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ndon After eight May 21. 2019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된 공모 전시

251번째 런던 RA Summer Exhibition_2019



    지난 2018년 여름, 런던 센트럴 중심부에 위치한 로열 왕립 미술학교(Royal Academy of Art)는 250번째 생일을 맞은 Summer Exhibition의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블링톤 하우스(Burlington House) 실내에 전시된 작품 관람 이외에도 스틸밴드의 유려한 길거리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및 체험거리까지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던 RA Summer Exhibition,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 축하 분위기를 이어가는 분위기가 한창이다.  도대체 RA Summer Exhibition이 무엇이길래?

길거리 유흥거리에만 사로 잡혀 꼼꼼히 즐기지 못했던 지난해를 반성하며,  6월 10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될 제251회 RA summer exhibition 2019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 본다.


250th Summer Exhibition in 2018_웨스트엔드 거리

 

250th Summer Exhibition in 2018_ Burlington House 앞 시민을 위한 문화 예술 체험 부스




  [Since 1769_ RA Summer Exhibition이 시작되던 순간, 영국의 주요 기록들]

1. 18세기 이후 영국은 정치적, 역사적으로 산업혁명과 동시에 현대와 근접한 모습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2. 18세기 초 시행된 연합 법을 통한 정치적 동맹으로 명목상 뿐만 아니라 실제로 대영제국(Great Britain)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으며, 1756년의 7년 전쟁의 결과로 파리조약(1763)을 통해 13개의 식민지 국가와 인도를 확보, 이후 제국주의와  식민지 건설을 통해 국력을 더욱 강화했다.
3. 1769년은 스스로 왕이 된 나폴레옹과, 그의 폭주적 행보를 중단시킨 영국의 영웅 웰링턴 공작(제1대 웰링턴 공작, 아서 웨즐리 Arthur Wellesley, 1769- 1862)이 태어난 해이며, 스코틀랜드 출신의 제임스 와트(James Watt, 1736-1819)가 증기기관을 개량하여 영국의 산업 혁명에 중요한 뒷받침을 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4. 같은 해에 또한 제임스 쿡(James Cook, 1728-1779)이 유럽인으로서는 세계 두 번째로 뉴질랜드에 상륙하는 역사적 순간이 있었다.



# RA Summer Exhibition 이란?


    1769년 다양한 영국의 변화 속에서 탄생한 로열 왕립 미술학교 Summer Exhibition은 18세기부터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가장 역사가 깊은 예술가들의 등용문이 되었다. 런던에는 런던 예술대학(University of Art London), UCC, 골드스미스대학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등 쟁쟁한 미술학교들이 존재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로열 아카데미의 여름 전시는 그 참여 자체만으로도 높은 수준의 예술가, 예술품으로 인정받는다. 다른 졸업 전시들에 비해 역사적 깊이뿐만 아니라 다른 신흥 예술가들에게도 공모 기회가 주어지고 기존의 아카데미 회원들이 전시 작품을 선정하는 독특한 운영방식이 인정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런던의 한 미술 축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 그들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



1. 250여 년간 쉼 없이 달려온 마라톤


    팔 몰(Pall MAll)에서의 이 첫 번째 전시를 위해 유화 가이자 파스텔화가인 프란시스 코츠(Francis Cotes)의 그림 6점을 포함해 49명의 전문 예술가들과 수많은 아마추어들이 130점이 넘는 작업을 공모전에 제출하여 시작된 이후,  지난 250여 년 동안 Summer Exhibition은 단 한 번의 쉼도 없이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가장 큰 자부심으로 꼽는다.


[로열 아카데미션]  

1761 the Society of Artists vs the Free Society of Artists 각각 봄, 초여름마다 전시
1768 전시 이후 the Society of Artists leading members 몇 명이 the Royal Academy로 바꿈.               


RA Summer Exhibition 1769 카탈로그   (출처:https://chronicle250.com/1769#catalogue)


