화”
코워킹 운영사는 공간 + 서비스 + 운영역량을 무기로 PM/운영 파트너의 지위를 가져올 수 있음
위워크·패파 같은 브랜드와 우리가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은 여기입니다. 대형 중심의 코워킹스페이스는 “상품을 최대한 단순화해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복제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우리는 “크리에이터라는 타깃을 정해두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주거·업무·동네·라운지·리테일을 복합으로 설계하는 쪽”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델은 더 복잡하고 더 귀찮고 더 손이 많이 가는 구조입니다. 저는 오히려 이 지점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복제하기 어려운 구조, 크리에이터 타깃, 코리빙+코워킹+라운지+동네 상권을 묶는 구조, 브랜드/커뮤니티/운영까지 포함한 복합 모델을 우리가 얼마나 잘 다듬느냐가 관건입니다.
크리에이터 타겟으로 도시 클러스터 인프라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
전통적으로 서울 오피스 시장은 세 권역이 메인이었습니다.
1. GBD (Gangnam Business District)
• 역삼, 테헤란로 등
• 대형 상장사·IT기업·투자사 등 집합
• 오피스 임대료 최상위
2. CBD (Central Business District)
• 광화문, 시청, 종로 일대
• 정부기관, 언론사, 금융, 전통 대기업
3. YBD (Yeouido Business District)
• 여의도
• 금융/증권 중심이라 코워킹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코워킹/소오피스 브랜드들은 이 세 권역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마포·홍대권, 성수 같은 동네들이 오피스 권역으로 편입되기 시작했습니다. 홍대는 예전에는 코워킹 입장에선 “비선호 지역”에 가까웠습니다. 오히려 공덕·상암을 더 상급지로 봤죠. 그런데 우리가 홍대·마포에 지점을 내고, 패스트파이브 등도 들어오면서 “생각보다 수요가 있다”는 판단이 생겼습니다.
성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는 공장·창고·중소형 엔지니어링 회사가 많던 동네였는데, 요즘은 새 빌딩이 생기고, 강남에 있던 회사들이 성수로 많이 이동하면서 오피스 권역으로 재편되는 중입니다. 부동산 측면에서 오피스가 가장 비싼 상품이기 때문에,성수동이 계속 비싸지려면 결국 오피스 타운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 흐름 속에서 서울 곳곳의 “새로운 오피스 권역”에 우리가 어떻게 들어갈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통 3권역(G/C/Y)에서 마포·홍대·성수로 오피스 축이 확장
로컬스티치가 이미 여러 지점으로 이 변화에 올라탄 상태
다음 단계: 클러스터 단위 전략 필요
서교타운 같은 미드사이즈 허브를 하나 세우고, 주변에 중소형 건물들을 여러 개 묶어서 하나의 클러스터로 운영하는 모델이 가능합니다. 이 클러스터 안에서 허브 건물(서교타운)은 시그니처 라운지 코워킹 라운지(서교타운 2층 같은)와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집중되는 노드 역할을 합니다. 주변 건물들과 파트너들이 프라이빗 오피스, 섹션 오피스, 코리빙/주거, 리테일 등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서로 연결합니다.
그리고 전체 클러스터의 공간 포트폴리오는
• 약 50%는 코리빙/코워킹
• 약 50%는 먹고 마시고, 라운지, 기타 프로그램 공간
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우리가 모든 건물을 직접 운영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건물은 우리가 직접 운영하고, 어떤 건물은 건물주 이름으로 운영하되 우리 팀이 PX, 헬로, 멤버십,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클러스터 단위에서 보면 고정 리스크를 줄이고, 서로 시설과 멤버를 공유할 수 있고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집니다. 이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팀/조직 구성도 클러스터 단위로 묶이는 게 가장 깔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심 허브 + 위성 지점” 클러스터 모델
50% 코워킹+코리빙 / 50% 라운지·리테일·프로그램
우리가 다 할 필요는 없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지션(운영·서비스·멤버십)에 집중
라운지 얘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해 보겠습니다. 지금 라운지/공용부에서 나오는 매출은 대관, 멤버십입니다. 현실적으로, 라운지 하나하나가 대관·행사만으로 섹션 오피스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라운지를 각 지점의 독립 수익원이 아니라, 전체 멤버십 규모를 키우기 위한 인프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지금 홍대/서교 클러스터에서 멤버십 이용자가 200명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라운지를 50평짜리 10개, 총 500평 만들자”고 했을 때, 이 라운지들을 유지·관리하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때 라운지의 역할은 “라운지 자체가 수익을 다 내는 게 아니라, 멤버십을 200명 → 2,000명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 시설”이여야 합니다.
