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패션=컬처!(음악에 문화의 옷을 입히다)
찰리채플린의 시그니처 중절모들이 설치된 작품을 지나 지할 연결된 2관으로 입장한다.
세종미술관 #2관으로 들어서자 <마이클조던>, <무대 위 신 스틸러>, <마이클 잭슨>, 그리고 <더 라이트>라는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MICHAEL JORDAN_마이클 조던
지난 1월 4일 <슬램덩크 더 퍼스트>가 개봉한 이래 농구라는 스포츠와 상징적인 빨간 글씨의 하얀 유니폼, 농구화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분위기이다. 필자도 역시 이날 <마이클조던>의 섹션에 처음 들어서면서 그의 등번호 '23'과 BULLS 유니폼을 보면서 그 추억에 잠시 소환되는 1인이었다.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패션과 스포츠는 마치 쌍둥이처럼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포츠는 패션에 기능성과 실용성, 그리고 패션은 스포츠에 아름다움을 더해주며 서로 상생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현대의 스포츠 스타들은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하거나, 또는 대형 브랜드와 협업을 토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추세인데, 이 전설의 시작이 '그', 마이클 조던이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1984년 말.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를 기념하기 위해 '에어 조던 시리즈'를 출시한다. 시카고 불스를 상징하는 빨강과 검정을 사용한 가죽 하이탐 스니커즈의 밑창에는 캡슐화된 공기가 완충재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나이키 에어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 섹션은 마이클조던에게 보내는 헌정사라고 불리고 있었으며, 그의 현역시절 시카고 불즈의 유니폼과 친필 사인이 있는 농구공이 전시되었다. 특히 1997-8년 마지막 시카고 불즈 시즌을 뛰어 신었던 에어조던 13도 만나볼 수 있다.
조던이 에어조던을 신고 코트에 오르자, NBA는 복장 규정 위반으로 징계처분을 내리고, 벌금을 부과했으나 '그'는 매번 에어 조던을 신고 코트에 올랐다. '그'의 고집에서 나타나는, 그 만의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 Scene-Stealer on Stages_무대 위 신 스틸러
패션과 대중음악의 본격적인 컬래버레이션의 시작이다.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하기 위해서 패션은 종종 음악의 어휘를 차용했다. 1960년대 청년문화가 사회전반부에 부상하면서, 록음악은 당대 패션에 영감을 불어넣는 힘이 되었다. 1970년대 초반 등장한 글램록(Glam Rock) 밴드의 가수와 연주자들은 별난 옷과 화장, 머리스타일, 나무나 코르크로 만든 밑창을 단 부츠로 무대에서 대중들과 마주했다.
이외에도 하드록과 헤비메탈, 프로그래시브 등 음악은 동시대의 다양한 성원들의 치향과 특성을 보여주었는데, 이렇게 록 밴드의 멤버가 착장 했던 그 패션에서의 분위기를 '록 시크(Rock Chic)라고 부른다. 록시크는 당대의 변덕스러운 유행의 힘에 휩쓸리지 않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자리를 잡았다.
스타일 부족(Style Tribe)의 일원이 된 음악팬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밴드나 가수의 옷 스타일을 공유하며 일체감을 느끼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들을 향유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게 또한 이 시대의 특징과 문화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1980년대 어쿠스틱 선율에 반전과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담았던 가수 밥 딜런과 재즈 뮤지션인 레이 찰스, 충격적인 패션과 무대연출로 청중들을 사로잡으며 21세기 대표적인 음악가로 선정된 레이디 가가 등 이외에도 많은 뮤지션들이 착장 했던 각종 신발과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Micheal Jackson_마이클 잭슨
<빌리진 Billie Jean>을 만나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1982년 발표한 앨범 <스틸러 Thriller>에 수록된 빌리진을 통해 대중음악의 판도는 변향점을 갖게 되었다.
