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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ndon After eight Mar 19. 2019

RA에서 본 클림트와 쉴레 전시

영국 런던 전시의 메카 RA를 다녀오다

영국 런던 그린파크 역 (Green Park Station)에 내리면 영화 '노팅힐 (Notting Hill)'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묵었던 숙소인 리츠 호텔 (The Ritz Hotel)이 보이며 전형적인 영국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호텔은 많은 여행객들에게 애프터눈 티 (Afternoon tea)가 맛있는 곳으로도 손꼽힌다. 또 이 근처에는 영국 왕실이 마시는 홍차 브랜드로 유명한 '포트넘 앤 메이슨 (Fortnum & Mason)', 건너편 길목에는 명품샵들이 즐비해 늦은 평일 오후와 주말에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명한 호텔과 샵들이 자리 잡은 이곳에는 순수 미술로 명성이 자자한 예술 대학인 로열 아카데미 스쿨 (the Royal Academy Schools)과 미술관인 로열 아카데미 아트 (Royal Academy of Arts)가 있다.


런던 아이 (London Eye)에서 Royal Academy of Arts (RA)까지 가는 8단계


#예술가들과 건축가들의 청원으로 설립된 미술관 Royal Academy of Arts (RA)


1768년 건축가였던 윌리엄 챔버스 경 (Sir William Chambers)은 왕 조지 3세를 만나 36명의 예술가들과 건축가들의 청원서를 들고 아트 디자인 분야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예술 기관을 설립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또한 그들은 매해 전시를 선보일 수 있고 디자인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를 요구했다. 다행히도 왕 조지 3세는 그들의 청원서를 수락해 현재의 미술관인 로열 아카데미 아트 (Royal Academy of Arts), 예술 대학인 로열 아카데미 스쿨 (the Royal Academy Schools), 그리고 여름 전시 (Summer Exhibition)가 탄생할 수 있었다.


Royal Academy of Arts (RA)에서 클림트와 쉴레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들


현재 로열 아카데미 아트에서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기획한 전시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pt)와 에곤 쉴레 (Egon Shiele)의 드로잉 작품을 보기 위해 왔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화가들의 기획전답게 전시가 시작되고 약 한 달이 지난 뒤 관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관이 관객들로 붐비는 편이었다. 각 시간마다 관람객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까지의 시간이 다소 길어지기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전시장 내에서는 오히려 여유롭게 보고 싶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20세기 표현주의,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pt)와 에곤 쉴레 (Egon Schiele)    

 

20세기 자연을 아름답게 그리는 것에 반대해 나타난 표현주의는 관찰자가 바라보는 대상의 형태와 내면을 중심으로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대상의 주제를 기술적으로 과장하거나 단순화하는 양식이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는 20세기 대표적인 표현주의 작가로, 클림트는 찬란한 금빛과 화려한 색채를 이용해 자신의 작품 속에 인간의 성과 사랑을 담았고 쉴레는 인간의 본능, 쾌락과 욕망을 그려냈다. 이 두 표현주의 작가는 우리에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면,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이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과거 종근당에서 두통약 '펜잘큐' 상자와 라벨에 클림트의 작품 '아델레 브로흐 바우어의 초상화'를 넣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종근당에서는 클림트의 아델레 초상화를 제품에 입히면서 '진정한 명작은 세기를 능가해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한다'는 콘셉트를 잡아 프린팅해 넣었다고 한다. 또 LG 전자에서도 올레드 OLED TV에 갤러리 페이지를 넣어 초고화질로 클림트의 작품 '키스'를 보여주며 아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화려한 색채를 지닌 그의 작품을 사용했다.

이 외에도 화려하지만 대중의 정서를 자극하는 이 작품들을 스마트폰 케이스 디자인으로 활용한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펜잘큐에서는 왜 이 작품을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Royal Academy of Arts (RA)에서 사제지간이었던 클림트와 쉴레의 예술적인 변화들을 엿볼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Albertina 미술관 와 공동 작업한 이번 클림트와 쉴레 기획전은 아트 마케팅에서 활용한 강렬한 색채가 두드러진 작품들보다는 두 작가들의 드로잉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전시였기 때문에, 전시 자체가 화려하진 않았다. 그리고 그림 스타일이 굉장히 강한 두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받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시 구성은 두 사람이 사제지간으로, 서로의 예술관에 영향을 주고받은 과정들을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본 전시에서는 두 작가가 만나기 전의 스타일을 시작으로, 그들이 만나는 과정, 그리고 그들이 만난 후까지 작품이 어떻게 변화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가는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유명 작품들만을 전시한 것이 아닌 예술관의 변화와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전시가 기획되었다. 또한 텍스트보다는 작품에 중심을 두었기에 작품 그 자체를 더욱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단, 클림트와 쉴레에 대한 사전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전시를 감상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조금 우려가 되었다.)


#The Bridge of After 8 -  Royal Academy of Arts (RA)에서 꼭 방문해야 하는 곳!


미술계에 유명한 작가들을 배출하고 매년 새로운 전시 기획전들을 선보이는 Royal Academy of Arts (RA) 답게 그동안 이곳에서 열린 전시 포스터들로 인테리어 된 포스터 카페 (Poster Cafe)에 방문해보길 바란다. 특히, 매년 여름 7월과 8월에 학생들과 신인 작가들이 직접 공모한 작품들을 모아 열리는 여름 전시 (Summer Exhibition) 포스터들을 통해 이곳만의 전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포스터 카페에서 다양한 기획전 포스터를 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


이곳에서 쉬면서 포스터들을 찬찬히 보다 보면 지금 또다시 열렸으면 하는 전시들이 너무 많이 있다.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색다른 방식으로 기획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달하는 Royal Academy of Arts (RA)에서 전시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미술관 운영시간 및  주소]

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단, 금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The Sackler wing of galleries, Burlington House, Royal Academy of Arts,

Piccadilly, London, W1J 0BD


[참고사이트]

Royal Academy of Arts: https://www.royalacademy.org.uk/exhibition/

메디파나뉴스: http://bit.ly/2Su3Fdz

디자인하우스 M플러스: http://bit.ly/2GpDSg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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