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장어 젤리 그리고 일요일

작은 파이 집에 녹아 든 영국인들의 일요일 오전 일상 풍경

by 런더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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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토리군은 때 되면 한번씩 영국 파이집에 가자고 말해 온다.

그 시절 학교 식당 맛이 스며 있는 이런 류의 파이 맛을 그리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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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은 야토리군에게 맡기고 뭔저 올라와 자리를 잡았다.

이른 시간대라 그런지 일층은 사람들로 꽉 찼지만 이층은 주말이지만 아직 한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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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토리군의 메뉴는 언제나 비프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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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집에서 다소 자극적(?)인 풍미의 스테이크&에일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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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어 젤리

장어 젤리는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이 있는데 언제나 따뜻한 것으로 주문.

파슬리 소스를 끼얹어 주는데.. 쿰쿰한 쑥향스러움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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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토리군 손길이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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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드시고 칠리 풍미 비니거 쪽으로 눈길을 주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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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파이에 곁들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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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의 피가 흐르지는 않지만 이 나른한 맛에 매료되어 또 때되면 생각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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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장어 젤리는 그다지 혐오(?)를 불러올 맛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루한 맛이 약점일 것이다.. 지루하기에 장어 특유의 잡내가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루하기에 잘 만든 집의 장어는

장어가 가진 단맛을 부드럽게 이끌어 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야토리군은 단 한번도 이 장어 젤리를

호기심에서라도 맛을 보는 법이 없다.

고등어나 꽁치 조차 비리다고 먹지 않는 집안에서 자라서인지 눈길도 주지 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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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파이를 챙겨 드시느라 티의 존재를 잠시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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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시피스~(: Mushy Peas)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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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와서 걸음 해서 그런지 파이 사라지는 속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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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허걱할 정도로 식초를 탈탈 털어 포크질에 여념이 없으시다.

이 날, 오길 잘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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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식당들에 비해 다소 맛은 요란하지 않고 간결하며 가격대비 속이 실한 편.

감자맛은 싱거운 편이라 항상 빼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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