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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먹기행 Oct 20. 2024

포를 뜬 4겹의 생갈비와 토시살, 정육식당 '청사초롱'

고독한 먹기행 (103) - 은평구 역촌동의 ‘청사초롱’

1년 중 값이 조금 나가는 음식에 대한 잠김이 해제되는 특별한 하루. 이 특별한 날에 불현듯 떠오른 소재는 다름 아닌 소고기. 소의 부위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진한 부위인 토시살이 머릿속을 아른아른 때리며 간질거렸으니. 그래, 이 기회에 아직 방문 대기로만 남겨두었던 '태백산 생고기'를 공략해 보자 했으나, 이거 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쉽게도 휴무더라.


그렇게 찾게 된 곳이 바로 역촌역 인근의 정육식당 '청사초롱'이다. 몇 개월 전쯤일까? 역촌역 인근으로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던 건물을 통으로 정육식당을 개업했어서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연인의 정보로는 꽤나 품을 들이는 괜찮은 곳 같다고. 

결과는? 생각보다 정말 좋았다. 타이밍이 잘 맞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특별한 날과 어울리게 대접을 받는 듯한 느낌. 게다가 의외의 복병 포를 뜬 4겹의 생갈비 또한 맛을 볼 수 있었으니.

만나보도록 하자. 요새 신규 개업의 소식이 종종 들려오는 역촌역 인근의 '청사초롱'이 소고기과 생갈비가 이번 먹기행의 주인공이다.



※ '청사초롱'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라스트오더 21:300 / 주말의 경우 브레이크타임 없음

- 주차 가능 (가게 앞으로 7대 정도 수용 가능한 전용 주차장 구비)

  * 설령 주차가 만차여도 인근으로 저렴한 '은평평화공원 지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겠다. 금액 지원은 되지 않아도 저렴한 편이기에.)

- 대중교통 이용 시 역촌역 2번 출구에서 도보 2분.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구분)

- 단독 건물의 형태로 식사를 위한 기본 테이블석인 1층 홀과 함께 2층은 단체 모임을 위한 룸도 지원.

- 오픈형 정육 코너에서 고기를 골라 주문하고 이후 계산하는 방식.

- 기본 찬은 고기의 느끼함을 백업하기 위함일지 전반적으로 시큼한 찬들이 주를 이루더라.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으나 전반적으로 찬의 맛은 정갈했다는 생각.)

- 원 플러스 이상의 한우를 취급하고 있다 보니 인근의 저렴한 소고기집들 대비 가격은 조금 높은 편이다.

- 다만 고기의 질은 훨씬 높다는 생각. 특히나 직접 포를 뜬 한돈생갈비가 복병이었는데, 껍데기부터 결 다른 비계, 살코기까지 총 4겹의 식감을 고기 한 점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껍데기 부분을 기준으로 펼쳐 굽는 독특한 방식으로 인해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셔야 한다고.)

- 더해 간과 천엽도 있을 경우 이따금 서비스로 내주신단다.



필자의 동네기에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었던 '청사초롱'. 상호 그대로 홍색, 청색의 초롱들이 가게 내 외부에 걸려 있는데, 금빛 벽면까지 더해져서일까? 비록 유동인구가 적은 조용한 역촌역이지만 굉장히 화려하게 밤을 비추고 있더라. 꽤나 오래 공실이었던 건물 같은데, 겸해 이제야 들어가 볼 수 있게 되었다.




자, 바로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바로 정육 코너.





깊숙이 안쪽으로 들어오면 진열된 고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진열된 고기 외에 별도 요청도 가능하단다. 이제 주문. 개인적으로 맛이 진하고 결이 잦은 토시살을 소고기 구이로는 제일 좋아하는데, 녀석은 어렵지 않게 바로 골랐으나 다른 하나를 무엇으로 할지가 고민이더라.




그러던 중 사장님의 자신 있는 추천으로 소개받은 것은 생갈비. 음? 얼마 전 TV를 통해 접한 논산의 가성비 좋은 생갈빗집이 떠오르더라. 이곳 또한 마찬가지로 칼로 포를 뜨듯이 해 나름의 공정을 거치고 있다고. 어허, 마음에 든다. 사장님의 추천도 추천이지만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메뉴라. 이거 마다할 이유가 없지. 기름의 꼬소함이 일품이라 하시니, 좋다. 시작은 부드러운 토시로 시작해 마무리는 짜글짜글 기름칠이다.




전리품들과 함께 착석 후 만난 기본 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음식을 살피는 시간. 음, 맛을 보니 정갈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고기의 느끼함을 서포트하기 위함인지 시큼한 녀석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 해파리냉채, 파 절임, 샐러드, 동치미 등이었는데, 가장 독특했던 점이라면 처음 접했던 도라지샐러드. 유자소스와 흑임자로 버무린 녀석인 듯한데,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다. 단쓴의 조합이라니 말이다. 그래도 신선한 매력이 있더라.




자, 이제 본격적인 구이를 시작해야지. 먼저 진한 토시살부터. 녹진하다란 표현, 소고기에 어울리거나 통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토시살엔 쓰고 싶다.




묘사하자면 살짝 구워주면 핏기 어린 진한 맛과 함께 부드러운 결들이 입에서 삭 퍼지는데, 아 이런 녹녹하고 진한 맛. 참 좋아하지. 때문에 쉽게 물릴 수 있는 부위가 토시지만 정량을 추구하는 필자에겐 딱으로 안성맞춤인 부위. 때문에 항상 녀석부터 찾는다.