2. 실력을 경쟁


    한 때 The Exhibition이라는 쇼를 통해 18세기 영국의 대표적 두 초상화가 라이벌- 초대 로열 아카데미 원장이었던 레이놀즈(Reynolds)와 게인즈 바로우(Gainsborough), 19세기 영국의 대표적 풍경화가 라이벌- 터너(Turner)와 컨스터블(Constable)이 서로 실력을 경쟁하였었다.  오늘날 소더비, 크리스티 등 다양한 아트페어, 상업 갤러리 또는 현대 전시회를 통해 예술작품들의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으로 변형되어 아티스트에게 작품 활동에 있어서 상업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의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는 현실에 비해, 로열 아카데미 전시 프로그램은 아티스트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예술품 중개인들(딜러 또는 큐레이터)의 제3의 목적이 포함되어 자칫 상업적 목적으로만 노출될 예술작품 전시 및 구매 환경과 달리 아티스트의 예술세계가 고스란히 전달되어 순수 예술적 가치로 아티스트와 작품 구매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환경이 제공된다는 점 또한 이 RA Summer Exhibition을 특별하게 하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1. Portrait of Jane Fleming, Reynolds, 1779, Huntington Library
2. Mr and Mrs Hallett (The Morning Walk), Gainsborough, c.1785, National Gallery
3. The Dogana and Santa Maria della Salute,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843, National Gallary of Art
4.Salisbury Cathedral from Lower Marsh Close, John Constable, 1820, National Gallery of Art
(좌측 상단부터 순서대로, 사진 출처: http://englishpainters.wordpress.com/ http://www.nga.go)



3. 미술세계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주체


250th RA Summer exhibition(사진 제공: 박수빈)


    로열 아카데미의 전시는 현대 미술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올해 251주년 여름 전시에서도 또한 모든 가능한 미디어들- 그림, 조각, 사진, 판화, 건축 및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로열 아카데미 예술가들을 흔히 역사와 전통을 고수하는 '미술계의 보수파 엘리트 집단'이라는 편견의 시선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는 전통으로 인해 모든 영역에 대한 독창적인 시선을 가지고 현대 미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의 세 번째 자부심으로 꼽을 수 있다.



# 251주년 RA Summer Exhibition을 방문 전 ‘Summer Exhibition에 대해 알아야 할 아홉 가지’


    모든 예술가들에게 보내는 초대장, 터너 이야기부터 RA 아카데미에 숨겨놓은 레시피까지, RA의 디지털 콘텐츠 및 채널의 총책임자인 루이스 코헨(Louise Cohen, Head of Digital Content and Channels, RA)은 지난 4월 올 RA Summer Exhibition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아홉 가지 사실을 공개했다.

 

첫째, RA Summer Exhibition은 모든 예술가에게 열려있는 기회.

       1769년 제1회로부터 내려온 전통으로, 매해 작품 공모를 위한 초대장을 공개 함으로써 모든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실력을 경쟁하고 전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참가자들 중에는 윈스터 처칠(가명)부터 최근 코미디언 해리 힐까지 포함되어있다.


둘째,  예술가 위원회에 의한 큐레이팅.

        해마다 특별한 전시를 위한 아티스트 코디네이터가 정해진다. 올해는 Jock McFayden RA가 그 책임자로 출품작 검토와 계획을 하고, 쇼 진행 및 전시에 대한 총책임을 맡아 진행될 예정이다.


셋째, 예술가들에 의한 작품 판매.

          다른 아트페어와의 달리 아티스트가 직접 판매자로서 전시 작품의 판매가 이루어진다. 또한 판매에 대해 RA는 30%의 수수료를 받는데, 이 수익금은 매년 17명의 RA의 대학원생들의 장학금 혜택을 주어 후학 양성에 투자한다. 또한 온라인에서도 작품 구입이 가능하다.


넷째, 일류 작가들도 전시에 참여하는 전통.

       로열 아카데미안으로서 RA 운영자로 선출된 예술가나 건축가는 매해 6개까지 작품을 전시에 포함할 수 있다. 이 전통으로 인해 지난 250주년 큐레이팅을 맡았던 영국의 스타 도예가, 그레이슨 페리(Grayson Perry)의 작품 또는 YBAs(Young British Artists) 멤버인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의 처음 출품작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섯째, 최종 선택 전 8일간의 전시, 마지막 선택은 갤러리에서!

        모집된 수많은 작품들은 여러 차례의 심사를 거친 후 최종 선택에 앞서 8일간의 시험 전시 단계를 통해 최종 선택된다. 이 전시회는 위원회가 마지막 회의를 가지는 'Sanctioning Day'에 마무리되며, 이 최종 선택 이후에는 모든 변경이 불가능하다.


여섯째, 위원회가 8일간 마시는 쇠고기 차(beef tea)

        지금까지 251년 동안 공개되지 않은 비밀 레시피로 만들어진 심사 권한을 가진 위원회만이 가지는 특별한 권한, 쇠고기 차 마시기이다. (물론 작성한 이도 맛을 모른다고 한다.) 8일간의 최종 선택을 위한 전시 중 위원회에게만 제공되는 쇠고기 차. 과연 어떤 맛일까.


