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야기
1.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해킹, 코호트분석, 퍼널분석 … 난해한 용어가 시장을 범람한다. 용어를 쓰는 사람도 제대로 알고 쓰는지 모르겠다. 데이터, 시각화, 과학적 검증이 대세고 이를 지원하는 솔루션도 많아졌다. 코드를 심고, 데이터를 트래킹하고, 성과를 측정하는 것도 어렵다. 문제는 이걸 다 한다고 매출이 따라오지 않는다.
2.
퍼포먼스 마케팅 경력직으로 O2O 서비스 제공하는 회사에 취직했었다. 출근 첫날 OJT 중 받은 미션이다. "투자확보를 위해 앱 10만 다운로드가 목표다. 현재 고객 1명 데려 오는데 광고비 10만원이 든다.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객단가를 반으로 낮춰달라." 이미 대행사를 통해 기본적인 광고 채널을 운영 중이었다.
3.
(???) : 이미 할거 다 하고 있는 회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만으로 고객 전환 단가를 반으로 낮출 수 있을까? 이걸 할 수 있으면 내 사업하지 누가 월급쟁이 할까? GA가 없던 시대에도 그로스해킹은 있었다. 구멍가게도 장사가 안되면 주변 가게를 돌며 시장을 조사했다. 단골이 끊기면 왜를 고민하고 레시피를 바꿨다. 신메뉴를 개발하고 고객의 반응을 살폈다. 다들 그렇게 생존했다.
4.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나 광고 대행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마법의 단어처럼 사용한다. 이것만 있으면 취직도 되고 매출도 오른단다. 혹해서 퍼포먼스 솔루션을 가진 대행사에 광고를 맡겨봤었다. (진짜 잘하는 곳도 있겠지만) 막상 뚜껑 열어보면 그냥 광고 매체에 자기 솔루션 끼워서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게 다였다.
5.
퍼포먼스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의 정성적, 정량적 지표의 확인이다. 광고 채널별 전환, 고객 반응을 수치화 해 볼 수 있으니 A/B TEST를 하건, 사업 방향을 피보팅 할 수 있다. 고객의 문제를 찾고, 반응을 추적하여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들고 제안하고 다시 추적하여 개선하란 뜻이다. 생각해봐라. 퍼포먼스 마케터가 매출을 만드는데 왜 개발자 연봉이 더 높을까? 왜 대표는 대부분 영업직일까? 핵심은 제품이다. 본질을 놓치면 변죽만 울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