안착시켜 구워주는데, 통으로 계속 구우면 육즙이 가운데로 쏠리니, 균형을 위해 한 면이 구워진 다음 등분해 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녀석을 굽는 스킬은 참 단순하다. 바싹 구우지만 않으면 된다. 조금 덜 구워져도 결이 많아 마찬가지로 부드럽다. 바싹 굽지만 않으면 중박 이상의 맛을 소화해 내는 녀석.


한 점 맛을 보니 확실히 고기의 질로만 봤을 땐 인근의 소고깃집들 대비 높은 질의 고기. 세심하고 나긋하게 굽는 과정을 서포트해 주는 사장님까지 인정이다. 당시 '태백산 생고기'의 대체재로 이 집을 택한 연인의 초이스도 인정.




이후 추천을 받아 골라온 저 생갈비가 참으로 복병이었는데. 보통 소고깃집에서는 소고기만 돼지에선 돼지만이지만, 이곳에선 소와 돼지가 정말 치열하게 서열 다툼을 했다고 해두자. 그만큼 돼지 또한 밀리질 않았다. 이유는 바로 다음 사진들부터.




오호라, 역시 예상대로 그런 것인가? 두껍긴 하지만 큼직한 갈빗대로 정말 포를 떴다. 가장 끝의 껍데기를 기준점으로 포를 뜬 모양새인데, 조금 표현이 잔인할 수 있으나 껍데기에서 뼈까지 연결된 부위를 통으로 즐기는 셈. 한 점에 여러 결의 맛을 다 즐겨야 하기 때문에 써는 위치도 중요하다고. 납득이 가더라. 때문에 녀석은 굽는 내내 사장님의 손길이 필요했는데.




굽기 시작하니 요란하게도 쉬익쉬익 기름이 지져지며 파열음이 좋은 리듬과 소리를 선사해 주더라. 얼추 모양이 나오기 시작하니 오호라. 이런 게 포를 뜬 생갈비구나 싶었던 필자다. 독특하다. 익히 알고들 있는 양념에 재운 돼지갈비와는 전혀 다른 모습. 

돼지갈비 한 점에 바싹한 질감의 껍데기, 2겹의 층을 이룬 비계, 살코기까지. 총 4겹의 식감이 공존하니 말이다.




바로 이렇게. 끝은 껍데기다 보니 튀기 듯 바삭한 식감과 함께 부드러운 비계의 기름이 갈비에 더해진 것인데. 한 점 스윽 해보니, 으음. 꼬소하단 표현 딱이로세. 꼬숩다. 이리 꼬수울 수 있는 것인가? 돼지갈비에 고소한 맛의 구운 기름이 더해진 화력. 이거, 생갈비 아닌 신조어가 필요해 보인다. 갈삼겹. 갈비겹살? 음?


가히 추천하실만한 맛. 방문하신다면 꼭 이 맛은 맛보고 가시라 하고 싶구나. 다만, 사장님의 손길이 필자와 같이 운 좋게 닿을지는 모르겠으니, 이 부분도 참고. 역시 이야기를 들어가며 알고 먹는 맛. 이만한 별미가 또 없지. 평범할 수 있는 맛도 더욱 배가 시켜주니, 서비스가 중요한 이유다.




자, 점심으로도 단일 메뉴를 서비스 중인 듯한데, 굽는 도중 입이 심심해 주문한 얼큰 한우국밥. 얼얼한 맛은 아니고 않고 소고기 해장국 같은 맛 정도로 얼큰의 모양새를 낸 정도이다. 간이 참 정박의 한정식 간인데, 녀석 또한 기본 찬들처럼 튀는 점 없이 정갈한 정도였다. 주방에 계신 분이 한정식도 일가견이 있으실지 모르겠구나.




요 녀석은 서비스 내주신 간과 천엽. 있을 때는 내주신다는데 요새 질병이 도는 탓에 껄끄러워 할 수도 있어, 요청 시 있을 경우만 내주신다고. 선도가 아주 높진 않았지만 덕분에 오래간만에 녹진의 왕인 생간도 가볍게 맛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 특별한 날의 기분 좋은 식사는 기대 이상으로 완벽하게 마무리.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다. 운이 좋았을진 몰라도 먹는 내내 대접을 받는 기분도 들었고 말이지. 소고기도 좋았지만 인상 깊은 한 방의 생갈비까지.




'청사초롱', 생긴지는 몇 달도 지난 것 같은데, 이거 참 등잔 밑이 어두웠나? 아니지, 초롱불 밝히고 있는 집이니. 등잔 밑의 등불 못 찾았었다 해두자. 최근 음식점 공략 연패의 늪에 빠져 시큰둥했었는데, 오래간만의 편안하고도 만족스러운 고급진 식사였다.


신규 오픈이라는 버프도 있었겠으나 그래도 초심 잃지 않고 오래오래 번창하시길! 역촌역 인근의 소고깃집 '청사초롱'에 관한 이야기였다.




고독한 먹기행

역시 이야기를 들어가며 조금이라도 더 알고 먹는 맛. 

이만한 별미가 또 없지.





고독한 먹기행 티스토리 블로그

http://lonelyea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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