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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Aug 19. 2017

피레네의 미니국가, 안도라

안도라 여행 에세이



“안도라의 청정한 공기는 하늘로부터 온다. 피레네 산맥 사이 사이에 청정함을 고이 품었다가 날마다 일정한 양으로 분출한다. 크지 않은 하늘을 안도라에서 올려보았다. 이 청정한 공기가 내려 온…”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 피레네 산맥속에 갇힌 '안도라'에 들어서면 여기는 도시도 아닌 조그만 산속의 타운같다. 프랑스도 싫고 스페인도 싫은 사람들이 수도하러 이곳에 모였나 의심했다. 깨끗한 거리에다 깨끗한 집들이고 건물들이다. 호텔도 엄청 많아 관광수입이 솔솔함을 눈으로 보았다. 산속 계곡에 형성된 나라라 건물들이 산등성이 곳곳에 지어져 있다. 절벽같은 산위에 있는 집들도 몇 있었다. 저긴 누가 살까? 어떤 건물은 위험해 보이는데도 별 탈이 없다고 하니 안전하게 지었는가 보다. 어떻게 저길 올라가나? 하며 혼자서 다시 묻다가 전망은 좋겠지로 끝을 맺었다.


그 산속을 또 올라가 이 미니국가의 수호성인인 ‘메릭셀 성모님(Our Lady of Meritxell)’ 성상을 모신 작은 성당을 찾았다. 타운에서 산쪽으로 한참 올라가야 있었다. 안타깝게도 원래 성당은 화재로 타버렸지만 바로 불이 난 그 자리 그때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그 소성당 옆에 현대식으로 새로 이 성당을 지었다. 성당에서 내려보는 산세도 좋고 올려보는 산세도 참으로 좋았다. 명당 자리였다. 안도라 사람들은 풍수에도 밝은가 보다.

아래쪽 시내로 내려가면 너무도 깨끗하고 청명한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이 호텔과 건물들 사이로 흐른다. 온갖 명품숍이 즐비한 중심가도 이 깨끗한 개울물로 매일 씻는지 엄청 깨끗하다. 차도 없어 어슬렁 걸어 다니기 좋다. Duty Free 나라라 이런 명품 숍들이 유럽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어서 오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타운 아래 한가운데 꼭 런던 브리지의 '샤드' 빌딩처럼 생긴 피라미드 형 유리 빌딩이 보였다. 다른 건물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고 산세와도 어울리지 않는 특출난 이 건물은 이 나라의 자랑인 '온천'이라고 한다. 명품 쇼핑한 뒤에 관광객들은 이 온천을 이용하는가 보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속 동화같은 나라 안도라에서 '확' 다름을 느끼는 것은 이 나라에서 마시는 '청정한 공기'이다. 품질이 다른 공기를 여기서 마음껏 들이 마실 수 있다. 여행온 사람들은 세금면제인 명품 쇼핑에 집중하며 심지어 일상용품 아울렛도 있어 지갑을 아예 열어 놓는다.그러다 이 안도라의 청정한 공기를 잊어버릴 수도 있다. 무료인데도 불구하고…


::::

안도라 성당안의 제대.

새 성당의 모습. 산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오래된 조그만 성당안의 제대와 제단화. 오른쪽에 '마릭셀의 성모님'이 보인다.

산속의 나라라 특이한 건물도 많았다. 전형적인 산속의 돌집 창.

어느 평범한 집을 비워 민속박물관으로 만들었다. 그 집의 역사는 그대로 안도라의 역사가 되었고  인류학을 공부하는 이에게는 최상의 증거물들이 있었다. 부엌이며 침실이며, 삐걱이는 나무 계단이며 소품들이며... 심지어 가족들이 쓰던 접시며 포크 나이프도 그대로 남김없이 진열해 놓았다. 그리고 오른쪽에 보이는 '안도라의 마릭셀 성모님'은 항상 있었다. 안도라 어디에고...

시내 조그만 공터.

삐죽하게 솟은 어울리지 않은 유리 건물이 온천이다.

시내 중심가. 한산해 보이지만 사실 복잡할 땐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거의 다 관광객들이었다. 불어, 스페인어, 영어가 다 통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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