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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ndon After eight Apr 09. 2019

런던의 중심에서 한국 미술을 외치다

도시 재생을 통해 재탄생한 문화공간에서의 4482 전시



    2019년 3월 마지막 날, 영국의 서머타임이 시작되었다. 런던의 대표적인 날씨는 회색 빛 하늘과 예고 없이 내리는 비가 연상되지만, 서머타임 이후 템즈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파란 하늘, 푸르른 잔디는 런던에 머무르는 사람들에게 기다렸던 여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테이트 모던과 함께 런던의 오래된 랜드 마크로 꼽히는 옥소 타워(OXO Tower Wharf) 버지 하우스에서는 지난 3월 28일부터 31일까지 런던의 봄과 함께 4482 한국 현대미술인들의 축제가 열렸다. 정확히 말하면 다양한 현대미술전시이지만, 한 해에 한번 한인아티스트들의 주도 아래 예술을 즐기는 장을 만들고, 과거와 현대의 시간을 공유하며 두 국가가 서로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축제라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다.



# 도시 재생으로 재탄생한 문화공간, 옥소 타워 9(OXO Tower Wharf)

사진출처: 옥소 타워 공식 홈페이지(https://www.oxotower.co.uk/about/)

        

    과거 영국의 유명한 조미료 회사인 옥소 브랜드 소유였던 이 건물은 현재 코인 스트리트 지역 주민들 소유의 건물로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즈(Coin Street Community builders, CSCB)에서 소속이다. 1970년 이후 산업화 퇴화와 동시에 빠르게 쇠락하는 코인 스트리트 지역을 1980년 중반 민간 주도의 '코인스트리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 것이 전환점이 되어 현재는 다양한 스튜디오, 전시공간, 레스토랑 및 주거공간을 갖춘 복합공간이자 주민 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적인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 4482란?


    2007년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인 타운의 소재지인 런던의 뉴몰든에서 배찬효 작가 외 9명의 작가들이 합동으로 한 작은 스튜디오 전시를 확장하여, 같은 해 스무 명의 작가가 더 참여해 4482의 첫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2008, 2010, 2011, 2012, 2014, 2018, 그리고 올해까지 총 9회에 걸쳐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4482는 회화, 사진, 조소,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하고 폭넓은 예술활동의 전시를 지지 함으로써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다 넓은 범주에서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4482는 전시 타이틀이기도 하지만 영국에 유학을 와 머무는 한국인 작가 그룹의 명칭이라고 보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4482는 영국(44)과 한국(82)의 국제전화 국가번호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명칭으로 시각예술분야에 있어 한국과 영국의 교량적 역할을 하는 작가군을 지칭하며,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 한국인의 감수성과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영국이라는 새로운 문화적 토양 위에 탄생시킨 작품을 통해 국제적 관객과 소통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4482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 증진을 위한, 영국을 거쳐가는 한국 작가들의 '문화운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1년 4회 4482 리조스피어-Rhizosphere 큐레이터 박계연 씨 인터뷰 중, 한인 헤럴드 2011)"



# 4482 – 2019 달의 이면, The other side of the Moon


   4482는 매 전시마다 정해진 부제를 공통으로 하여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현대적인 각 특색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올해 2019년은 <달의 이면>이라는 주제로 큐레이팅 되었다. 대비와 모순을 속성으로 하는 오늘날의 세계, 한인 아티스트들의 예술적 시각에서 바라본 달의 이면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번 전시는 두 국가에서 살아가는 한인 아티스트들이 경험을 통해 느낀 세계 양극을 지탱하는 힘, 사건, 그리고 익숙한 장면들을 그들만의 예술적 표현으로 완성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올해는 특별히 한국의 수호갤러리, 잇다 스페이스의 협찬을 받아 전체 전시가 확정된 작가들 중 일곱 작가들을 추첨하여 한국에서 개인전의 기회 제공이 주어졌을 뿐만 아니라 전시 외에 키즈 워크숍 <Make your own paper moon>을 통해서 어린 관객들이 예술활동 참여 및 체험할 수 있도록 했던 점이 특징이었다.



# LONDONLIVE - 런던의 중심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외치다


    4482를 통해 지난 10여 년 동안 영국 내 꾸준한 한인아티스트들의 활동에 대해 영국 언론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올해 큰 성과 중 하나이다. 이 영상은 지난 29일 제9회 4482-2019 <달의 이면>의 큐레이터 김서영 씨의 라이브 인터뷰 영상이다. 한국 특유의 전통적 영감과 현대의 자유로운 표현이 융합되어 창작된 이번 전시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뿐만 아니라 영국인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매개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큐레이터 김서영 씨는 인터뷰를 통해 서른한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달의 이면> 전시 설명뿐만 아니라 4482가 한인 아티스트들에게 다양한 전시 기회를 제공해 그들의 활발한 예술 활동을 지원함과 동시에 양국 간의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말했다. 이를 통해 4482가 영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한인 아티스트들의 예술을 이어가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482-2019 <달의 이면> 큐레이터 김서영 씨, Londonlive 인터뷰 중, (29 thMar 2019, https://www.londonlive.co.uk/new)


# The bridge of After 8: K-ART NOW


    4482는  매해 봄의 전시 이외에도 K-ART NOW를 통한 아티스트 토크,  아트포럼 기회도 매달 마지막 월요일에 진행하고 있다. 런던에서 활동을 꿈꾸는 아티스트라면 현지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과 서로 소통하고 현대미술의 흐름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런던 아트페어, 홍콩 아트 바젤 등 현대미술 작품들을 알리는 대규모의 미술 전시에 한국 갤러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업적인 목적이 큰 해외 아트페어에서는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기엔 많은 비용이 소모되어 갤러리들을 통해 참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4482는 한인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비교적 해외 아트페어에 비해 낮은 참여비용으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다. 앞으로도 4482가 지속되어 한국과 영국의 국경을 이으며 한인 작가들의 활동을 지지하는 든든한 지지대가 되길 바란다.






[참고 사이트]


4482 공식 홈페이지 http://4482.co.uk/index.html 

4482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4482_sasapari/

한인 헤럴드 2011 인터뷰 자료 http://haninherald.com/xe/column2/1675

옥소 타워 공식 홈페이지 https://www.oxotower.co.uk/events/the-other-side-of-the-moon/

코인 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 공식 홈페이지 http://coinstreet.org

문화연대 이야기, 문화 빵 - 런던 도시재생 탐험기 3:주민들은 어떻게 '옥소 타워'의 주인이 되었나'_코인스트리트의 주민 자산화 사례(2016) http://www.culturalaction.org/culturebbang/?p=432&

런던 라이브 인터뷰 영상 https://www.londonlive.co.uk/news/2019-03-29/the-other-side-of-the-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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