숫자를 아주 거칠게 보면, 멤버십 2,000명 × 10만 원(예시) = 월 2억 매출, 여기에 30% 정도를 라운지 유지비로 쓴다고 치면 월 6천만 원, 10개 라운지 유지비로 쓸 수 있습니다. 이 정도 구조가 설계된다면 “우리는 멤버십 2,000명을 위해 라운지 10개를 운영한다” 라는 그림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단순히 공간만 만들어 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계속 뭔가 해줘야 하고, 서비스 디테일을 깎아야 하고, 디자인도 잘 나와야 하고, 프로그램도 채워야 하고, 그래서 이건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저는, 장기적으로는 이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라운지는 “각 지점의 수익원”이 아니라 “대규모 멤버십 확보를 위한 인프라”
멤버십 전략과 묶어서 클러스터 단위로 설계해야 숫자가 맞기 시작함
마지막으로, 팀에게 같이 고민해 보자고 던지고 싶은 질문들입니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제공해서 사람들을 “안 나가게” 만들 것인가?”
친하게 지내고, 잘 챙겨주면 당연히 리텐션은 좋아집니다. 하지만 그건 “기본값”이고, 그 위에 “이 회사/브랜드와 계속 같이 있어야 하는 더 큰 이유”가 필요합니다. 크리에이터에게는 투자를 잘 받게 해 준다든지, 스케일업을 도와준다든지, 실력을 성장하게 한다든지 등이 포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타깃을 얼마나 좁힐 것인가?”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시니어 혹은 더 좁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처럼 타깃을 좁히면 제공해야 할 서비스/프로그램이 더 명확해집니다.
“멤버십의 성장 방향성은 어떠한가?”
지점별 멤버십 vs 도시 단위 멤버십로 할 것인가, 코워킹+코리빙+라운지 통합 멤버십을로 확대할 것인가. 외부 파트너와 연계된 멤버십으로 확대할 것인가
“세일즈/운영 팀 간의 교감”
헬로팀/세일즈팀 입장에서는 코워킹과 코리빙, 리테일을 다른 방식으로 팔아야 합니다. 위워크식 “좌석 파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타깃·클러스터 구조에 맞는 새로운 세일즈/상품 구조가 필요합니다.
저는 “코워킹 스페이스는 지금 고민이 한참 많은 상태” 라고 보고 있어요. 어떻게 더 확장할지, 어떤 상품이 다음 버전이 될지, 전 세계가 다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레퍼런스를 많이 보고 (키워드 + 도시 이름, 예: coworking Mexico City 등을 검색해서 찾아보기 쉽습니다) 인디 코워킹부터 브랜디드 오피스까지 사례를 뜯어보면서 우리만의 “코워킹 + 라운지 + 클러스터 + 크리에이터” 조합 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은 “다음 버전 코워킹”을 찾는 과도기"
우리는 누구를 위한 코워킹을 할 것인가?
어떤 서비스/가치로 고객을 만족 시킬 것인가?
라운지/멤버십/클러스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김수민(Sumin Kim) / Soft Developer
공간과 비지니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합니다. http://instagram.com/leo_seongo
도시 생산자들에게 공간과 멤버십을 제공하는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만들고 운영합니다.
D&D Property Solution(https://dndproperty.com)에서 사업 개발 부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간 기획/개발/디자인 관련 문의 = 로컬스티치 디자인(https://www.localstitch-desi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