1980년대 뮤직 텔레비전 MTVㅏ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듣는'음악에서 '보이는' 시각적인 요소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때,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과 마치 무중력 상태의 걸음을 보여주는 듯한 그의 문워크 댄스는 공연에서 음악과 춤이 동등한 비중으로 연출되는 요소로 격상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무대를 오를 때 착장한 공연의상에는 페도라 모자와 시퀀sequin으로 장식한 화려한 재킷, 크리스털이 잔뜩 박힌 장갑, 비행 조종사용 선클라스가 항상 등장한다. 그중 유독 상징적인 것은 바로 '페도라 모자'이다.
그가 페도라를 쓴 것은 자신이 흠모하는 20세기 최고의 뮤지컬 배우, <프레드 아스테어>에게 보내는 존경의 의미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또한 자신에게 있어 일종의 자필서명의 역할과도 같은 액세서리로서의 상징을 나타낸다.
이번 섹션을 통해서는 1996년 9월 체코를 필두로 1997년 10월 남아공까지 무려 450만 명의 관객을 모았던 대중음악사상 최대의 규모 공연으로 불리는 '히스토리 월드 투어'에서 <빌리진 Billie Jean>을 부를 때 신었던 문워커 로퍼를 비롯해 당시의 공연 의상 및 소품을 만날 수 있었다.
# The Last_더 라스트
<구두의 심장>인 라스트, 나무로 사람의 발을 모방하여 만든 틀로서, 구두 제작 단계에서 발을 대신하여 납작한 갑피 가죽의 형태를 잡을 때 사용하는 틀이다. 신발의 형태와 착화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이 라스트는 모든 신발 디자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라스트는 당대 유행한 패션경향과 심미적 요소들이 담겨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부츠, 운동화, 모카신 등 다양한 신발들도 특정한 모양의 라스트를 필요로 하기에, 특히 수제구두에서는 착용자의 개성과 특성을 반영된다.
대부분의 수제 구두제작의 명가에서는 고객의 라스트를 만들고, 그의 이름을 적시해 오랫동안 관리한다. 이번 섹션에서는 국내의 구두장인들이 뛰어난 기술로 복원해 낸 세계적인 명사들의 라스트와 실제 구두를 직접 경험하고, 구두 제작과정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가수 마돈나, 비욘세, 레이디 가가, 엘튼 존, 패리스 힐튼의 개성이 오롯이 나타나는 라스트와 구두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마놀로 블라닉, 영화 <The Singin'in the Rain>에서 남자 주인공 진 켈리가 빗속을 거닐며 우아한 춤을 선보일 때 신었던 구두도 만날 수 있다.
음악과 패션은 상호 밀접한 관계 가지며 하나의 큰 서사를 이룬다는 김홍기 패션큐레이터님의 설명문에 적극 동의한다. 음악을 시연하던 자태(패션)는 그대로 하나의 시각적인 요소로서 대중에게 다가와 새로운 문화의 시작의 계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이 의미를 입는 존재인 것처럼, 사람들은 그들이 드러내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을 패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서양사람들에게 '새로운 옷을 입는 것'은 다른 말로 '새로운 인격을 입는다'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 시대의 옷은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번 전시는 셀럽들이 사랑한 백&슈즈, 그들의 패션을 통해서 그들이 전하고자 하던 문화와 이야기를 과거에 멈춘 게 아니라 현재에 가공되지 않은 이야기들로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etc. 전시를 나오며
FRANGERIE_ARTISANAL CHOCOLAT
프랑스 명품 발로나(Valrhona) 초콜릿을 원료로 한 프랑제리 수석 쇼콜라티에의 초콜릿 전시회 관람객 전용 특별가로 만나볼 수 있다(전시장 입구 판매 중).
[공연문의]
02-399-1000
[공연정보]
2022.12.31(토) ~ 2023.03.25(토),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2관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입장 마감 6시 30분) ※전시기간 중 무휴)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