일곱째, : [바니싱 데이(Varnishing Day)]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수정 기간

        예전에는 아티스트가 갤러리를 직접 방문하여 최종 작업을 추가할 수 있었던 전통이 현재는 일부 남아, 현재는 아티스트들을 축하하는 공연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전시 시작에 앞서 예술가들은 앞뜰에 연주되는 Steel Band의 흥겨운 음악과 함께 행렬을 따라 세인트 제임스 교회에서 예술가들의 축복하는 의식에 참석한다.


Summer Exhibition 2014(출처: Royal Academy of Arts)


여덟째, 정치적 성향 속 예술작품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가 제공되는 Summer exhibition의 시작인 18세기에는 예술작품 전시에 대해 정치적 성향으로 인한 제한이 많았다. 전시의 성패에 따라 향후 1년간 유명 작가로서 왕족과 귀족들의 작품을 제작을 맡아 풍요로운 생활이 보장되는 미술가로 활동이 보장된다. 또한 모든 예술 전시품들이 비유적으로 작용했던 당시, 특히 초상화가 주를 이루었던 시대였던 만큼 유명한 작가들에 의한 당 시대 주요 인물(귀족이나 왕족)을 그린 작품들은 그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시되는 반면 덜 유명한 작가 또는 신흥 작가들의 작품들은 눈높이보다 훨씬 윗부분 또는 아래 부분 작품이 전시되는 풍경은 극히 자연스러웠다.


아홉 번째, 터너와 컨스터블(Turner-Constable) , 견묘지간의 시작?

        1832년 전시 전 마지막 수정이 허락되는 기간, 바니싱데이(Vanishing Day)에 일어난 일이다. 컨스터블과 터너의 두 풍경화 작품이 나란히 갤러리에 걸린 상태, 컨스터블이 그의 작품 <The Opening of Waterloo Bridge>  작업 막바지에 다를 때쯤, 여러 번 수정 작업을 고려하던  터너가 자신의 작품 <Helvoetsluys>의 중앙에 빨간 부표(red buoy)를 추가하게 되었다. 이후 전시에서 혹평을 받은 컨스터블은 '터너가 들어와서 총을 쐈다'라고 표현, 이후 둘 사이는 가까워질 수 없었다.


#The bridge of After 8: Great Spectacle의 연장전!


    올해로 251번째 Summer Exhibition의 총책임을 맡은 Jock McFadyen RA는 지난해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Grayson Perry의 정신을 이어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될 중앙 홀과, 빛과 시간이 주제가 되어 꾸며질 두 자매들의 갤러리가 전시장 내부를 채워가고, 전시장 밖 안뜰에 설치될 스펙터클한 조각 설치물, 그리고 본드 스트릿까지 이어질 전시 행렬의 예고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을 갖게 한다. 지난해 흠뻑 빠졌던 외부의 화려한 유흥이 이제는 '현재형' 바니싱 데이, 전시 관람 전 행사의 한 부분인 걸 깨달았으니, 올여름에는 미래를 이끌어갈 예술인들의 작품세계에 조금 더 집중해 볼까.

6월 10일 저녁 6시 30분, <What is sustainable architencture? - Summer Exhibition 2019> 저녁 토크부터, 시작이다.




[전시장 위치정보]

Burlington House extrance

Burlington House, Piccadilly,

London, W1J 0BD

Burlington Garden extrance

6 Burlington Garden,

London, W1s 3ET





[참고사이트]

RA Summer Exhibition 공식 홈페이지 https://www.royalacademy.org.uk/summer-exhibition 

매거진 아트마인: RA 250th Summer Exhibition, <The Great Spectacle)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rtmining&logNo=221335321809&targetKeyword=RA%20summer%20exhibition&targetRecommendationCode=1&keywordSearchType=TEXT

https://chronicle250.com/1769#catalogue

레이놀드와 게인즈 버로우:18세기의 두 유명한 초상화가(Reynolds and Gainsborough : two famous portraitists in the XVIIIth century)  https://englishpainters.wordpress.com/2014/01/12/reynolds-and-gainsborough-two-famous-portraitists-in-the-xviiit h-century/

컨스터블과 터너, 1800년 초 영국 풍경화가(Constable and Turner, British Landscapes of the Early 1800s) https://www.nga.gov/features/slideshows/constable-and-turner-british-landscapes-of-the-early-1800s.html#slide_10


매거진의 이전글 BBC Proms: 세계적인 클래식 페스티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