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을 벗어나 자유롭게 즐기는 영국의 대표적인 음악축제
클래식 음악이란, 고전시대의 형식에 맞추어진 잘 다듬어진 형태의 음악을 일컫는 말로, 보통 상위/하위문화에서 '상위'문화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된다. 그 짜인 틀과 형식에 어울리는 옷차림과 격식은 오늘날 그 문화 소비자의 계층을 가르는 기준선이 되어 왔었다. 이에 따라 클래식 마니아층에 속한 청중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수준의 음악예술 일지는 몰라도, 클래식 음악을 처음 경험하는 청중에게 그 첫인상은 '고상하다', '지루하다', 그리고 '어렵다'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고상한 모습의 지루하고 어려운 클래식 음악 공연은 안녕!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존재하는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이 있다. 바로 'BBC Proms'이다.
더프롬즈(BBC Proms)는 영국의 대표 방송사인 BBC가 주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이자, 매해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열리는 영국의 가장 큰 규모의 클래식 음악 축제이기도 하다. 더프롬즈의 'Proms'는 'Promenade concert'의 줄임말로 청중들이 바닥에 앉아 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콘서트 형식을 지칭한다. 따라서, 클래식 음악의 높은 진입장벽과 불필요한 격식을 깨고자 한 본 취지를 따라 이 페스티벌에는 복장 제한 및 자리, 행동의 엄격한 규제를 떠나 편하게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더프롬즈에서는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고 싶은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지정 좌석 예매 이외에 공연 당일 예매 가능한 데이 프로밍(Day Promming)을 진행한다.
이 프로밍 티켓은 약 1,350석의 스탠팅 석을 £6.00(온라인 구매는 £7.12 예매수수료 포함) 파운드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데, 무대 바로 앞쪽에 위치한 아레나 스탠딩 석과 로열 알버트 홀 맨 꼭대기 층 갤러리 스탠딩 석 두 곳 중 선택할 수 있다. 아레나 스탠딩석은 무대 가까이에 서서 관람하면서 공연하는 줄연진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갤러리 스탠딩 석은 더프롬즈 공연뿐만 아니라 모든 관람객이 즐기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티켓 예매는 오전 9시부터 12시 사이 접속 순서에 따라 기회를 제공받으므로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다. 또한 온라인 외에 당일 공연 한 시간 전 공연장 입구에서 선착순으로도 구매 가능하다.
처음에는 대중적으로, 그 후 그 음악 기준을 점차 고전 음악과 현대음악에 대한 대중으로 그렇게 다가가도록 했습니다.
(Popular at first, gradually raising the standard until I have created a public for classical and modern music)
- 영국 지휘자 이자 더 프롬즈 창시자, 헨리 우드
(Sir Henry Joseph Wood, 1869 - 1944)
이 페스티벌,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청중들에게는 다소 지루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BBC Proms의 주된 매력은 공연의 '퀄리티'가 아닌 그 음악의 '다양성'에 있다. 어느 날은 쇼스타코비치, 쇤베르크의 곡들과 같이 무거운 공연을 하기도 하겠지만, 어느 날은 클럽 이비자와의 콜라보를 통해, 혹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음악을 연주하기도 한다. Proms는 클래식 애호가들 만을 위한 장이 아닌,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거나 처음 접하는 사람들 모두를 위한 페스티벌이라는 것이다.
Proms에는 정말 다양하고 흥미로운 공연들이 많이 있지만, 사실상 하이라이트는 2달 동안의 긴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이다. 바로 ‘Last night of the Porms’! 영국 전역의 공원, 방송뿐 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생중계가 되는 이날 공연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후 7시에 시작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아침 7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며, 티켓을 미리 구매하고 싶다 하더라도, 5회 이상 Proms 공연을 본 관객에게만 추첨을 통해 티켓 구매의 기회가 주어진다. ‘Rule, Britannia!’, ’Jerusalem’, ’Land of Hope and Glory’. 이 곡들은 영국에서 제2의 국가로 여겨질 정도로,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충분한 곡들이다. 그리고, Proms의 마지막 날이면 이 곡들로 ‘떼 창’을 하는 청중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125주년을 맞이하는 더프롬즈(BBC Proms) 2019는 혁신적인 페스티벌답게 교향곡, 오페라 등 수준 높은 공연들이 준비되었다. 로열 알버트 홀(Royal Albert Hall), 카도간 홀(Cadogan Hall), 그리고 하이드 파크(Hyde Park) 세 장소에서 열리는 프롬즈 2019는, 7월 19일 'PROMS 1: FIRST NIGHT OF THE PROMS' (로열 알버트 홀 오라토리움)를 시작으로 하여 9월 14일 'PROMS 75: LAST NIGHT OF THE PROMS'(하이드 파크)까지 총 75개의 프롬즈 시리즈가 준비되어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당신, 이미 예술가, 혹은 예술가이고 싶은 당신, 이번 여름 자유로운 예술가처럼 떠나 유럽 여행길에 오른다면, 런던의 더 프롬즈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 사이트]
BBC Radio 1 유튜브 공식 홈페이지_ 2015년 Proms 당시 Ibiza의 콜라보 공연 https://youtu.be/xs3 BXVTF7mw
BBC MUSIC 유튜브 공식 홈페이지_2018년 PRoms의 마지막 날 중 'Land of Hope & Glory' https://youtu.be/WtY8 BYP0mnc
Royal Albert Hall 공식 홈페이지 https://www.royalalberthall.com/
Cadogan HAll 공식 홈페이지 https://cadoganhall.com
The Royal Park: Hyde Park 공식 홈페이지(BBC Proms in the Park) https://www.royalparks.org.uk/whats-on/upcoming-events/proms-in-the-park
BBC Proms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bc.co.uk/proms
BBC Proms 2019: 프롬즈 시리즈 리스트 https://www.royalalberthall.com/tickets/proms/bbc-proms-2019/
BBC Proms 2019: 데이 프로밍(DAY PROMMING) https://www.royalalberthall.com/tickets/proms/bbc-proms-2019/day-promming/
프롬즈 역사_ BBC 공식 홈페이지 https://www.bbc.co.uk/programmes/articles/1sgMxZvFzHQG3Y1HktMfg6w/history-of-the-proms
더프롬즈의 첫 번째 밤_헨리 우드(Apr. 2007) http://www.jessicaduchen.co.uk/pdfs/indi-2007/sir_henry_wood_23apr.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