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두를 만나다. '향원만두'의 군만두와 찐만두.
고독한 먹기행 (1) - 충남 서산의 '향원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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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24. 2023
서산 여행의 둘째 날 점심으로 찾은 만둣집. 큰 기대 없이 방문했던 집인데, 군만두의 경우 가히 인생 군만두라 칭할 정도다. 숨은 고수, 숨은 맛집의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집이 아닐까? 굳이 먼 거리를 이동해 찾아간다는 맛집. 이 집이라면 꽤 납득이 가겠다.
서산에 위치한 '향원만두'에 대한 이야기다.
※ '향원만두'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전화 문의 필요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수량 한정으로 판매 중이다 보니 운영 시간이 들쭉날쭉 하나 보다. 필자의 경우 11시경에 방문.
- 동네 골목에 위치해 있어 주차장은 없지만 주변 활용이 가능하다. (필자의 경우 문 닫은 식당 앞으로 임시 주차)
-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테이블식 구조로 식당 내 취식도 가능하며, 포장도 가능하다.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공용)
- 여유가 있는 이들이라면 포장 아닌 매장 내 식사를 강력 추천. (갓 나온 만두의 맛)
- 최고의 군만두라 칭할 수 있겠다.
- 만두를 대표로 하지만 그 외 중식들도 메뉴로 제공 중.
- 만두의 맛, 더불어 여러 메뉴들을 선보이는 것으로 보아 화상집으로 추정된다.
-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내부의 팝송. 만둣집인데 뭔가 절묘하게 어울리고 분위기가 좋더라.
도착한 가게 앞. 정말 한적한 동네 골목에 만둣집이 위치해 있었으니 조금 아리송했다. 11시 기준으로 웨이팅은 없었는데, 그래도 어찌 알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더라.
가게의 외관상으로는 달인 명판 외엔 내공이 있는 집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으니. 그런 어정쩡한 마음으로 내부로 입장.
생각보다 자리가 꽤나 많았다. 오픈된 형태의 주방으로는 빚어진 만두들이 꽤나 많이 쌓여 있었는데. 뭔가 이제 막 분주해진 듯한 느낌. 배달 주문도 꽤나 들어오는 것 같더라.
먼저 메뉴판. 주방 위로 큼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만두는 요새 물가 치고 참 저렴하단 느낌. 찐만두, 군만두를 하나씩 주문한 필자다. 그 외에도 만두 베이스의 음식, 중식들도 선보이고 있는 집이더라.
가지런한 테이블. 만두 장을 제조하려는데.
만두소에 간이 어느 정도 되어있나 보다. 참고.
기본 찬으로는 김치와 단무지.
가볍게 장을 준비해 두고 기다리는 필자다.
여기까지는 꽤나 무난하고, 평범한, 나른한 이른 점심의 페이스였다. 허나 만두가 여행 둘째 날, 분위기의 판도를 뒤엎어 버렸으니.
등장한 '향원만두'의 군만두다. 만두는 크지 않다. 작은 사이즈의 만두.
흘러나오는 육즙. (뜨거우니 주의하자.) 아, 첫입에 그냥 감탄이 나와버린다. 굉장히 맛있다.
필자 머릿속에서 '편의방', '마마수제만두'의 만두와 대결을 시켰는데, '향원만두'의 압승. 이럴 수가 있나? 예정된 챔피언을 누르고 급 부상한 업셋의 게임. 참으로 예상 밖이다.
맛의 리듬을 타는 필자, 더불어 흘러나오는 내부의 근사한 팝송까지 더해지니 필자 주변으로 기쁨의 음표들이 살아 움직이는 기분이다.
바로 이어서 찐만두. 군만두만큼은 아니지만 녀석 역시 엄청난 내공을 뿜어대는데.
군만두, 찐만두에서 확실히 다르게 느껴지는 건 만두피. 군만두는 튀겨졌기에 겉바속촉을 그대로 갖춘 만두피라면, 찐만두는 피가 입에서 녹아내린다. 정말 그 정도의 느낌을 받는다.
대개 화상집의 만두의 피는 두꺼운 피가 보통인데, 중식만두 스타일임에도 굉장히 얇게 감싸진 만두피도 주목할 만한 핵심. 때문인지 한국만두와 중국만두가 정말 맛있게 섞였다는 느낌도 있더라. 식당 내 안내처럼 만두소는 간이 어느 정도 되어 있어 간장을 찍지 않아도 될 정도.
농담 아니라 만두 장르 안에 '향원만두'라는 또 다른 장르가 생겨났으니. 이거 앞으로 일반 만두는 맛있게 먹지도 못하게 생겼다.
참,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구나. 더욱 기회가 되면 돌아다녀 봐야겠다고 반성을 하는 필자다. 서울에 살지만 이 만둣집을 알기 전 필자는 그저 우물 안 개구리였을 뿐.
'향원만두'. 먼 거리에 위치해 있으나 또 찾을 집이다. 이후 여행을 한다면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말이다.
고독한 먹기행
반숙 만두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만두에도 완숙, 반숙이 있다면 반숙은 이 집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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